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남도청 전시콘텐츠에 한강 '소년이 온다' 활용한다

입력 2025.05.28. 18:12 박승환 기자
2026년 1월 준공…5월 정식 개관
상무관 영상 초입에 문구 일부 활용
완충지역·전시 영상 생동감 등 필요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 28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다목적강당에서 옛 전남도청 복원 전시콘텐츠 관련 대국민 설명회를 열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이하 추진단)이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전시콘텐츠에 활용한다.

옛 전남도청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배경으로 다시 한번 조명받고 있는 만큼 콘텐츠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무등일보 지적(2024년 11월 13일자 1·4면 기사)에 따른 것이다.

추진단은 28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다목적강당에서 열린 '옛 전남도청 복원 전시콘텐츠 관련 대국민 설명회'를 열고 "상무관에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내용 일부를 인용한다"고 밝혔다.

상무관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희생자들의 시신이 임시로 안치된 곳이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동호'의 모티브가 고 문재학(광주상고 1학년) 열사는 45년 전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하고 상무관에서 시신 수습을 도왔다. 이 같은 사실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다시 한 번 알려지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광주 방문 열기가 뜨거웠다.

실제 제주4·3평화기념관의 경우 제주4·3사건을 다룬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접한 독자들의 발길이 늘면서 방문객이 증가했다.

이에 추진단은 소년이 온다 출판사 창비와 협의를 거쳐 상무관 전시 영상 초입 부분에 소년이 온다 79쪽 내용을 일부 인용해 "당신들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더이상 어두워지지도, 다시 밝아지지도 않는 저녁 속에서 우리들은 살아가고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제작했다.

소설의 원래 문구는 "우리들은 밥을 먹고, 걸음을 걷고 잠을 잡니다."지만, 아직 한강 작가 본인과 접촉이 이뤄지지 않아 저작권 문제 때문에 문구를 그대로 가져오지는 못하는 상태다.

이날 설명회에서 관람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올 수 있는 완충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건물 특성상 상무관이 도청 본관을 비롯한 나머지 5개 건물들과 떨어져 있다 보니 동선상 마지막에 관람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추모 공간인 상무관까지 관람을 마치고 방문객들이 감정을 추스를 수 있는 완충 공간이 있어야 한다"며 "감상문을 쓰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는 등의 공간 설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상무관 전시 영상을 5·18 당시 현장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허연식 전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2과장은 "상무관 전시 영상에 당시 검시 관련 기록과 사진, 병원 영안실에 있던 희생자 시신들의 모습 등이 포함돼야 현장감을 비롯한 당시 광주의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추진단은 오는 2026년 1월 준공을 목표로 건물 복원공사와 내부 전시콘텐츠를 제작·설치할 계획이다. 애초 올해 10월31일 준공이 목표였으나 광주에서 열리는 2025 광주세계양궁선수권대회로 인해 공사가 미뤄졌다. 추진단은 공사가 끝나면 3개월가량 시범운영을 거친 뒤 2026년 5월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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