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칸 중 두 칸 '사용 불가'
세면대는 세 개 중 한 개만
관계자 "빠른 시일 내 조치"

광주 시민들의 대표적인 문화 향유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광주예술의전당(이하 '광주예당') 소극장의 여자화장실 관리가 부실해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여자화장실 전체 네 칸 중 두 칸이 사용 불가능한데다 세면대의 물까지 나오지 않는데도 장시간 방치된 것으로 알려져 철저한 관리와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시립예술단의 공연을 앞두고 찾은 광주예당 소극장의 여자 화장실은 시에서 관리하는 공공시설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부실했다.
세면대 세 개 중 두 개에서는 물이 나오지 않았고, 이 같은 상태가 오랜 기간 이어졌던 듯 배수구는 마개가 닫힌 채 물때가 끼고 녹까지 슬어 있었다.

화장실 좌변기가 설치된 공간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좌변기 네 칸 중 한 칸의 문에는 '고장, 옆 칸을 이용해주십시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또 다른 한 칸은 문고리가 아예 없어 사용자가 문을 여닫을 수 없는 상태였다.
이 같은 상황이 보름께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공연 시작을 앞두고 화장실을 찾은 관객들은 방치된 시설들을 보며 이맛살을 찌푸리기 일쑤였다.

공연 시간이 가까워지자 화장실에 관객들이 몰렸지만,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좌변기 칸은 두 곳뿐이었다. 세면대도 한 개만 사용이 가능해 시민들은 긴 줄을 서야 했다.
이곳저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초등학생 아이를 데리고 온 관객은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없어 발을 동동 굴리고, 한 시민은 좌변기를 이용하려는 다른 관객에게 "거기 문고리 없어서 다른 칸 기다렸다가 써야 돼요"라며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은 화장실 이용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다.
광주 시민 김모(34·여)씨는 "문화회관에서 예술의전당으로 바뀐 후에는 처음으로 공연을 보러 왔는데, 화장실이 이렇게나 관리가 안 되는 줄은 몰랐다"며 "공연을 보러 온 대부분의 관객이 화장실을 이용할 텐데 너무 무관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박모(27·여)씨는 "소극장에서는 시립예술단의 공연 외에도 기획공연과 대관 공연이 활발히 이뤄지는데, 광주를 찾는 타지역민들의 첫인상이 좋진 않을 것 같다"며 "시의 이미지를 고려해서라도 철저한 관리와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광주예당 관계자는 "시설물의 경우 고장이 확인되면 바로바로 보수하고 있다"며 "큰 보수면 예산을 확보해야하기 때문에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영상=손민아기자 minah868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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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란 무엇인가’ 본질적 질문에 답을 구하다 최인선 작가의 '회화의 고백'전이 열리고 있는 광주과학기술원(GIST) 오룡아트홀 전경. GIST 제공.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최인석 작가(홍익대 회화과 교수)는 '회화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해왔다.작가는 회화에 대해 '물질이자 모방'이라고 말한다. 회화 자체가 진리이고 본질일 수는 없다는 것은 회화의 숙명론적 허구성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를 바탕으로 가시적 세계와 그 너머 비가시적 세계의 관계를 해석하고는데 주력했다.GIST 오룡아트홀 1층 전시 작품. GIST 제공.작가는 1970년대 단색화의 정신을 계승해 1990년대 '물성주의'라는 독창적 회화언어를 제기했다. 이후에는 '색면의 시대'와 '시간적 입체주의'에 이르기까지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역동적인 작품 세계를 펼쳐왔다. 그가 보여 온 물성에서 기호로, 색으로의 다양한 평면 작품들의 시도 역시 회화 자체의 정의를 탐구하는 끊임없는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작가의 최근 작업에서 보이는 작품들의 핵심 키워드는 '생명력'과 '직관'이다. 그는 그림이 되지 않게 그려서 되레 그림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다소 역설적이고 어색한 행위를 주목한다. 작가에게 예측불허의 상황은 자신의 도전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인이 된다. 자연적 흐름이나 순리를 따라가면서도 익숙한 길 대신 새로움을 향한 긴장의 끈은 놓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GIST 오룡아트홀 2층 전시 작품. GIST 제공.얼마 전 완성한 붉은 나뭇잎을 그린 소품은 작가가 추구하는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한 사례다."어느 날 작품을 완성하고 벽에 세워뒀더니, 바람이 지나가며 팽팽한 캔버스의 화면이 심하게 흔들리는 것이었어요. 순간 저는 흰 평붓의 반복적인 짧은 터치로 바람을 화면 위에 잡아두었습니다. 완성이라고 생각했던 그림이었지만 회화는 그림 안에 고정돼 있지 않고 끝없이 그림 밖의 세계와 만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작업이었습니다."작가는 자신의 그림이 특정 사조나 형식에 갇히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새것'이 되길 원한다. 그 새것은 세상에 오직 하나 뿐인 스스로에서부터 나오는 것일 때 생명력을 얻는다.작가가 추구해온 '새것'에 대한 성과물은 오는 7월 25일까지 광주과학기술원(GIST) 오룡아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회화의 고백'을 부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200호 크기 대형 추상 회화 작품들을 중심으로 한 30여 점이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서울과 춘천에 거주하는 작가가 15년 만에 고향 광주에서 전시회를 갖는 의미도 각별하다. GIST의 장소성이 갖는 교육적 의미와 함께 쾌적한 환경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끄는 요인이다.최인선 작가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작품 제작에 몰두하는 모습. 작가 제공.작가는 "넓은 시야가 확보되는 오룡홀에 작품을 걸어두고 보니 이 전시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곳의 따스한 기운은 고향이 주는 힘이고, 무엇보다 저의 회화가 나아가야 할 길이 또 새롭게 보이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작가는 홍익대학교와 뉴욕주립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홍익대 회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2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문화관광부 장관상), 1994 대한민국 미술대전 우수상, 1992 중앙미술대전 대상 등을 수상하고, 뉴욕 소더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 참여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그는 예술가로서 활동 외에도 2018년 인카네이션 문화예술재단을 설립, 매년 청년 작가 들을 선정해 예술상을 수여하고 예술장학금과 창작지원금을 후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약 17억 원의 사재를 들여 어린이·노약자 의료비 지원에도 기여했다.이번 전시는 주말과 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오는 7월 4일 오후 4시에는 작가와의 만남 행사도 진행된다 .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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