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보내는 관심'···"볼거리보다 감동 행사" 기대

입력 2025.06.18. 15:57 김만선 기자
[최수신 총감독,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주요작품 발표 ]
현대사회서 타인 향한 '포용' 중요
실생활 활용 가능한 작품들 선봬
큰물건 잡는 '새 엄지 손가락'부터
손잡이 편의성 고려한 감자칼까지
네가지 관점 150여점 선보일 예정
추가 작가 섭외 등 거쳐 8월초 설치
3전시관-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볼륨스퀘어(Volume Square)-특수 재난 대응 모바일 팝업(Pop-up) 병원'.

"이번 디자인비엔날레는 세계디자인의 흐름이나 젊은 작가 발굴 등 보다는 사회의 화두에 초점을 두고 싶었습니다. 전시 주제를 관통하는 '포용디자인'은 사회 발전을 위해서는 나보다 다른 사람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기도 합니다."

최수신 2025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최수신 총감독은 1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포용디자인(Inclusive Design)'의 의미와 전시회에서 선보일 주요 작품을 소개했다.

최 감독은 '포용디자인'과 관련 "디자인의 역할이 예쁜 그림 말고는 없는가, 라는 시각에서 출발했으며 정치 사회적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최근의 한국에서 가장 필요한 것을 생각할 때 바로 '포용'이라고 판단했다"면서 "디자인이 단순히 눈과 손만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감동까지 주면 좋겠다는 의도를 반영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생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편의 시설이나 도구에서부터 우리는 의도와 상관없이 많은 차별을 하고 있다는 게 최 감독의 설명이다.

물컵을 집거나 음료수 캔 뚜껑을 따는 과정을 보면 일반적인 사람들은 조금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지만 손을 쓸 수 없는 사람이나 미용을 위해 손톱을 기른 사람은 힘든 경우가 있다. 고속철도 역이나 공항에서 한글로만 표기된 안내 표지판은 외국인들의 접근성을 어렵게 하기도 한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디자인이라는 영역이 갖는 의미이기도 하다. 단순 볼거리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옮겨가는 셈이다.

최 감독은 "디자인은 일상의 작은 것부터 시작해 사람들을 차이나 장애 구분 없이 모두가 재미있게 잘 살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없는가를 생각하는 것"이라며 "사람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야 말로 디자인이 가져야 되는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너라는 세계-디자인은 어떻게 인간 을 끌어 안는가'를 주제로 한 이번 비엔날레에서 선보일 주요 작품을 소개했다.

포용디자인을 '세계', '삶', '모빌리티', '미래' 네 가지 관점으로 바라보는 전시는 디자인의 상호작용을 탐구하고 적용해 온 세계 각국의 포용디자인 발전과 영향 및 세계 디자인 대학 학생들의 프로젝트(1전시관)와 일상의 차이를 변화시키고 연결하는 포용디자인을 보여주는 사례(2전시관), 이동약자를 넘어서 개인의 고유한 특성을 존중하는 모빌리티의 확장을 이끄는 디자인(3전시관), 인공지능 기술과 디자인이 만드는 미래에 다양한 포용적 가능성의 시각화(4전시관)를 다채롭게 풀어낸다.

4전시관-다니 클로드(Dani Clode)의 '세 번째 엄지손가락(Third Thumb)'

그 중 4전시관에서 선보일 다니 클로드(Dani Clode)의 '세 번째 엄지손가락(Third Thumb)'은 손에 추가로 장착하는 로봇 보조 엄지손가락으로 사용자의 새끼손가락 아래에 부착하고 발가락의 움직임으로 작동하는 센서를 통해 제어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최 감독은 "평소에 못 잡던 큰 물건을 잡을 수도 있고 기타를 연주할 때 코드를 더 쉽게 잡을 수도 있는 등 만일 장애가 있는 분이라고 하면 전에는 할 수 없던 일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아주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며 "작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 근무하는 학교의 학생은 홀로 사는 노인이 자신의 집 화장실을 쉽게 청소할 수 있는 '알레'라는 제품을 만들어 선보인다"면서 "갈수로 고령화되고 자기만의 공간인 화장실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 대기업에서 선보이는 스마트 키트도 있다.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없는 분이 냉장고나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이라는 게 최 감독의 설명이다.

1전시관-영국 왕립예술대학원 헬렌 함린 센터(Royal College of Art-The Helen Hamlyn Centre for Design)의 '롤레이터(Rollater)'

이와 함께 1전시관에서는 영국 왕립예술대학원 헬렌 함린 센터(Royal College of Art-The Helen Hamlyn Centre for Design) 작품 '롤레이터(Rollater)'가 주목된다. 전동 스쿠터, 밸런스 보드의 요소를 결합해 기존 보행 보조기기의 기능은 강화하면서도 다양한 연령층의 사용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2전시관-스마트디자인(Smart Design)의 '옥소 굿그립 감자칼(Oxo GoodGrips Potato Peeler)'.

2전시관에서는 미국 스마트 디자인(Smart Design)의 '옥소 굿그립 감자칼(Oxo GoodGrips Potato Peeler)'이 있다.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고안한 제품에 그치지 않고 모든 사람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주방도구로 성공한 사례이다. 감자칼 기능에 안정감 있는 그립감으로 모든 사용자에게 받아들여진 제품이다.

3전시관에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볼륨스퀘어(Volume Square)-특수 재난 대응 모바일 팝업(Pop-up) 병원'을 볼 수 있다. 전쟁, 홍수 등의 특수 재난 상황에서 절실한 의료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설계한 이동형 병원이다. 노약자, 장애인, 감염자, 고립자 등 모두가 배제되지 않고 안전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최 감독은 "현재까지 11개국에서 223명, 80개의 기관과 학교 단체 등이 참여한 가운데 145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다음주까지 전시 방향을 더욱 구체화하고 7월말이나 8춸초까지 작품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디자인비엔날레를 관람하시는 분 가운데 대부분은 일반인들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자신의 자녀 친구 중 장애인이나 다문화가정이 있는 경우 같이 어울리지 말라고 했던 부모가 비엔날레를 본 후에는 그 친구들을 부르고 함께 어우러지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이번 비엔날레는 대성공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너라는 세계: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는 8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65일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개최된다.

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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