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광주예당 소극장서
판소리 현대적 재해석해
케이팝·EDM·트로트 접목

춘향, 심청, 학규 등 전통 판소리 다섯 바탕의 주인공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극 무대가 열린다.
광주시립창극단은 오는 23일 오후 7시 30분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특별기획공연 천변만화(千變萬化) 마당창극 -열어볼 결심'을 선보인다.
1970년대 이후 형성된 마당창극은 무대 출연진들이 관객들과 함께 소통하는 유연한 형태의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대표적인 판소리 다섯 바탕의 주인공들의 삶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재치 있게 풀어냈다. 시니어 인생 강의 일타강사가 된 심학규, 연예기획사 대표 성춘향, 패션비즈니스 대표 심청 등 고전 속의 인물들이 오늘날 현실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모습을 보여주는 스핀오프 작품이다.
공연의 관람 포인트도 다채롭다. 케이팝, 트로트, EDM 등 전통 판소리에서 볼 수 없었던 음악 구성을 통해 판소리 다섯 바탕의 서사를 통해 주인공들의 내적 욕망과 캐릭터 개개인의 개성을 보여준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스토리에 걸맞게 독특한 무대 의상도 눈길을 끈다. 박지우 의상 디자이너가 참여한 이번 공연에서는 한복과 현대복을 퓨전한 의상으로 단아하면서도 세련된 미를 선보인다. 댕기와 저고리 등의 전통 요소와 오늘날의 명품 브랜드를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이 결합해 시각적 즐거움을 한층 더할 예정이다.
공연 제작에는 총감독 박승희, 연출 오진욱, 극복·작사 임영욱, 작곡 홍정의, 작창 신유진, 안무 배승현, 의상 박지우가 참여한다.
박승희 광주시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이번 작품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무대로, 관객들과 뻥 뚫린 공간에서 함께 소통하며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비보잉과 전자음악 등 현대와 전통이 한 데 아우르는 무대로서, 창극과 같은 전통 예술을 현대적으로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해 좋은 예시가 될 작품이다"고 말했다.
광주시립창극단의 마당창극 '열어볼 결심'은 광주예술의전당 누리집과 티켓링크을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본 공연은 S석 2만원, A석 1만원으로 5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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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뚜다리는' 우리 할머니들의 삶과 희망 지난 16일 남도소리울림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마실꾼들의 수다' 쇼케이스 장면 "엄니 총소리 탕 나면 나 한번만 돌아봐주소 그랍디다. 글고는 열걸음을 안 내래와서 총소리가 나는디. 오메 무섭고 아무 생각도 안 나고 시상에 그라고 무서우까. 사지를 벌벌 떰서 복자야 복자야 이름만 욈서 내려왔어라."죽어가는 딸아이의 마지막 모습을 외면했던 할머니의 목소리가 무대 위에서 생생한 전라도 사투리로 노래된다.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할머니들은 세상 사는 이야기와 저마다 지닌 아픔을 구수한 사투리와 욕지거리를 써가며 풀어낸다. 듣기 어려운 사투리로 말한다고 해서 그들의 삶이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할 수 있을까. 1960년대 영암 할머니들의 유쾌하고 가슴 절절한 이야기들이 뮤지컬로 만들어진다.16일 오후 전남 무안군 남도소리울림터에서는 전남 브랜드 뮤지컬 '마실꾼들의 수다'의 쇼케이스가 열렸다.지난 16일 남도소리울림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마실꾼들의 수다' 쇼케이스 장면'마실꾼들의 수다'는 지난해 봄부터 제작에 들어갔으며, 이날 쇼케이스는 현재까지 작곡된 곡들을 바탕으로 작품을 대략적으로 소개하는 리딩 쇼케이스로 진행됐다.이날 무대에서 선보인 곡은 '꽃노래', '홍어', '배녕아씨', '혼수바느질', '난 홀가분혀', '뚜다리세' 등 총 18곡이었다. 일바지와 꽃무니 조끼를 걸친 배우들의 모습은 영락없는 시골 할머니처럼 보이다가도 삐딱하게 쓴 모자와 여기저기 걸친 두건들이 마치 힙합 래퍼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현재 다른 작품 참여를 병행하는 배우들이 대부분이었기에 대본을 손에 들며 연기를 펼칠 수 밖에 없었지만, 속사포 같은 랩을 사투리로 구사할 때마다 객석에서는 환호와 박수 갈채가 터져 나왔다.1막에서는 대학생에게 글자를 배운 공산댁, 말썽쟁이 둘째아들 때문에 속썩이는 고주사의 이야기 등 1960년대를 살아가던 이들의 일상이야기를 유쾌하게 표현했으며, 2막에서는 할머니들의 고단한 시집살이와 근현대사의 아픈 역사로 인해 가족을 잃은 슬픔을 그렸다. 비슷한 아픔과 정서를 공유하는 할머니들은 함께 '뚜다리세(두드리세)'를 외치며 극을 마무리했다.뮤지컬 '마실꾼들의 수다'는 전남만의 특색을 가진 브랜드 공연의 필요성을 느낀 전남도와 전남문화재단(이하 재단)에 의해 제작 중인 작품이다. 재단은 해남 출신이자 '뮤지컬 대부'로도 불리는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의 도움을 받아 작품 제작과 시장에 대한 이해를 키워나갔으며, 지난해 조정 시인의 시집 '그라시재라'를 뮤지컬로 만들기로 결정했다.영암 출신인 조 시인은 어릴 적 기억에 자리 잡은 '마실꾼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아 전라도 서사시 '그라시재라'를 만들었다. 할머니들의 삶 속에는 시집살이의 고단함과 서로를 보듬는 유쾌한 정도 있었지만 동시에 한국전쟁을 겪으며 가족을 잃은 사무친 아픔도 담겨있었다. 죽은 동생의 시신을 수습해야 했던 누나의 목소리, 죽은 갓난 아기를 찾는 엄마의 목소리 정제된 표준어가 아니라 생생한 전라도 사투리로 옮겨졌다.지난 16일 남도소리울림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마실꾼들의 수다' 쇼케이스 장면'그라시재라'를 뮤지컬 '마실꾼들의 수다'로 만들기까지는 남도의 전통 요소들을 얼마나 녹여내야 하는지, 사투리는 얼마나 정제해야 하는지 등 여러 고민이 더해졌다. 그 결과 할머니들이 만담을 하듯 수다를 떨다 노래를 하는 형식을 차용했으며, 케이팝과 힙합, EDM같은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음악에 사투리를 덧씌웠다.연출은 뮤지컬 '광주'와 연극 '나는 광주에 없었다'로 익숙한 고선웅 연출가가, 작곡과 편곡은 국악을 축으로 다양한 장르를 결합해 온 이정연 작곡가가 맡았다.지난 16일 남도소리울림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마실꾼들의 수다' 쇼케이스에서 고선웅 연출가가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고선웅 연출가는 "원작 '그라시재라'에는 남도에 깊이 뿌리내린 아픔과 근간을 극복하고 신명으로 승화시킨 가락과 장단이 숨어 있다"며 "맛깔스러운 사투리에 여러 변주를 넣어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엮은 만담형 뮤지컬을 선보이고 싶었다. 이 작품이 전남의 자긍심과 명예가 드높아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한편, 이날 쇼케이스에는 김영록 전남도지사, 윤명희 전남도의회 경제관광문화위원장, 임점호 전남예총 회장,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 김명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사장을 포함해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와 도민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 뮤지컬 '마실꾼들의 수다'는 전남 쇼케이스에 앞서 지난달 8일 서울에서도 쇼케이스를 진행했으며 향후 2년간 제작을 거쳐 대중에게 선보일 예정이다.글·사진=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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