27일 광주예당 소극장서
7명의 청년 무대에 올라
다양한 장르 국악곡 지휘
30주년 위촉곡 등 선봬

'K-국악'의 미래와 세계 속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젊은 국악 지휘자들의 국악관현악 무대가 펼쳐진다.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상임지휘자 박승희)은 오는 27일 오후 7시30분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제142회 정기연주회 '마에스트라의 밤'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지난 17년간 지역 국악 인재들의 등용문이 돼온 '청소년 협연의 밤'의 연장선에서 마련됐다. 국악 지휘자를 꿈꾸는 청년들이 객원 지휘자로 무대에 오르며, 올해는 총 7명이 참여한다.
특히 지난해 관객 인기투표에서 1위를 차지해 재공연을 하는 김상욱을 제외한 모든 객원 지휘자가 여성으로 구성돼 눈길을 끈다. 점차 확대되고 있는 여성 지휘자의 활약상을 미리 엿볼 수 있는 무대다.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최연소 객원지휘자도 함께한다.

공연은 김상욱 지휘자의 자작곡 '항해'로 시작된다. 새로운 세계를 향한 선인들의 설렘과 긴장, 기쁨과 두려움, 경외의 감정을 엇모리, 자진모리, 세마치 등 전통 장단으로 풀어낸 곡으로, 작곡자인 김상욱이 직접 지휘봉을 잡는다.
이후 무대는 여성 객원 지휘자들이 이어간다. 박서빈(이화여대 졸업)은 우리 산의 곡선처럼 유장한 멋을 담아낸 '청산'을 지휘한다. 고려시대부터 이어진 민족의 정서와 신비로운 음악 세계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진평(진유정·연세대 졸업)은 금강의 흐름과 배의 움직임을 모티프로 한 '역동의 강'을 선보인다. 충남연정국악단 위촉곡으로, 강이 품은 역사와 생명력을 힘 있는 관현악 선율에 담아낸 곡이다.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최연소 여성 객원지휘자인 김라원은 피아노와 국악관현악이 어우러진 '아리랑 랩소디'를 지휘한다. 전통 리듬과 서양 화성이 어우러진 이 곡은 아리랑의 정서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김소리(전북대 졸업)는 경기민요 '뱃노래'를 테마로 한 '오케스트라 아시아를 위한 뱃노래'를 지휘한다. '오케스트라 아시아'가 돛을 달고 세계를 향해 출범하는 분위기를 표현한 곡이다.
이어 김성은(한예종 졸업) 객원지휘자의 '춤추는 바다'로 국악관현악의 다채로운 장단과 선율을 감상할 수 있다. 동해안 별신굿의 여러 장단과 변형 장단이 사용된 곡으로, 다채로운 장단과 형식, 선율의 특별함이 녹아있다. 동해안 바다에 대한 아름다움과 문화에 대한 예찬이 담긴 작품이다.
마지막 무대는 정윤해(전남대 졸업)가 지휘하는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창단 30주년 기념 위촉곡 '불의 춤'으로 장식된다. 이정호 작곡가가 참여한 이 곡은 작은 움직임들이 점점 고조돼 마침내 정열적인 춤으로 발현되는 듯 격렬한 열정과 포부를 담았다. 국악관현악의 실험적인 색채감을 부여해 색다른 관현악법적 음 배치와 구성을 통해 폭넓은 음색을 선사한다.
최연소 객원지휘자로 참여하는 김라원 양은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공연을 보며 국악과 지휘자의 꿈을 키웠다"며 "이번 무대를 통해 국악의 기쁨을 더 많은 어린이들이 경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연은 7세 이상 관람 가능하며, 전석 A석 1만 원이다. 티켓은 광주예술의전당 누리집 또는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으로 가능하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동시대 예술과 5월 광주의 교차 지점 바라보다
강수지·이하영 작 ‘독버섯’광주의 5월은 ‘너무 견고해 무너뜨릴 수 없을 것 같은’ 사회를 ‘보잘 것 없는 줄 알았던’ 목소리가 변화를 촉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희망이자 용기이다. 동시대 예술도 그렇다. ‘완전한 것들’로부터 틈을 발견하고 이를 이야기한다.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이하 G.MAP)은 이러한 예술의 저항정신, 참여의식에 초점을 맞추고 광주의 5월과 동시대 예술이 교차하는 지점을 조명하며 오월정신이 동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임을 보여준다.이번 전시 ‘완전한 것들의 틈’은 G.MAP이 개관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5·18민주화운동 특별전이다. 우리 지역 청년 작가팀부터 이란, 우크라이나 등 전쟁의 상흔을 안은 채 작업하고 있는 작가들까지 다양한 문화권의 작가들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근현대사 120년 서사시’라 볼 수 있는 첫 번째 섹션부터 역사성이 뚜렷한 두 번째 섹션, 동시대 시각이 더욱 드러나는 세 번째 섹션으로 구성됐다.그중 1층에 자리한 몰입형 미디어아트 작품 ‘민족해방운동사’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민중해방운동사’는 전국의 미술 집단, 대학 미술패가 모인 ‘민족민중미술운동 전국연합 건설준비위원회’가 1989년 3개월 동안 제작한 걸개그림으로 가로 77m의 초대형 작품이다. 동학농민운동부터 5·18민주화운동을 지나 1989년 통일운동까지 우리나라 근현대사 속 민중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던 장면들을 담았다. 서울, 광주, 부산 등 주요 도시에서 전국 순회 전시를 가졌으나 한양대에서 경찰과 백골단에 압수 당한 뒤 소각돼 사라졌다. 이것을 G.MAP이 몰입형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복원시킨 것이다. 4개 벽면에서 77m의 초대형 작품이 살아 움직이며 에너지가 극대화된다. 당시의 민중 염원과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도 하다.G.MAP이 5·18민주화운동 특별기획전 ‘완전한 것들의 틈’을 오는 7월 15일까지 갖는다.2층에서 만나는 두 번째 섹션 전시는 ‘남아공의 피카소’로 불리는 윌리엄 켄트리지가 고국의 아파르트헤이트(유색인종 차별정책)를 러시아 소설로 은유하며 비판, 이같은 부조리함이 어디서든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시작된다. 또 양복을 입고 물물 속에서 걷는 인물을 통해 IMF시대 속 ‘숨 쉬기’ 조차 버겁고 무거운 걸음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은유하는 이용백의 작품, 지금은 철거되고 사라졌으나 한때는 권력을 상징했던 국군기무사령부 건물을 이 건물 건축 도면을 바탕으로 3D 모델링하며 권력의 덧없음을 나타내는 문경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이념 대립으로 인해 민간인이 학살 당한 국군보도연맹이 일어난 광주·전남 지역의 숨겨진 학살지를 찾아나서는 권승찬의 작품, 기억되어야 할 4·3과 10·19, 5·18이 제거해야할 ‘독버섯’처럼 취급되는 사회적 이해관계의 폭력성을 보여주는 강수지·이하영의 작품은 우리 지역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보다 우리 시대 이야기를 전하는 세 번째 섹션 전시는 전시공간 자체를 광장처럼 꾸미기 위해 가벽을 최소화했다. 직접적으로 말하는 대신 절제해 더 많은 의미를 담고자 수화(手話)로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장민승의 작품, 아르헨티나 노동운동에 쓰이는 구호를 외치는 연극배우들의 모습을 매우 느리게 만들어 이들이 짓는 찰나의 표정이나 포즈를 통해 한순간의 집회로 보았던 노동운동자들의 연대를 가만히 지켜보게 만드는 가브리엘라 골더의 작품은 여운을 남긴다.G.MAP이 5·18민주화운동 특별기획전 ‘완전한 것들의 틈’을 기념해 ‘민족해방운동사’를 몰입형 미디어아트작품으로 복원했다.대만의 원시 신앙부터 네온사인 등 현대 문명까지를 포착하며 상이한 존재들이 대립하기 보다는 공존하고 있음을 전하는 처지엔취안의 작품, 40여 개의 서로 다른 국가의 말로 쓰인 ‘나’라는 글자가 결국엔 하나로 연결되는 이미지를 통해 언어와 문화, 국경을 넘어 하나가 되고 있는 현대사회를 보여주는 사하르 호마미의 작품은 우리의 오늘날을 마주할 수 있다.또 우크라이나 작가 올리아 페도로바는 러-우 전쟁으로 인한 상흔을 미처 수확하지 못한 아름다운 해바라기밭을 통해 대비적으로 보여준다. 중간의 짧고 수상한 움직임은 평범했던 풍경이 경계심을 일으키는 일상이 되어버렸음을 암시한다. 거센 강풍에 맞서 숨을 들이 쉬고 내뱉는 퍼포먼스를 담은 그의 또다른 작품은 이같은 행위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며 그럼에도 맞서 하나의 주체로 끝까지 존재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김허경 G.MAP센터장은 “이번 전시는 G.MAP의 첫 5·18 특별기획전으로 오월정신이 시대와 국경을 넘어 보편성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의 예술가 혹은 다른 나라의 예술가들은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또 이를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피며 오월정신을 예술적 관점에서 만나보길 바란다”고 말했다.전시는 지난 7일 오픈해 오는 7월15일까지 펼쳐진다.글·사진=김혜진기자 hj@mdilbo.com
- · 5월 광주 밝힌 들불야학, 오늘을 비추다
- · 일상 속 풍경이 캔버스에
- · 돌처럼 변하지 않는 당신의 가치
- · 공연시장 수도권 대도시 집중현상 여전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