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사람-김우진·변재섭 조명
문학춘추-이명재 문학과 인생
문학들-노벨상 이후 광주 담아
시·소설·작품론 등 신작 풍성

광주의 출판사들이 계간지 봄호를 잇따라 발행했다. 2025년을 맞은 후 처음으로 발간한 계간지인 만큼, 광주·전남 지역의 문학사와 문인들을 조명하는 특집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광주, 젊은 작가들이 12·3 비상계엄에 맞섰던 기록 등 다양한 주제의 글이 담겨 눈길을 모은다.
◆시와사람 봄호(통권 115호)='시와사람'은 이번호에서 특별대담 '시와 회화의 독자성과 친연성'을 마련했다. 1992년 '조선일보'와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조로 당선돼 활발하게 활동 중인 권갑하 시인과 강경호 평론가가 '시조의 그림과 간극, 또는 문학과 미술의 독자성과 동질성'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시와 그림이 동질성을 확보하고 상호 텍스트끼리 개별성을 가지게 되는 과정을 규명한다.
'전남·광주의 문학사' 코너는 '북한문학이 목포 김우진을 불러앉힌 자리'의 제하로 마련됐다. 우리나라 현대 희곡의 중흥을 이끈 김우진의 삶과 문학세계를 조명한다.
또 '시와사람 시인카페'에서는 변재섭 시인의 작품과 시 세계를 탐구하며, '신작소시집'에서는 백인덕 평론가가 원로 시인 이영춘의 작품세계를 분석한다. '신작시'에는 복효근, 박판석을 비롯한 29명의 개성 넘치는 신작시를 선보인다.
한편 '시와사람'은 오는 8월 30일 '전국계간문예지편집자회 광주축제'를 개최한다.

◆문학춘추 봄호(통권 130호)=이번 '문학춘추' 봄호에서는 첫 번째 특집으로 이명재 평론가(중앙대 명예교수)의 '문학과 인생이야기'를 마련했다. 함평에서 태어나 대학 박사과정서 황순원 교수의 첫 제자로 지도를 받은 이야기까지, 이 교수의 문학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
두 번째 특집에서는 이춘배 시인이 '왜 문향 호남인가'를 주제로 호남 지역이 낳은 걸출한 문인들과 그들의 문학세계를 조명한다. 이어지는 세 번째 특집은 지난달 타계한 보성 출신의 손광은 시인(전남대 명예교수)을 추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전남대 국문학과 교수로 후학들을 길러내고 시 창작을 병행한 손 시인은 특유의 향토적인 시 세계를 펼쳐 남도의 대표적 시인으로 평가된다.
이번 호에서는 제128회 '문학춘추신인작품상' 당선자도 발표됐다. 시 부문에서는 김상희 시인이 '무언가를 듣는 아침' 외 2편, 윤순옥 시인이 '사의재에서' 외 2편으로 당선됐으며 수필 부문에서는 이유정 작가가 '엄마라는 이름' 외 1편으로 당선됐다.

◆문학들 봄호(통권 79호)=계간 '문학들' 봄호에서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인문도시 광주로서의 도약을 위한 인문적 활력을 모색한다.
이번 호 특집은 '노벨문학상 이후의 광주'라는 주제로 마련됐다.
조진태 오월문예연구소장은 '책과 문학의 도시 광주를 위한 하나의 상상'이라는 글로 광주만의 서사를 의미화해 도시 정책에 실용할 수 있는 방안을 얘기한다. 또 최다의 제주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는 '오월문학과 한강:질문하는 증언록'을 통해 증언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글을 게재했다.
독자들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장소들'에는 지난해 12월 부산 서면에서 진행된 비상계엄 반대 집회를 분석하는 기록 '서면 집회와 존엄을 위한 결단의 사건으로서-부산 사람 되기'가 실렸다. '뉴 광주 리뷰'는 젊은 작가들이 12·3 비상계엄에 맞섰던 마음과 현장에 관한 기록이 담겼다. 김꽃비 문화기획자, 김진선 시인, 박송아 소설가, 오성인 시인, 이다희 시인의 에세이가 이어진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단시조로 펼쳐낸 삶의 사유와 서정 글은 삶의 시간과 풍경을 펼쳐내는 캔버스이다.경제학자에 이어 시인으로 인생 제2막을 채우고 있는 정언(柾彦) 손형섭씨가 제2시조집 '새벽'(도서출판 서석刊)을 펴냈다.그는 지난 2023년 '월간문학' 신인상 등당으로 시조시인의 이름을 얻고 지난해 5월 첫 시조집 '눈 내리는 저녁'을 펴낸 뒤 1년 만에 두 번째 시조집을 발표했다.이번 시조집에는는 단시조(短時調)만 100편이 실렸다.1부 '첫차', 2부 '고향의 강', 3부 '가을 산책', 4부 '첫눈' 등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4계절에 관해 각각 17편씩 68편을 수록했다. 5부 '인연'과 6부 '전라도여'에는 삶과 시대에 대한 32편을 담았다."아련히 들려오는/ 조선 닭 울음소리// 눈곱 낀 찬바람이/ 창문을 두드린다// 새벽은/ 새날을 믿는/ 희망이요 출발이다"('새벽'전문)동트기 전 눈을 뜨며 이를 하루를 시작하는 시인은 창으로 몸을 움직이며 새로운 문을 연다.어느새 황혼에 이른 나이에도 아침은 늘 새롭고 인생은 설렌다.그가 말하는 아침은 희망이자 출발이며 행복이며 기쁨이다.손 작가는 시인의 말에서 "시조는 정형률에 더한 민족 고유의 시이고, 품격을 얹어 감동을 우려낼 수 있어서 단시조를 쓰고 싶었다. 45자 내외의 짧은 언어로 사물에 대한 사유와 서정을 정형 틀로 담아내고 싶었다"면서 "그것은 고려 말부터 우리 선조들이 조상 대대로 즐겨 노래했던 멋과 풍류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은 우리 민족의 문학적 양식이므로 우리의 큰 자랑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이어 "그러나 막상 단시조를 쓰면서 느낀 것은,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깨닫게 되었다. 단, 한 편의 단시조를 쓰기 위해 얼마나 깊은 사색과 성찰이 필요한 것인가를 배우게 되었다"며 "따라서 '빈 항아리'란 나의 단시조 한 편을 소개하면서 시인의 말로 대하고자 한다"고 적었다.'몇천 번/ 다그쳐야/ 둥글게 되는 걸까// 몇천 도/ 견뎌 내야/ 소리가 나게 될까// 몇천 년/ 기다려야만/ 체워질 수 있을까.' (빈 항아리)손형섭 시인은 1942년 화순에서 태어나 광주상고와 전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를 나와 전남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국립목포대학교에서 대학원장·사회대학장·경영행정대학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지난 2007년 정년퇴임 후 고(故) 문병란 시인의 서은문학연구소에서 시 창작을 수강하며 늦깎이로 창작의 길에 들어섰다.75세인 2017년 '문학예술' 봄호에 시 부문 신인상을, 가을호에 수필 부문 신인상을 각각 받으며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왕성한 창작욕으로 시집 '별빛', '파도', '만추', '겨울 나그네' 등 4권과 수필집 '삶의 흔적', '추억', '아무려면 어떠랴' 등 3권을 발간했다.또 2023년 '월간문학' 9월호에 시조 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뒤 2024년 첫 시조집 '눈 내리는 저녁'을 펴냈다. 한국문학예술가협회 광주전남지회장과 광주시문인협회 이사를 지냈고, 현재 한국문인협회 이사와 국제펜 한국본부 이사, 광주시시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광주시시인협회 문학작품상, 도서출판 서석 문학상, 한국문학비평가협회 문학상 등을 받았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 · 진실의 詩語로 써내려간 분노와 위로
- · 시·수필·드라마···암송 무대 펼쳐진다
- · [단독 인터뷰] "이름 없는 것들을 위한 이름 되길"
- · 700년 역사 '가사문학' 가치 전달 '저변 확대' 기여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