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까지 매주 두차례 진행
조진태·김미승 시인 등 나서
작품 해설·그림책 강의 병행
오월사적지 현장체험 답사도
오월문예연구소가 지난 9일 진행한 '한 편의 소설과 서른 편의 시로 읽는 오월문화예술' 프로그램
문학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성찰하고, 일상 속에서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를 돌아보는 시간이 마련된다.
오월문예연구소(대표 나종영)는 오는 12월까지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와 서른 편의 시를 함께 읽는 문학 프로그램 '한 편의 소설과 서른 편의 시로 읽는 오월문화예술'을 운영한다. 프로그램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광주 동구 금남로 동구지역자활센터 3층 교육장에서 열린다.
이번 사업은 광주시 '예술시민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광주시가 주최하고, 광주문화재단, 광주문화예술지원센터, 오월문예연구소가 공동 주관한다.


강의는 조진태 오월문예연구소 소장을 비롯해 시인 조성국, 김미승이 맡는다. '소년이 온다' 각 장에 대한 세부 해설과 그림책 강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강의 후에는 '소년이 온다'를 중심으로 오월 사적지 공간을 둘러보는 현장 체험 답사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이와 함께 참여자들은 오월시, 감정에 관련된 시, 어르신 자작시 등 전 연령 눈높이에 맞춘 시 3~4편씩을 매시간 낭송하고 감상한다. 이후 소설과 시를 통해 등장인물의 감정을 짚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갖는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자활참여 주민을 위한 맞춤형 인문교육으로 기획돼 의미를 더한다. 광주 동구지역자활센터에 등록된 주민 가운데 선발된 15여 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문학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문화 향유 주체로 성장하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자활참여 주민이 문학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스스로를 문화 향유 주체로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시와 소설을 통해 광주시민의 독서문화가 확산되고, 문학을 통한 공감의 장이 지역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조진태 소장은 "광주는 '소년이 온다'의 배경이 된 도시이자, 오월정신을 품은 공간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비롯한 문학 텍스트를 매개로 시민이 책과 문학을 일상에서 즐기며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체화할 수 있는 문화 기반을 조성하고자 기획됐다"며 "문학을 통해 오월정신을 일상 속에서 되새기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오월문예연구소는 2015년 설립 이후 '오월인문학' 등 다양한 시민 인문교육을 진행하며 오월문학의 대중화와 예술 기반 확대에 기여해왔다. 2016년부터는 문화예술작품으로 오월 이야기를 읽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으며, 2020년에는 오월인문학 성과 평가 워크숍을 열어 학문적·실천적 성과를 정리한 바 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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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한국전쟁·70년대를 관통한 현대사의 肖像 384 중편소설은 단편의 단조로움을 극복하고 서사를 넓게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 장르로 꼽힌다.주로 굵직한 대하 장편소설을 써온 이계홍 작가가 최근 중편소설집 '해인사를 폭격하라'(도서출판 도화刊)를 펴냈다. 이 중편소설집은 '순결한 여인-1970년대 풍경화', '해인사를 폭격하라', '귀국선 우키시마호' '인지 수사-아직도 여전히 답답하게' 등 4편으로 구성돼있다. 이들 작품은 작가가 장편소설을 쓰다가 만난 우리 역사에서 특이한 소재와 중요한 사건을 묵혀버리기에는 너무도 아깝다는 생각으로 등장인물들의 행적을 하나하나 추적여 집필했다.특히 이번 소설집은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역사적 맥락과 해당 사료를 바탕으로 사실적으로 재현해낸 리얼리즘 문학의 정수로 평가된다. 선 굵은 서사구조와 단단한 스토리 텔링이 독자를 견인한다. 동시에 역사와 시대를 넘어서는 존재로 자신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고투에 대한 증언이기도 하다. 특히 작가의 언론사 경력이 말해주듯 기자적 현장성과 작가적 상상력이 십분 발휘된 작품들로 독서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문제작으로 평가된다.수록작품 중 '순결한 여인-1970년대 풍경화'는 송안나(본명:송숙자)의 기구한 운명을 1970년대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바탕으로 진한 남도 사투리와 거친 욕찌거리로 사람 냄새 짙게 풍기는 이야기다. 속칭 양갈보로 살아온 송안나라는 인물을 통해서 인간의 한 생애에서 암초를 만나는 주요한 원인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그러면서 상처받고 외로운 사람을 만나 따뜻하게 살아갈 날을 기다린다. 작가의 열망이 작품 제목 '순결한 여인'으로 승화되고 있다.'해인사를 폭격하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으로 군인에 관한 인물전기를 많아 쓴 작가의 장점이 가감 없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6·25전쟁의 참화 속에서 미5공군의 폭격 명령을 거부하고 천년 고찰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을 지킨 한국 공군 전투조종사의 모습을 실제 전투를 하는 듯한 실감나는 표현과 긴장감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귀국선 우키시마호'는 해방 직후 한국으로 돌아오는 1호 귀국선인 우키시마호가 폭발해 침몰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8천 명이 넘은 사람이 승선했는데 생존자는 불과 이천여 명 밖에 안된다고 전해지는 이 사건을 다루면서 작가는 미군이 설치한 수중 기뢰 때문이든 패전한 일본의 방치와 외면으로 침몰했든, 수천 명이 수장된 사실과 진상조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실정을 매서운 눈으로 들여다보고 있다.'인지 수사'는 남의 문중 땅에 몰래 묘를 쓴 사람과의 소송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이 소설은 우리로 하여 비판과 냉소의 형태가 현실의 어떤 순응과 체념의 경로를 거치는가를 심도 있는 내면과 심리묘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남의 문중 땅을 무단으로 점령한 자의 묘를 해결하지 못하는 재판 앞에서 패배의식을 느껴야 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그리고 있다.이계홍 작가는 무안에서 태어나 동국대 국문학과와 동대학원 석사 졸업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74년 '월간문학' 신인상을 받고 작품활동을 시작했다.그는 30여년 동안 동아일보와 문화일보, 서울신문 등에서 기자로 일했고 장편 '초록빛 파도' '장만' 등을 펴냈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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