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환 글|김성희 그림|데이스타| 180쪽

진짜 모범생의 기준은 무엇일가?
'이제부터 노범생'은 현직 초등 교사가 들려주는 아이들의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로 풀어가며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공부도 잘하고, 규칙도 잘 지키는 나무랄 데 없는 초등학교 6학년 노다빈이다. 하지만 다빈이 교실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다. 자타공인 모범생과 사고뭉치 짝꿍 사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다빈이는 전교에서 내노라하는 모범생이다. 매년 표창장의 주인공이었기에 올해의 표창장도 당연히 자신의 것이라고 여기며 선생님에게 칭찬받기 위해 궂은일도 도맡아 하고 있다. 이런 다빈이에게 유일한 골칫거리가 하나 있는데, 바로 장난꾸러기 짝꿍 도진상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를 치고, 선생님에게 꾸중을 듣는 진상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다빈이.
그런데 한심한 진상이 빈틈없는 모범생 노다빈에게 묻는다. "넌 왜 그렇게 살아?" 한번도 고민해 본 적 없는 질문 앞에서 다빈이는 자신이 어떤 학생이었는지, 모범생이 되기 위해 포기한 것들이 무엇인지 돌아본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한 모범생이 아니라 스스로가 칭찬할 수 있는 노범생이 되기로 마음먹고 그때부터 아주 특별한 일탈을 시작한다.
두말할 필요가 없는 바른 생활 우등생 다빈이와 속내 깊은 장난꾸러기 진상이 중에 진짜 모범생은 누구일까? 진짜 모범생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공부를 잘하는 것, 정해진 규칙을 지키는 것, 선생님의 말을 잘 따르는 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모범생의 조건이다. 하지만 친구들에게 필요한 것을 살피는 배려심,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용기 같은 마음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지 않을까? 진짜 모범생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과연 착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은 아이들 간의 갈등과 소통, 섬세한 해결 과정을 보여 주며 '모범생의 기준', '착한 아이의 의미'에 대해 묻고 있는 작품이다.
무결점 반장 다빈이와는 다르게 마냥 철없는 사고뭉치처럼 보이지만 사실 누구보다 깊고 따뜻한 속내를 가진 진상은 일련의 사건을 통해 근면, 정직, 배려 등 학교 안이 아니라 밖의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반드시 필요한 덕목과 소중한 가치들을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이 책은 주체적이고 독립적이며, 현명한 시선과 건강한 마음을 가진 존재로 한 뼘 더 성장해 가는 현실 속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듯한 이 사랑스러운 두 주인공은 요절복통 유쾌한 웃음과 더불어 따듯한 공감과 위로까지 전하고 있다. 초등 고학년, 사춘기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 진지한 고민을 시작하는 시기다. 다빈이가 '자유롭고 당당한 진짜 나'를 찾아가는 모습을 통해 가짜 모범생에서 벗어나 진짜 모범생이 되고픈 아이들에게 권하는 책이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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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선으로 그려낸 삶과 추억 384 시는 감성의 산물이다. 이성과 논리의 언어가 아니다.그래서 시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읽힐 때 진정한 의미를 획득한다.김영자 시인이 최근 시집 '시꽃 물들다'(시와사람刊)를 펴냈다.이번 시집에는 감탄을 자아내는 새로운 해석과 착상이 돋보이는 시편들이 수록돼 있다.시인은 모서리 없는 향기처럼 함박웃음으로 너울거리는 모란을 보여 아슬히 푸른 울음소리를 내기도 하며 홀연히 춤추다 지는 절망을 노래하기도 한다.그는 낯설게 하기 기법을 바탕에 갈아 싱그런 표현들을 버무렸다."먼동 트이는 아침/ 눈부신 햇살 주워담은 개천가/ 물비늘의 눈빛 반짝거린다// 왁자한 소문 울컥이는 어둠 닦고/ 너스레한 노점 아지매들의 혈색 좋은 웃음소리삼백육십오 일 좌판 깔고 흥정한다// 줄줄이 엮은 부양가족 품기 위해/ 불구덩이라도 뛰어들 수 있다는/ 일념 하나로/ 시커멓게 멍든 주먹 가슴으로/ 애환의 물살 건넌다// 생채기로 찢긴 날카로운 비수/ 아린 침묵 꿰매며/ 도마 위에 납작 엎드린 오후/ 삐걱거리는 허리 통증 할퀴고 간/ 파닥이는 은빛 나래짓/ 황금빛 노을 떨이한다// 세느강이라 불리는 양동 다리 옆/ 역사 깊은 광주의 푸른 기상 안고/ 무등의 젖줄기로 태어난/ 화이트칼라 미모와 흰 베레모 뽐내는/ 중앙여고// 양동 다리 밑/ 떡볶이와 오징어 튀김도/ 덩달아 튀어올라/ 발랄한 안색으로 무더기 수다 떤다// 철썩이던 광주천 계곡/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버들강아지 빛으로 남아 있다."('추억의 양동시장' 전문)예나 지금이나 광주 양동시장은 사람과 상인들로 북적댄다. 그 시절 양동시장은 광주의 중심이며 정이 묻어나던 곳이었다. 힘겨운 나날을 보내던 이들도 양동시장의 활기와 생명력에서 힘을 얻었다. 그리고 그 풍경은 추억이 됐고 아련한 시간 속에서도 기억으로 자리해 있다.박덕은 시인은 "사실 시는 주제를 노출할수록 시의 특질에서 점점 더 멀어진다"며 "김영자 시인의 시들은 이러한 시의 특질을 잘 고루 구비하고 있어서 한층 돋보인다"고 평했다.김영자 시인은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라며 "자연 안에 깃든 신성을 벗삼아 더 이상 헤매일 것 없는 내 안의 나를 만나 깊이 잠든 시심을 깨운다"고 말했다.그는 '현대문예' 추천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여성문학대전 최우수상, 독도문학상, 빛창문학상 우수상 수상, 광주문인협회 이사와 광주시인협회 이사, 한실문예창작회원, 둥그런문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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