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필패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2018년 국가 주석 임기 제한이 폐지되면서 중국은 사실상 시진핑 1인 독재 체제로 돌입했다. 이후 중국은 세계 질서에 가히 위협적이라 할 수 있는 행적을 드러내고 있다. 현 MIT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중국-인도 연구센터 주임인 미국 내 중국 전문가인 저자는 과거의 문명국가, 현대의 문제국가 중국을 읽는 새로운 접근, 'EAST 공식'을 제시한다. 시험(Examination)과 독재(Autocracy)와 안정(Stability)과 기술(Technology) 네 가지 주제의 머리글자를 딴 이 공식은, 현대 중국을 존재하게 한 '국가 확장 공식'을 가리킨다. 중국의 야욕이 세계 질서를 흔드는 이때, 이 책은 거대한 시한폭탄의 해체 도면을 그리며 중국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균형을 제안한다. 생각의힘/624쪽

영화, 소리의 예술
미셸 시옹 지음, 이윤영 옮김
130년 가까이 되는 세계 영화사에서 영화의 기반을 송두리째 뒤흔든 혁명을 하나 꼽자면, 1927년 소리의 도입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소리의 도입은 영화제작 방식부터 영화관 같은 영화 상영의 조건에 이르기까지 영화 산업을 재정립했을 뿐 아니라, 관객이 영화를 수용하는 양상까지 크게 바꿔놓았다. 무엇보다 영상 자체가 바뀌게 됐다. 영화의 소리에 관한 여러 주제를 제시하며 749편에 달하는 풍성한 사례들을 하나하나 검토하는 이 책은, 소리의 관점에서 영화사 전체를 다시 쓰는 광범위한 작업을 수행하는 한편 소리가 들려오는 공간의 문제나 목소리, 음향효과, 영화음악, 침묵까지 아우르는 소리의 차원을 다각도로 살펴보며 '영화의 초상'을 그린다. 문학과지성사/875쪽

평등의 짧은 역사
토마 피케티 지음, 전미연 옮김
세계적 차원의 불평등과 평등을 향한 역사적 움직임, 그리고 평등한 세계로 가는 방법이 담겼다. 저자는 평등을 향한 여정은 오래전에 시작된 투쟁의 역사이고, 이 투쟁은 21세기에도 여전히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불평등의 역사적 비교를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역사적으로 사회적·경제적·정치적 평등의 확대를 향한 장기적인 흐름이 있어왔음을 논증한다. 18세기 말부터는 평등을 향한 역사적 움직임이 있었으며, 그 후로 지금까지 세계는 꾸준히 평등을 향해 전진해 왔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이다. 평등을 향해 전진해 왔다고 해서 이 세계의 모순과 불평등이 사라졌다는 것은 아니다. 불평등의 내용과 기원을 밝히고 평등을 향해 어떠한 방향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지 제시한다. 그러나/324쪽

철학의 쓸모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박효은 옮김
삶은 이미 그 자체로 고통이다. 그리하여 고통 없는 삶이란 없다. 우리는 늘 행복, 사랑, 성공을 원하지만, 우리가 가장 원하는 것이 우리를 불행하게 할 수도 있다. 삶의 모든 것은 무상하고, 무엇도 예측할 수 없으며, 아무것도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삶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풀어 나갈 때, 철학이 쓸모가 있을까? 이 책에서 말하는 철학의 쓸모는 두 가지다. 하나는 여러 질병으로 고통받는 우리에게 진단과 소견을 제공하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스스로 건강하다고 믿는 우리에게 실제로는 병에 걸린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여전히 인간다운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에서 '한 번뿐인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FIKA(피카)/332쪽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새로운 시선으로 그려낸 삶과 추억 384 시는 감성의 산물이다. 이성과 논리의 언어가 아니다.그래서 시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읽힐 때 진정한 의미를 획득한다.김영자 시인이 최근 시집 '시꽃 물들다'(시와사람刊)를 펴냈다.이번 시집에는 감탄을 자아내는 새로운 해석과 착상이 돋보이는 시편들이 수록돼 있다.시인은 모서리 없는 향기처럼 함박웃음으로 너울거리는 모란을 보여 아슬히 푸른 울음소리를 내기도 하며 홀연히 춤추다 지는 절망을 노래하기도 한다.그는 낯설게 하기 기법을 바탕에 갈아 싱그런 표현들을 버무렸다."먼동 트이는 아침/ 눈부신 햇살 주워담은 개천가/ 물비늘의 눈빛 반짝거린다// 왁자한 소문 울컥이는 어둠 닦고/ 너스레한 노점 아지매들의 혈색 좋은 웃음소리삼백육십오 일 좌판 깔고 흥정한다// 줄줄이 엮은 부양가족 품기 위해/ 불구덩이라도 뛰어들 수 있다는/ 일념 하나로/ 시커멓게 멍든 주먹 가슴으로/ 애환의 물살 건넌다// 생채기로 찢긴 날카로운 비수/ 아린 침묵 꿰매며/ 도마 위에 납작 엎드린 오후/ 삐걱거리는 허리 통증 할퀴고 간/ 파닥이는 은빛 나래짓/ 황금빛 노을 떨이한다// 세느강이라 불리는 양동 다리 옆/ 역사 깊은 광주의 푸른 기상 안고/ 무등의 젖줄기로 태어난/ 화이트칼라 미모와 흰 베레모 뽐내는/ 중앙여고// 양동 다리 밑/ 떡볶이와 오징어 튀김도/ 덩달아 튀어올라/ 발랄한 안색으로 무더기 수다 떤다// 철썩이던 광주천 계곡/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버들강아지 빛으로 남아 있다."('추억의 양동시장' 전문)예나 지금이나 광주 양동시장은 사람과 상인들로 북적댄다. 그 시절 양동시장은 광주의 중심이며 정이 묻어나던 곳이었다. 힘겨운 나날을 보내던 이들도 양동시장의 활기와 생명력에서 힘을 얻었다. 그리고 그 풍경은 추억이 됐고 아련한 시간 속에서도 기억으로 자리해 있다.박덕은 시인은 "사실 시는 주제를 노출할수록 시의 특질에서 점점 더 멀어진다"며 "김영자 시인의 시들은 이러한 시의 특질을 잘 고루 구비하고 있어서 한층 돋보인다"고 평했다.김영자 시인은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라며 "자연 안에 깃든 신성을 벗삼아 더 이상 헤매일 것 없는 내 안의 나를 만나 깊이 잠든 시심을 깨운다"고 말했다.그는 '현대문예' 추천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여성문학대전 최우수상, 독도문학상, 빛창문학상 우수상 수상, 광주문인협회 이사와 광주시인협회 이사, 한실문예창작회원, 둥그런문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 · 담양 토박이 시인이 시로 읊어낸 삶과 역사
- · 부동산 전문가가 펴낸 미래 읽는 전략서
- · 장성문화원, '국역이문정공실기' 발간
- · 해방·한국전쟁·70년대를 관통한 현대사의 肖像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