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사람-30주년 특집·디카시 특집
문학춘추-지역 문학 원로 삶 조명
문학들-현대 사회 현상 문학적 고찰
신인상 발표 잇따라…신작도 '다채'

광주 지역 문예지들이 2026년 여름호를 잇따라 발간하며 지역 문학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다양한 담론을 선보였다. 창간 30주년을 맞은 시 전문지부터 지역 문학의 역할을 성찰하는 특집, 원로 문인들의 문학 세계를 조명하는 기획까지 다채로운 내용이 담겨 눈길을 끈다.
◆ 시와사람 여름호(통권 120호)=광주·전남 유일의 시 전문지인 ‘시와사람’은 창간 30주년을 맞아 통권 120호를 발간했다. 1996년 여름호로 출발한 ‘시와사람’은 결호 없이 30년간 발간을 이어오며 지역을 대표하는 시 전문 문예지로 자리매김했다.
강경호 발행인은 ‘30주년 회고’를 통해 ‘시와사람’이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또한 변화하는 시대 흐름 속에서 동시대 독자들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문예지의 중요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창간 30주년 특집으로는 ‘상호텍스트적 관점에서 디카시 읽기’를 마련했다. 이번 특집은 디지털 시대 새로운 서정 형식으로 자리 잡은 디카시의 현재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모색한다. 디카시 창작의 문제점과 가능성을 함께 짚으며 좋은 디카시의 조건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제시했다.
‘신작초대석’에는 사윤수 시인을 초청해 그의 시 세계와 신작을 소개했다. 이 밖에도 ‘해시태그’, ‘들춤과 감춤의 시학’, ‘이 시집을 주목한다’ 등의 코너를 통해 동시대 문단의 흐름을 살폈으며, ‘시와사람 신인상’에는 신옥비 시인이 선정됐다.

◆ 문학춘추 여름호(통권 135호)=광주·전남 대표 종합문예지 ‘문학춘추’는 지역 문학계 원로와 신진 작가들을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과 기획을 선보였다.
이번 호 특집 ‘이은봉 시인의 문학과 인생이야기’는 충남 공주 출신으로 광주대 명예교수, 세종인문학연구소장 등을 맡고 있는 이은봉 시인의 삶과 문학세계를 심층적으로 조명했다. 다형 김현승 시인의 제자로서 걸어온 문학적 여정과 시를 통해 삶을 증명해 온 과정을 담았다.
표인주 전 전남대 박물관장은 ‘삶과 죽음, 그것은 문화적인 서사로 표현된다’를 통해 문학과 의례가 인간의 성장과 죽음을 어떻게 문화적으로 기록하고 전승하는지 설명했다.
신작란에는 김종천 시인의 ‘달빛의 궤적’, 임경자 시인의 ‘마지막 이주’, 임일환 시인의 ‘봄, 그리고 차 한 잔’, 조경환 시인의 ‘무정란’, 진헌성 시인의 ‘구름 되고파’ 등 다양한 시 작품이 수록됐다. 동시 부문에서는 권영상, 김종상, 노원호, 신이림 등 아동문학가들의 작품도 함께 실렸다.
이번 호에서는 신인작품상 당선자도 발표됐다. 시 부문에서는 이주경, 신선자, 안선순 시인이, 수필 부문에서는 박정렬 수필가가 선정돼 새로운 문단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 문학들 여름호(통권 84호)=계간 ‘문학들’은 이번 여름호에서 현대 사회의 감정 구조와 트라우마, 전쟁과 공존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광호의 ‘나는 타자들이다’는 개인의 경험이 어떻게 타인과 연결되는지를 성찰하며 독자들을 맞이한다.
특집 ‘좌표들’은 ‘관리되는 감정’을 주제로 꾸며졌다. 정수남의 ‘감정 교양서적 붐에 가려진 것들’과 김신식의 ‘워싱(washing)’은 자기계발 담론이 범람하는 시대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부정적인 감정마저 성장의 동력으로 소비해야 하는 현실을 분석하며 현대인의 불안과 상처를 들여다본다.
지역 인문 생태계를 조명하는 ‘광주In문학’에서는 ‘책과 사람, 그리고 공존’을 주제로 독립서점 이야기를 담았다. 김서라의 ‘호남 독립서점들의 생태보고서’는 순천의 ‘서성이다’, 목포의 ‘책방경애’와 ‘시네마엠엠’, 고창의 ‘서점마을’ 등을 소개하며 지역 서점들이 만들어내는 문화적 가치를 조명한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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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피해 ACC로···평일에도 이어진 ‘문화피서’
14일 오후 시민들이 ACC 문화창조원 복합전시6관에서 진행 중인 ‘자밀 프라이즈:무빙 이미지’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14일 오후 시민들이 ACC 문화정보원을 이용하고 있다.
“방학이라 아이들이랑 어디라도 가야 하는데 날씨가 너무 덥잖아요. ACC는 시원하고 볼거리도 많아서 오늘은 여기로 피서 왔어요.”폭염이 이어진 14일 오후 찾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평일 오후 시간대였지만 전당 곳곳은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야외 활동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무더위를 피해 실내에서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이른바 ‘문화피서’ 행렬이었다. 전당 A·B 주차장은 만차 안내가 표시될 정도로 차량이 몰렸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책을 읽거나 전시를 둘러보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14일 오후 시민들이 ACC 문화정보원을 이용하고 있다.아이 손을 잡은 부모들은 어린이문화원으로 향했고, 전시장 안내도를 들여다보던 관람객들은 복합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로비 한쪽에서는 잠시 쉬어가는 시민들도 보였다. 바깥의 뜨거운 햇볕과는 달리 시원한 실내에는 사람들의 말소리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문화정보원은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시민들로 활기를 띠었다. 도서관에서는 책을 펼쳐 공부하는 학생들과 자료를 찾는 이용객들이 자리를 잡았고, 라운지에서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책을 읽고, 다른 곳에서는 잠시 대화를 나누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더위를 피하는 모습이었다.14일 오후 시민들이 ACC 문화상품점 ‘들락’에서 굿즈를 살펴보고 있다.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분위기는 더욱 분주했다. 문화창조원 복합전시 6관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교류특별전 ‘자밀 프라이즈: 무빙 이미지’에는 영상과 설치, 사운드, VR 등 다양한 작품을 관람하는 시민들이 이어졌다. 이슬람 문화와 역사, 사회에서 영감을 받은 동시대 예술을 선보이는 전시인 만큼 관람객들은 작품 앞에 멈춰 화면을 유심히 바라보거나 전시장 곳곳을 천천히 이동하며 작품을 살폈다.복합전시 3·4관에서 열리는 ‘코스모 아시아 피플’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코스모·아시아·피플’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위기의 지구와 인간, 아시아의 상상력을 바라보는 전시다. 작품 앞에서 한참을 머무는 관람객들의 모습에서는 더위를 피하는 것과 함께 전시를 통해 새로운 생각거리를 찾는 분위기도 눈에 띄었다.복합전시 2관의 ‘아시아의 장치들’에서는 영상과 비디오아트를 통해 아시아의 역사와 기억, 공동체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스크린에서 흘러나오는 영상에 시선을 고정한 관람객부터 전시장 구조물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는 관람객까지 다양한 모습이 잇따랐다.어린이문화원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 특히 붐볐다.14일 오후 어린이 관객들이 ACC 어린이문화원 다목적홀에서 진행 중인 특별전 ‘스포츠 히어로즈:나도 국가대표’에 참여해 펜싱 체험을 하고 있다.17일까지 진행되는 특별전 ‘스포츠 히어로즈: 나도 국가대표!’가 열리는 다목적홀에서는 아이들의 움직임이 특히 분주했다. 리듬체조와 펜싱, 스내그골프, 플로어컬링 등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스포츠를 직접 체험하며 아이들은 연신 몸을 움직였다.펜싱 체험에 나선 한 어린이는 “엄마, 나 펜싱에 재능 있는 것 같아”라며 보호자를 향해 손짓하며 웃는 모습도 보였다. 보호자들은 아이가 스포츠 체험에 나서는 모습을 지켜보며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사진을 촬영했다. 폭염 때문에 밖에서 뛰어놀기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실내 체험공간이 또 하나의 놀이터가 된 모습이었다.14일 오후 어린이 관객들이 ACC 어린이문화원 어린이체험관에서 진행 중인 상설전시 ‘우리 모두의 집, 아시아’를 관람하고 있다.어린이체험관의 상설전시 ‘우리 모두의 집, 아시아’에서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바다와 갯벌, 습지와 호수, 숲과 사막 등 아시아의 자연환경을 주제로 한 공간을 따라 아이들이 직접 움직이고 체험하며 자연과 생태의 의미를 배웠다.이날 딸과 함께 ACC를 찾은 시민 정하영(38·여)씨는 “요즘은 너무 더워서 아이와 야외에서 오래 놀기가 쉽지 않은데, ACC는 시원한 공간에서 전시도 보고 체험도 할 수 있어 좋다”며 “방학 동안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글·사진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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