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국화축제 취소에 관광객도 급감
10월 축제들은 대부분 ‘예정대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피해 최소화해야”
"폭염이 지속돼 꽃이 제대로 피지 못했습니다. 가을꽃을 기대했던 관광객들도 꽃이 없어 실망하고, 꽃이 피지 않았다는 소식에 많은 분들이 오지 않았습니다."
올 여름 역대급 폭염이 추석 이후까지 이어지면서 전남 가을 꽃 축제가 비상에 걸렸다. 이상기후로 예년과 달리 꽃이 피지 않아 '꽃없는 꽃축제'가 열리거나 취소된 탓이다.
특히 이상 기후가 지역 관광 산업과 경제에 파장이 커 지자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4일 전남도와 전남 지자체 등에 따르면 신안군은 지난달 27일 개막하려 했던 퍼플섬 아스타꽃 축제 일정을 취소했다. 서늘한 기후에 잘 자라 가을 꽃의 대명사인 아스타 국화가 기나긴 폭염에 피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에는 10월8일부터 31일까지 아스타국화축제를 진행했지만, 이른 한파로 꽃이 일찍 져 축제를 조기마감하기도 했다. 신안군은 올해 4만 2천㎡ 부지의 아스타 정원에 꽃이 만개하지 못해 축제를 열 수 없게 되자 내년을 대비해 대체 작물을 발굴, 재정비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대 꽃무릇 군락지인 불갑산 일대에서 열린 꽃무릇 축제는 꽃무릇 없이 진행됐다.
매년 9월 초 꽃무릇 군락이 장관을 이뤄 함평군과 영광군은 개화 시기에 맞춰 축제를 열어왔다. 함평군은 지난 달 12일 부터 15일까지 용천사 꽃무릇 공원 일원에서 '제25회 함평 모악산 꽃무릇 축제'를 개최했으며, 영광군도 지난달 13일부터 22일까지 '제24회 영광 불갑산 상사화 축제'를 열었다.
그러나 올 여름 폭염과 적은 강수량으로 꽃무릇 개화가 늦어졌고, 꽃축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휑한 들판에 드문드문 올라온 꽃대와 함께 두 축제 모두 '꽃 없는 꽃축제'라는 오명을 남기며 폐막했다.
영광군 관계자는 "지난해 35만명이 축제를 다녀가 올해는 40만명을 기대했지만, 올 축제 기간 방문객은 24만명에 불과했다"며 "내년 축제 개최 시기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9월들어 지속되던 폭염이 누그러지면서, 10월 꽃축제는 연기나 취소 없이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10월 5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는 황룡강 가을꽃축제, 18일부터 11월3일까지 진행되는 함평 대한민국국향대전, 10월 18일부터 11월3일까지 진행되는 화순 고인돌가을꽃축제, 10월 26일부터 11월10일까지 열리는 영암군 월출산국화축제 등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장성군 관계자는 "꽃들이 어느 정도 피어나고 있어 축제를 진행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고 함평군 관계자도 "국화 개화를 축제 시기에 맞춰 진행하고 있어, 축제가 이상 기후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 전남도립대 웰니스 6차산업학과 교수는 "올 봄 목포 유달산 봄꽃 축제는 수년째 개화시기와 축제 시기를 맞추지 못해 축제 이름에서 '꽃'을 빼버렸고, 영암군의 '영암왕인문화축제' 역시 벚꽃 개화율이 10%정도에 머물렀다. '월출산 유채꽃 축제'는 취소됐다"며 "축제 일정이 정해지면 변경이 쉽지 않은 만큼, 이상 기후에 대응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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