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IA타이거즈 결산] "V12를 쓰려거든 불펜으로 쓰세요"

입력 2024.11.05. 16:33 이재혁 기자
-2024년 되돌아보다 中 불펜-
선발 공백 버텨내며 우승 견인
평자책 2위, SV 1위, 등 '철옹성'
JJJ트리오 '명불허전' 구위과시
곽도규, KIA불펜 새옵션 등장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전상현이 역투를 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

선발진이 부상으로 공백을 겪는 사이 그 부담을 오롯이 떠받친 것은 호랑이군단의 중간투수들이었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는 올 시즌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단단히 뒷문을 걸어 잠근 구단으로 꼽힌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2위(4.92)에 올랐고 소화이닝 역시 3위(585이닝)에 달했다. 피안타율은 0.269로 10개 구단 중 최저 1위. 세이브 역시 (44) 1위로 가장 많았다.

KIA의 불펜은 양과 질에서 모두 훌륭했다. 우완에 전상현, 장현식, 정해영이 통곡의 벽으로 자리했고 곽도규, 이준영, 최지민, 김대유, 김기훈이 좌완으로 활약했다. 임기영, 박준표 등 잠수함 투수들도 KIA불펜에 다채로움을 더했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장현식이 역투를 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

양과 질에서 풍부한 불펜진을 앞세운 KIA의 '지키는 야구'는 선발투수들이 부상으로 빠져나가며 중압감이 더해졌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선발요원들이 빠져나가며 황동하, 김도현 등 우완 투수들이 선발로 전환했지만 전반기 평균자책점(4.80·3위)과 후반기(5.08·4위)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특히 경기 후반인 7회부터 9회까지 평균자책점(4.32)과 연장전 평균자책점(1.27)은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았다.

올 시즌 KIA불펜의 에이스는 누가 뭐래도 전상현이었다. 전상현은 올 시즌 66경기 66이닝을 던져 10승 5패 19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4.09로 대활약을 펼쳤다.

매 달 1~2경기에서 실점을 한 탓에 평균자책점이 다소 치솟았지만 순위싸움이 가장 치열했던 7월과 8월에는 언터처블 모드로 마운드에 섰다.

그는 7월 8경기서 10이닝 2승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고 8월에는 13경기에 등판해 2승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0.57로 상대 타자들의 기를 눌렀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정해영이 12번째 우승을 확정지은 후 환호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

그의 가치가 가장 빛났던 것은 서스펜디드 경기로 열렸던 한국시리즈 1차전이었다. 당시 6회 초 1사 1,2루의 위기에 등판한 전상현은 김영웅을 번트 실패, 박병호를 삼진, 이재현을 투수땅볼로 처리하며 삼성의 발톱을 잘라냈다. 결국 KIA는 그 경기에서 5-1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1차전을 잡아냈다.

장현식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장현식은 올 시즌 75경기에서 75.1이닝을 소화했고 5승 4패 16홀드 평균자책점 3.94로 KIA의 7회를 책임졌다. 최고 150km/h를 상회하는 강속구를 기반으로 KIA불펜의 기둥 역할을 자처했다.

수호신 정해영도 빼놓을 수 없다. 정해영은 올 시즌 1차례 부상으로 이탈하긴 했지만 개인 1번째 세이브왕 타이틀을 석권하며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로 발돋움했다.

시즌 내내 큰 기복없이 KIA야구의 마지막을 지킨 정해영은 53경기 2승3패 1홀드 31세이브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순간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가 한국시리즈에서 역투 한 이후 마운드에서 내려오며 팀 동료 이의리의 이름이 적힌 티셔츠를 펼쳐 보이고 있다. KIA구단 제공.

다만 아쉬움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최지민의 부진이다. 지난해 맹활약으로 좌완 필승조로 자리잡은 최지민은 전반기까지는 2승 3패 3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3.06으로 변함없는 활약을 했으나 후반기에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11.81로 완전히 무너졌다.

최지민의 공백을 메운 것이 새로운 좌완 옵션 곽도규다.

올해 혜성처럼 나타난 그는 71경기에 마운드에 올라 55.2이닝 4승 2패 16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4번 등판해 2승을 거머쥐며 한국시리즈 다승왕이 됐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위력적인 구위로 KIA불펜의 아이콘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양과 질에서 철옹성과 같은 불펜을 앞세운 KIA는 불펜이 흔들린 삼성을 한국시리즈에서 '압도'하며 2024시즌 가장 높은 곳에서 '포효'했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2
후속기사 원해요
3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