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제외 선발투수 부상 이탈 경험
부상병동 속 독야청정 빛난 ‘대투수’
에이스 제임스네일도 타구에 맞아 이탈
황동하, 김도현 등 토종 대체선수들 활약
스타우트, 라우어, 알드레드 영입 빛나
프로야구 KIA타이거즈가 2024년 KBO리그를 주름잡았다. 정규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데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라이온즈를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꺾고 압도적인 통합우승에 방점을 찍었다.
시즌 초 전임 감독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팀이 흔들릴 뻔도 했으나 초보감독 이범호의 지휘력과 선수단 장악력을 바탕으로 명가의 자존심을 드높였다. 비시즌 동안 KIA가 V13을 위해 분주한 가운데 12번째 통합우승의 원동력을 3차례에 걸쳐 돌아본다.
-편집자 주-
올 시즌 시작 전부터 KIA는 여러 전문가들로부터 kt위즈, LG트윈스와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평가의 가장 큰 이유는 막강한 선발진이었다.
KIA는 윌크로우-제임스네일-양현종-이의리-윤영철로 이어지는 철옹성 선발진을 구축했다. 크로우와 네일은 지난 해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KIA가 100만달러를 꽉채워 야심차게 영입한 투수로 윌 크로우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했고 네일은 계약 당시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현역 메이저리거였다.
여기에 170이닝과 10승 이상씩을 팀에 꾸준히 배달해온 양현종이 있었고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10승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입증한 이의리, 그리고 2023년 루키시즌에도 8승을 거둔 윤영철의 존재로 KIA의 선발진은 타 구단의 부러움을 한몸에 샀다.
그리고 4월말까지 KIA의 선발진은 10개 구단 중 평균자책점 2위(3.98), 승리 1위(21승) 등으로 위용을 자랑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뜨거웠던 4월부터 KIA의 선발진은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기대를 모았던 좌완 이의리가 4월 10일 LG트윈스와 홈경기에서 팔꿈치를 부여잡았다. 왼팔 굴곡근 염좌로 이탈한 이의리는 이후 한차례 복귀했으나 곧바로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아웃됐다.
그리고 5월에는 기대를 모았던 용병 윌크로우가 이탈했다. 이번에도 역시 팔꿈치였다.
크로우는 이탈 전까지 8경기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3.57로 '승리의 파랑새'로 자리 잡던 중이었다. 순식간에 선발 2자리가 구멍이 난 KIA는 김건국, 황동하, 김사윤 등을 두루 기용하며 공백에 대처했다.
황동하가 이의리를 대신해 선발진에 자리를 잡아갈 무렵 이번엔 윤영철이 7월에 허리통증을 호소했다. 척추 피로골절을 진단받은 윤영철은 이후 한국시리즈에 가서야 복귀할 수 있엇다.
KIA의 선발진 이탈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가장 큰 치명타가 8월 터졌다.
26경기 12승 5패 평균자책점 2.53으로 리그를 폭격하던 에이스 네일이 타구에 턱을 맞아 그대로 시즌 아웃이 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KIA선발진의 기둥으로 버텨준 것은 '대투수' 양현종이었다. 양현종은 홀로 시즌을 완주하며 11승 5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했고 소화 이닝도 171.1이닝에 달했다.
양현종이 버텨준 덕에 KIA불펜은 그나마 과부하를 피할 수 있었고 우승의 퍼즐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양현종이 외롭게 홀로 싸운 것은 아니다.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들을 대체해 마운드의 주축이 돼준 선수들이 양현종과 함께 KIA의 앞문을 지탱했다.
가장 먼저 황동하와 김도현이 있다. 황동하는 올 시즌 5승에 그쳤지만 25경기에 등판해 103.1이닝을 던졌고 평균자책점 4.44로 제몫 이상을 해냈다. 특히 순위싸움이 치열했던 7월말부터 9월말까지는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57로 대체선발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불펜으로 활약하다 갑작스레 선발진에 자리한 김도현도 마찬가지. 김도현은 35경기에서 4승 6패 평균자책점 4.92를 기록했다. 최고 153km/h의 강속구로 상대 타자들을 요리하며 꼭 필요한 상황에서 KIA의 버팀목이 됐다. 특히 김도현은 한국시리즈 5차전서 양현종이 예상외의 조기강판을 당하자 곧바로 구원등판해 삼성 타자들을 2.2이닝동안 무력화 시키는 위력투를 펼쳐 우승의 1등공신이 됐다.
다음은 용병 선수들이다.
올 시즌은 KIA프런트의 위기관리능력이 빛을 발한 한 해였다. KIA는 윌크로우의 부상때 행정력을 총가동해 캠알드레드를 데려왔다. 알드레드는 크로우의 대체선수로 9경기에 선발출전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4.53을 기록했다. 충분히 제몫을 해준 것으로 볼 수있었으나 한국시리즈 우승이 목표인 KIA는 알드레드로 만족할 수 없었고 영입마감시한에 맞춰 메이저리그 36승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에릭라우어를 영입했다.
라우어는 정규시즌 7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4.93을 기록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3차전에 선발투수로 나서 5이닝 2실점 임무를 완수했다.
또 네일의 부상 때는 3일 만에 대만 중신브라더스에서 활약하던 에릭스타우트를 영입해 부상공백을 메웠다. 영입마감시한을 넘겨 포스트시즌에서 스타우트는 뛸 수 없었지만 정규시즌 우승의 목표를 위해 KIA는 결단을 내렸고 스타우트는 4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하며 선발진의 한자리를 담당했다. 잘했다고는 볼 수 없는 성적임에도 선발 로테이션을 돌아주며 KIA불펜의 과부하를 막았다.
이처럼 올 시즌 KIA는 시즌 전 구상이 모두 흐트러지는 부상 악재들 속에서도 양현종의 역투와 위기속에 나타난 영웅들의 활약으로 시즌의 끝을 화려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 '우승팀의 자존심' KIA, 황금장갑 몇명 배출할까 프로야구 KIA타이거즈 김도영이 13일 2024 KBO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수상에 도전한다. [뉴시스DB] 2024년 프로야구 최강팀 KIA타이거즈가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웃을 수 있을까. LG트윈스와 함께 가장 많은 10명의 후보를 배출한 KIA가 몇 명의 수상자를 배출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2024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13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다. 골든글러브는 각 포지션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10명에게 주어지는 영예다. 올해 우승팀이었던 KIA는 투수 제임스네일, 양현종, 전상현, 정해영과 2루수 김선빈, 유격수 박찬호, 3루수 김도영, 지명타자 최형우, 외야수 소크라테스, 최원준이 그 후보다.이중 정규시즌 MVP에 빛나는 김도영은 골든글러브 수상이 확실시된다. 김도영은 시즌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푼7리 38홈런 109타점 40도루 등 전반적인 타격 지표에서 모두 리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데뷔 3년만에 정규시즌 MVP와 골든글러브 동시 석권이 유력하다.다만 남은 포지션에서 KIA소속 선수들의 전망은 오리무중이다.유격수 박찬호의 수상도 유력하지만 SSG랜더스 박성한의 개인성적도 훌륭해 수상을 장담할 수 없다.유격수는 이번 시상식에서 최고 격전지로 꼽힌다. 박찬호는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7리로 개인 2번째 3할 타율을 달성했고 5홈런 61타점 20도루를 기록했다. 수비상도 거머쥐며 리그 최정상급의 유격수로 거듭났다. 여기에 우승팀 프리미엄까지 등에 업고 골든글러브를 정조준하고 있다. 경쟁자 박성한은 137경기 타율 3할1리 10홈런 67타점 13도루를 기록하며 박찬호의 경쟁자로 부상했다.투수는 평균자책점왕 네일과 세이브왕 정해영 등 4명의 후보를 내세웠지만 다승왕 원태인(삼성라이온즈), 탈삼진왕 카일하트(NC다이노스)등과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한다고 선뜻 예측할 수 없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 박찬호(왼쪽)과 김선빈이 13일 2024 KBO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수상에 도전한다. [뉴시스DB]2루수 김선빈과 외야수 소크라테스, 최원준, 최형우도 상황은 같다. 그렇다고 아예 수상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팀의 우승을 일군 선수들인 만큼 개인성적도 훌륭하기 때문.깜짝 수상자들이 나온다면 새로운 기록또한 동시에 작성된다. 2루수 김선빈이 수상한다면 김혜성(키움히어로즈)와 함께 유격수-2루수 포지션에서 골든글러브를 석권한 2번째 선수가 된다.지명타자 최형우가 수상을 한다면 이대호(2022년 40세 5개월 18일)을 넘어 역대 최고령 수상(40세 11개월 27일)의 역사를 쓸 수 있다. 동시에 통산 7번째 골든글러브를 획득해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린다.네일, 전상현, 정해영, 박찬호, 김도영, 소크라테스, 최원준이 영예를 안는다면 개인 첫 번째 수상의 영예를 거머쥐게 된다.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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