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다 외인 5명 프런트의 비상대처
최대 120만 홈관중...열화와 같은 응원
호랑이군단이 길고 길었던 패넌트레이스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손에 넣은 프로야구 KIA타이거즈는 이제 12번째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올 시즌 137경기에서 83승 2무 52패를 기록하고 있는 KIA는 정규시즌 7경기를 남겨두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2017년 이후 7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KIA는 2022년 이후 2년만의 가을야구 무대에 선다.
12번째 통합 우승의 기회를 잡은 KIA의 올 시즌은 유독 순탄치 못했다. 마지막에 웃었지만 시작부터 삐걱대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KIA는 1월 29일 스프링캠프 출발 하루 전 김종국 감독이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자 경질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사령탑이 사상 초유의 공백을 빚은 KIA는 내부 승격으로 이범호 타격코치를 승진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당시까지 이범호 감독은 퓨처스 총괄과 타격코치를 임했지만 감독 경험은 전무한 상황이었다. 우승을 노렸던 KIA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결과적으로 이범호 감독은 '초보감독'이라는 세간의 시선이 무색하게 위기에서 팀을 잘 추스렸고 정규시즌을 지휘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양현종, 최형우 등 고참 선수들과 나이차가 적기에 원활한 소통을 장점으로 하는 '형님 리더십'을 선보였다.
양현종은 "감독님께서 '훈련에 편하게 임하고 그라운드에서 너희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주문하셨고 그게 시즌 내내 이어졌다"고 되돌아봤다.
이 감독은 부드러우면서도 냉철했다. 승부처라는 판단이 들면 간판선수도 교체를 감행했다. 상식 외의 플레이가 나오면 문책성 교체도 서슴치 않았다. 냉철한 판단으로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고 따뜻한 웃음으로 선수단의 마음을 추스렸다.
심재학 단장을 필두로 한 프론트의 전폭적인 지원도 KIA우승에 절대적으로 공헌을 했다.
KIA는 올 시즌 유독 선수들의 부상이 잦았다. 특히 그중에서도 외국인 선수들이 전열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럴 때마다 심 단장은 주저하지 않고 미국, 대만, 독립리그를 전전하며 용병 투수들을 수혈했다.
가장 먼저 1선발 역할을 기대하며 야심차게 영입했던 윌 크로우가 5월 팔꿈치를 부여잡고 쓰러지자 심 단장은 곧바로 캠 알드레드를 데려와 공백을 최소화했다. 또 알드레드가 9경기에서 3승2패 평균자책점 4.53으로 믿음을 주지 못하자 메이저리그 36승의 경력을 자랑하는 에릭 라우어를 데려와 1선발 역할을 맡겼다.
이렇게 순탄하게 흘러가는 듯 했던 선발진은 시즌 막판 또 다른 외인 제임스 네일이 타구에 턱을 맞는 큰 부상을 당하며 다시금 공백이 발생했다. KIA는 행정력을 총가동해 네일의 부상 이탈 4일만에 대만에서 뛰던 에릭 스타우트를 영입했다.
이렇게 올 시즌 KIA유니폼을 입은 외국인 투수만 5명이다. KIA는 여기에 267만 달러를 투자했다. 한화 약 35억5천600만원 상당. 심재학 단장을 필두로 한 프런트의 위기대처 능력이 없었다면 아무리 뎁스가 두터웠던 KIA였더라도 우승을 장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마지막 우승의 원동력은 '팬심'이다. '전통의 인기 구단'인 KIA의 팬심은 워낙 유명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예상을 뛰어넘는 뜨거운 응원이 선수단을 지원했다.
KIA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는 69경기를 소화하며 117만7천249명의 팬들을 모았다. 평균 1만7천62명에 달했고 매진도 26번째로 역대 최다. 아직 KIA는 4경기를 더 홈에서 치를 예정이라 120만 관중을 넘어서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원정에서도 KIA는 34차례 상대 구장을 매진시켜 전국구 팬덤의 위용을 자랑하며 KBO 역사상 최초의 1천만 관중 달성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기본적으로 선수단의 성적이 났기 때문에 많은 팬들이 야구장으로 모였다지만 '10번 타자'인 팬덤의 열화와 같은 응원에 선수들이 더욱 흥이 나서 경기에 집중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렇듯 여러 박자가 맞아 떨어지며 KIA는 팀 역사상 7번째 정규리그 우승(전/후기리그 및 양대리그 제외)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 김도영·한준수 대포가동...KIA 실전준비 착착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김도영이 1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자이언츠와 연습경기에서 주루플레이를 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 프로야구 KIA타이거즈가 거듭되는 연습 속에 점차 실전모드를 갖춰가고 있다.KIA는 1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자이언츠와 한국시리즈 대비 연습경기에서 5-4로 승리했다. 양 팀은 경기 중반까지 1점차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KIA는 롯데가 황성빈, 윤동희 등 1군 주전타자들을 투입해준 덕에 정규시즌과 같은 연습경기로 실전 감각을 예열했다.당초 오후 6시 열릴 예정이었던 연습경기는 비예보에 따라 1시로 당겨졌다. 경기 중간에 비가 내리기도 했으나 챔피언스필드를 찾은 6천744명의 팬들은 한국시리즈에 나설 선수단에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KIA는 제임스 네일과 양현종, 장현식, 전상현, 정해영이 순서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네일과 양현종은 각각 3이닝씩을 책임졌고 장현식, 전상현, 정해영이 1이닝을 맡으며 구위를 점검했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제임스 네일이 1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자이언츠와 연습경기에서 역투를 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먼저 네일은 최고 150㎞/h의 강속구를 포함해 31개의 공으로 3이닝을 삭제시켰다. 그는 11명의 타자를 맞아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부상 이전의 몸상태를 회복했음을 알렸다.양현종은 3이닝 동안 50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2㎞/h까지 찍었다.장현식과 전상현, 정해영은 각각 1이닝 무실점 1이닝 2실점, 1이닝 무실점으로 구위를 점검했다.타선에선 김도영과 한준수가 불을 뿜었다. 3번타자로 나선 김도영은 첫 타석 삼진으로 돌아섰으나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으로 장타력을 과시했고 한준수 역시 7회 대타로 나서 3점 홈런을 터트리며 경기 중반 조커역할을 톡톡히 했다.경기를 마친 이범호 KIA감독은 "계획대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지금 컨디션보다도 한국시리즈 때 어떤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느냐가 중요하다. 모든 것을 한국시리즈 1차전으로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오늘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못했기 때문에 타자들에게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주문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움직임은 가벼워보였다. 자체 연습경기와 라이브 등을 통해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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