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함께 아파하는 서정적 동감 공유
각각의 글 박덕은 화가 추상화 곁들여
꿈꾸는 사람들과의 인연과 만남 담아
누구나 일상과 현실로부터 탈출구를 꿈꾼다. 이 탈출구는 때론 현실적인 고통으로부터의 것일 수도 있지만 다수가 꿈꾸는 탈출구는 소소하고 일상적인 고민에서 비롯된 욕구일 때가 많다.
최근 나온 고도원씨의 '당신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시와사람刊)는 힘들어하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치유를 건네는 책이다.
고씨는 사실적이고 논리적인 글보다도 상처를 같이 아파하는 서정적 동감에서 더욱 치유받고 때론 새로 태어난 듯한 신선함을 느끼곤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그러한 동감의 위로를 건네기 위해 노력한다.
이 책은 용서, 사랑, 위로, 평화, 행복, 기쁨, 아름다움, 인연, 우정, 성장, 건강, 은혜, 꿈, 비움 등의 주제어가 말해주듯이 삶을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에 대해 사유하고 행동할 수 있는 보편적인 지혜를 제공한다.
특히 추상화를 곁들인 특별한 감각으로 주제에 집중, 보다 올바르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성장시키고자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형상을 지니지 않는 추상화에서 독자가 안고 있는 고민이 형태 없는 것임을 인지할 수도 있고, 부정형의 욕구를 추상에서 찾아내고 인정할 수도 있다. 현대인들이 구체적 물질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잊고 마는 부정형의 온갖 가치들, 이를테면 사람간의 여유와 거리감, 감정의 교류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주체들의 하나임을 깨닫는 것. 이런 가치들을 환기함으로써 경제적 가치에 몰두하느라 쉽게 빛바래고 잊곤 하는 인간다움을 명확히 바라볼 수 있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인간다움의 책이다.
이 책은 지난 20여 년간 마음의 비타민으로 매일 보낸 아침편지의 글귀와 박덕은 화가의 추상화가 곁들여졌다.
그림을 그린 박덕은 작가는 시인이자 문학박사로 박덕은 미술관 관장으로 활발히 활동하며 칠순 나이에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자 고도원씨는 '꿈을 꾸는 사람은 서로 만난다'는 자신의 신념을 기치로 꿈을 꾸고, 이루고, 또 다른 꿈을 후원하는 삶을 몸소 걸어온 사람들과의 인연과 만남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아냈다.
고도원의 글을 통해 박덕은의 그림은 더 깊어지고, 박덕은의 그림을 통해 고도원의 글은 더 넓어졌다.
책을 접한 이들은 책과 그림들을 통해 묵상하고, 필사하며 인간다움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고도원씨는 "기술이 쫓아가기 힘들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독서력'은 나만의 삶을 만들어 가는 길에 엄청난 자기 치유력과 회복 탄력성, 통찰력을 길러줄 것임을 확신한다"며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위로와 치유를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덕은씨는 "글을 쓰는 작업을 주로 해오다 고도원 작가의 글에 그림을 더해 독자들과 만나는 기회를 갖게 됐다"며 "책에 든 글과 그림은 보는 이들에게 사유의 폭을 넓혀주고 새로운 행복을 꿈꾸도록 해주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 문학축전·시인지 복간···다시 보는 조태일 시인 시로서 저항을 노래하던 죽형(竹兄) 조태일 시인(1941~1999)의 타계 25주기를 맞아 시인의 삶을 돌아보고 시 세계를 기리는 다양한 자리가 마련된다.이번 25주기에는 시인의 삶을 조명하는 문학축전 행사와 함께 생전에 주간으로 활동했던 '시인'지가 복간돼 의미를 더한다.죽형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와 곡성군은 오는 19일 '제6회 조태일문학상 시상식'과 '2024 죽형 조태일 25주기 문학축전'을 진행한다.곡성조태일시문학기념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석곡지역아동센터 오케스트라가 선물하는 클래식 선율을 시작으로 싱어송라이터 서혁신이 '일어나', '조율' 등을, 바리톤 이형기가 '오 솔레미오', '베사메 무초' 등을 노래한다. 이어 정원도, 류경, 박두규, 한종근 시인들의 시 낭송이 진행된다.이날 행사에는 조태일 시인 육성을 들어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또한 조태일 시인의 가족도 함께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부대 행사로는 죽형 조태일 시인 25주기 추모 시화전 '고여 있는 시, 움직이는 시'도 함께 펼쳐진다.앞서 지난 8월 죽형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와 곡성군이 주최한 제6회 조태일문학상에는 박석준 시인의 시집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푸른사상)'가 선정됐다. 1958년 광주에서 출생한 당선자 박석준 시인은 시집을 통해 한국 민주화 과정을 거치며 갖은 고통을 겪었던 개인의 가족사를 비롯, 음울한 도시의 풍경과 소시민의 삶을 형상화했다.조태일 시인특히 죽형조태일기념사업회는 조태일 시인이 주간으로 활동했던 '시인'지를 연간시지로 복간해 눈길을 끈다.1969년 8월 월간지로 창간한 '시인'지는 1970년 11월까지 총 16호 나왔으며, 이후 1983년 5월 무크지 형태로 복간돼 1986년 8월까지 4권이 더 나왔고, '시인'지로 등단한 이도윤 시인이 2003년 9월 재복간해 21권을 냈으나 2019년 9월 다시 중단됐다. 이후 2015년 죽형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가 조태일 시인 25주기를 맞아 통권 42호로 명맥을 잇게 됐다.이번 호에는 조태일 시인 25주기를 조명하는 다양한 특집을 비롯해 한국 문단의 굵직한 현안을 다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특집 1-조태일의 삶과 시'에서는 구중서 문학평론가가 조태일 시인의 위상과 성격을, '특집 2-시인, 시의 새 시대를 열다'에서는 '시인'지로 등단한 고원, 고광헌, 박남준, 양성우, 정원도 등 시인들의 신작 시를 비롯해 엄동섭 근대서시학자의 '조태일의 시(단)사적 위치와 '시인'의 서지 비정(批正)'을 실었다.조태일 시인또 제6회 조태일문학상을 받게 된 박석준 시인의 신작 시와 시인이 직접 고른 애착 시, 백애송 시인과의 대담이 실렸다.한편 조태일 시인은 1941년 전남 곡성에서 출생,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아침 선박'으로 등단, 이후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노래하고 방해 요소에 대한 저항을 표현한 시를 펴냈다. 1969년부터 1970년까지 '시인'지의 주간(主幹)을 지내기도 했으며, 1999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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