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테이블·추가설문 등 갖고
전문직위제로 정책 단절 개선
문화기관, 행정서 독립성 확보
선순환 위한 지원 체계 분리 등
공통 의견 담은 6대 의제 제안

지역의 현장 예술인들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맞아 지역의 문화 정책이 완전히 바뀌는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고 외치고 나섰다. 그동안의 관습을 깨고 현장 현실과 전국적 문화정책을 토대로 정책을 손질해야만 지역 문화가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광주독립예술공간연대를 비롯한 22개 연대 발의 단체와 예술인 306명이 모인 연대체(이하 연대체)는 9일 지역 시각예술·공연·영화 등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 306명의 의견을 담은 6대 핵심 정책 의제를 발표했다.
이번 정책 의제는 지난 4월 22일 지역 예술인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시작으로 30일 양림동 10년후그라운드에서 지역 예술인라운드테이블을 거쳐 5월 18일부터 이날까지 추가 설문·정책 제안을 수집, 예술인들이 공통적으로 낸 목소리를 정리한 것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지역 문화기관의 컨트롤 타워인 시의 문화정책에 정체성과 비전이 실종된 채 행정편의주의적인 운영을 펼쳐왔다고 주장했다.
연대체는 “행정 지시 한 마디에 지역 예술가들의 터전이 되어온 프로그램이 소멸하고 담당자의 자의적 해석으로 사업 방향이 좌우되는 등 그동안 시 문화정책실의 힘이 막강했다”며 “우리 지역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문화도시’라 불리고 있지만 실상은 십수년 간 전국적 흐름에 동참하지 못한,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으로 인해 사람 하나, 예술 프로그램 하나 제대로 크지 못한 채 하향평준화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정책적으로 전국적인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배경으로 이들은 ▲정체성 잊은 공공기관 운영 ▲전문성 보장 않는 순환보직으로 인한 정책 개선 차질 ▲공모·심의의 구조적 한계 ▲나눠먹기식 지원 ▲선순환 구조 고려 없는 시혜적 지원 체계 등을 들었다.
이같은 정책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들은 6대 핵심 정책 의제로 ▲기관 역할과 정체성 재확립 통한 시혜적 지원·하드웨어 유치·일회성 이벤트 개최·결과 중심에서 기초 토대·콘텐츠 중심으로 정책 전환 ▲전문직위제 도입해 순환보직 따른 정책 단절 막고 문화기관 독립성 확보 및 시민·예술가 대상 정책 평가제 도입 ▲심사위원 실명제·구체적 심사평 공개·사후 책임 모니터링제 도입하고 외부 현장 전문가 비율 80% 의무화 ▲아특법 매칭 예산과 순수예술 예산 분리 공표해 ‘예산 착시효과’ 제거하고 행정 공백기 창작 중단 막는 ‘다년도 지원 트랙’ 신설과 나눠먹기식 지원제도 폐지 ▲거주 지역 아닌 프로젝트 본질 기준으로 지원하는 ‘오픈 트랙’ 신설하고 외부 우수 인력 유입시 지역 예술인과 협업 의무화·우대하는 ‘전략적 쿼터제’ 도입해 지역 예술인 역량 강화 도모 ▲순수예술 실험성 지원과 시장 유통·경제적 자생력 지원으로 체계를 명확히 분리해 선순환 구조 조성을 제안했다.

이들은 “문제의식이나 지향점을 잃은 사업 뿐만 아니라 기관을 많이 보게 된다”며 “현재 명분만 남은 사업도 굉장히 많다.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 또한 수 억으로 이 예산만 아껴도 좋은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 도시 정책과 비교해도 광주의 문화정책이 시류에서 상당히 뒤떨어지는 것은 사실로 이것이 계속되면 우리 지역 문화예술은 낙후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이들은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들이 모아준 목소리를 정리한 성명서와 정책 제안서를 들고 공청회 등을 방문하며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낼 것이라 밝혔다.
연대체는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모인 연대체로 다양한 장르의 목소리를 모았다. 통합특별시로 출범하는 이때가 발전하기 위한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 아닌 근원적으로 문제인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에 대한 개선 방향을 다같이 제안한 것들인 만큼 우리 지역의 문화정책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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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피해 ACC로···평일에도 이어진 ‘문화피서’
14일 오후 시민들이 ACC 문화창조원 복합전시6관에서 진행 중인 ‘자밀 프라이즈:무빙 이미지’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14일 오후 시민들이 ACC 문화정보원을 이용하고 있다.
“방학이라 아이들이랑 어디라도 가야 하는데 날씨가 너무 덥잖아요. ACC는 시원하고 볼거리도 많아서 오늘은 여기로 피서 왔어요.”폭염이 이어진 14일 오후 찾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평일 오후 시간대였지만 전당 곳곳은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야외 활동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무더위를 피해 실내에서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이른바 ‘문화피서’ 행렬이었다. 전당 A·B 주차장은 만차 안내가 표시될 정도로 차량이 몰렸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책을 읽거나 전시를 둘러보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14일 오후 시민들이 ACC 문화정보원을 이용하고 있다.아이 손을 잡은 부모들은 어린이문화원으로 향했고, 전시장 안내도를 들여다보던 관람객들은 복합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로비 한쪽에서는 잠시 쉬어가는 시민들도 보였다. 바깥의 뜨거운 햇볕과는 달리 시원한 실내에는 사람들의 말소리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문화정보원은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시민들로 활기를 띠었다. 도서관에서는 책을 펼쳐 공부하는 학생들과 자료를 찾는 이용객들이 자리를 잡았고, 라운지에서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책을 읽고, 다른 곳에서는 잠시 대화를 나누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더위를 피하는 모습이었다.14일 오후 시민들이 ACC 문화상품점 ‘들락’에서 굿즈를 살펴보고 있다.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분위기는 더욱 분주했다. 문화창조원 복합전시 6관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교류특별전 ‘자밀 프라이즈: 무빙 이미지’에는 영상과 설치, 사운드, VR 등 다양한 작품을 관람하는 시민들이 이어졌다. 이슬람 문화와 역사, 사회에서 영감을 받은 동시대 예술을 선보이는 전시인 만큼 관람객들은 작품 앞에 멈춰 화면을 유심히 바라보거나 전시장 곳곳을 천천히 이동하며 작품을 살폈다.복합전시 3·4관에서 열리는 ‘코스모 아시아 피플’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코스모·아시아·피플’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위기의 지구와 인간, 아시아의 상상력을 바라보는 전시다. 작품 앞에서 한참을 머무는 관람객들의 모습에서는 더위를 피하는 것과 함께 전시를 통해 새로운 생각거리를 찾는 분위기도 눈에 띄었다.복합전시 2관의 ‘아시아의 장치들’에서는 영상과 비디오아트를 통해 아시아의 역사와 기억, 공동체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스크린에서 흘러나오는 영상에 시선을 고정한 관람객부터 전시장 구조물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는 관람객까지 다양한 모습이 잇따랐다.어린이문화원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 특히 붐볐다.14일 오후 어린이 관객들이 ACC 어린이문화원 다목적홀에서 진행 중인 특별전 ‘스포츠 히어로즈:나도 국가대표’에 참여해 펜싱 체험을 하고 있다.17일까지 진행되는 특별전 ‘스포츠 히어로즈: 나도 국가대표!’가 열리는 다목적홀에서는 아이들의 움직임이 특히 분주했다. 리듬체조와 펜싱, 스내그골프, 플로어컬링 등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스포츠를 직접 체험하며 아이들은 연신 몸을 움직였다.펜싱 체험에 나선 한 어린이는 “엄마, 나 펜싱에 재능 있는 것 같아”라며 보호자를 향해 손짓하며 웃는 모습도 보였다. 보호자들은 아이가 스포츠 체험에 나서는 모습을 지켜보며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사진을 촬영했다. 폭염 때문에 밖에서 뛰어놀기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실내 체험공간이 또 하나의 놀이터가 된 모습이었다.14일 오후 어린이 관객들이 ACC 어린이문화원 어린이체험관에서 진행 중인 상설전시 ‘우리 모두의 집, 아시아’를 관람하고 있다.어린이체험관의 상설전시 ‘우리 모두의 집, 아시아’에서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바다와 갯벌, 습지와 호수, 숲과 사막 등 아시아의 자연환경을 주제로 한 공간을 따라 아이들이 직접 움직이고 체험하며 자연과 생태의 의미를 배웠다.이날 딸과 함께 ACC를 찾은 시민 정하영(38·여)씨는 “요즘은 너무 더워서 아이와 야외에서 오래 놀기가 쉽지 않은데, ACC는 시원한 공간에서 전시도 보고 체험도 할 수 있어 좋다”며 “방학 동안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글·사진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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