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공식 출범하면서 행정통합의 의미와 배경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기존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를 하나의 광역자치단체로 통합한 새로운 행정체계로, 생활권과 경제권이 사실상 하나로 운영돼 온 두 지역의 행정 효율성을 높이고 국가 균형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추진됐다.
통합은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위기, 수도권 집중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으로 꾸준히 제기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광주와 전남의 통합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이후 정부와 지자체, 전문가 논의를 거쳐 특별법 제정과 행정 절차를 밟으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하게 됐다.
통합 이후에는 광역 행정의 규모가 확대되면서 기업 유치와 산업 육성, 교통망 구축, 관광 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반면 청사 운영 방식, 재정 부담, 지역 균형 발전, 행정서비스 변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아 새로운 행정체계가 지역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로운 행정체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MZ 세대 기자들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기대와 우려는 무엇인지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통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쌍촌동 비룡특별시(이하 비) = 통합으로 얻을 이익이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 특별재정 지원 20조 원을 전액 지원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통합 이후 발표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조성 소식까지 보면 통합하지 않았다면 얻기 어려웠을 성과라고 본다. 그렇게라도 지역이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남과 광주가 언제까지 청년 인구 유출과 '노잼 도시'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하는가. 사람이 있어야 지역이 있고, 지역이 있어야 정신도 계승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운암동 새옹지마(이하 새) = 통합 자체는 긍정적으로 본다. 이제는 일자리든 뭐든 이쪽 지역이 청년들이 떠나는 곳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지역 소멸이라는 게 남 일이 아니지 않나. 덩치와 규모를 키워야 수도권 집중 현상에 대응할 수 있는 자생력이 생길 거라고 본다. 다만, 정부가 말하는 20조 지원이라는 게 연간 5조씩 4년 동안 배정될 '최대 금액'인 걸로 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이래저래 말이 많은데, 무조건 준다는 게 아닌 만큼 정확하고 명확한 지원 근거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본다. 돈이 엄한 데 쓰이지 않고 잘 집행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꼭 필요하다. 말만 번지르르하게 끝날 게 아니라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면 좋겠다.
▲광천동 보안관(이하 보) = 긍정과 부정이 공존한다. 광주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이 군공항 부지에 생긴다는 것이 긍정 신호탄이다. 하지만 지금은 초읽기이고 앞으로 나아갈 숙제가 막막하다. 그래도 광주의 인프라·일자리 등 발전하는 것은 좋다. 부정은 통합의 과정에서 너무 섣부른 판단이 있었지 않나 싶다. 20조 인센티브를 지급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실상 빚만 늘었다는 상황이다. 이게 좀 아쉬운 것 같다.
▲풍암동 노필터(이하 노) = 통합을 왜 급하게 추진했는지 모르겠다. 행정구역만 합친다고 지역 경제가 살아나거나 인구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구체적인 계획은 있겠지만,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설명은 부족하다. 왜 이렇게 급하게 통합을 추진했는지, 통합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접하지 못한 사람이 많다.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통합에 들어가는 비용과 갈등만 늘어날 수 있고, 실질적인 효과는 크지 않을 것 같다. 20조 원을 투자한다고 하지만,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다.
-명칭은 마음에 드는지?
▲비 = 행정상 명칭이 필요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시민들이 이를 발음하거나 표기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 또한 누가 앞에 오느냐의 문제를 떠나, 명칭에서부터 전남과 광주가 따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여 통합의 의미가 반감되지 않을까 싶다. 약칭도 마찬가지다. '광주특별시'는 허용하면서 왜 '전남특별시'는 권하지 않는 것일까. 단지 전남이라는 이름이 앞에 있어서일까.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는 "광주는 한 도시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닌 보통명사"라고 말했다. 명칭에서 광주라는 이름이 사라진다고 해서 광주정신까지 사라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본다.
▲새 = 굳이 이런 식의 무리한 명칭을 고집해야 했나 싶다. 행정 구역의 물리적 결합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전남광주통합특별시'라는 이름은 일상에서 쓰기에 너무 길고 거추장스럽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앞서 통합을 추진했던 대구·경북만 봐도 명칭 순서를 두고 엄청난 기싸움을 벌였다고 들었다. 우리도 '전남이 앞이냐, 광주가 뒤냐' 가지고 불필요한 자존심 싸움을 하는 것 같아 보기 좀 그렇다. 게다가 이름이 바뀌면 도로 표지판부터 공공 문서, 전산 시스템을 전부 갈아엎어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갈 막대한 세금과 사회적 비용도 결국 주민들 몫 아닌가. 정작 지역에 사는 나조차도 부를 때마다 이질감이 드는데, 알맹이 없는 이름 싸움에 세금과 행정력을 낭비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보 = 너무 길다. 통합절차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바람에 이름을 이렇게 지었나보다. 나는 광주토박이지만, 전남특별시 또는 광주특별시로 한 지명만 들어가면 좋다고 생각한다. 광주 단어의 유무, 순서 보다는 지역의 발전이 더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간략하게 지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노 = 이름은 솔직히 촌스럽고 어색하다. 그냥 이름을 이어 붙인 게 딱 봐도 기성세대식 발상인 게 티 난다. 전남이 먼저냐, 광주가 먼저냐를 두고 논란이 생길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텐데.. 아예 새로운 명칭을 만드는 것이 더 나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물론 이름(명칭)은 정말 중요하다. 사람 이름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러나 이렇게 이어 붙이는 건 성의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차라리 더 좋은 의미가 담긴 특별시 이름으로 새로 지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통합의 이점, 수도권 집중 해소될까?
▲비 = 단순히 수도권 집중 현상을 다른 지역으로 분산시킨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역의 인재가 다른 곳으로 유출되지 않고, 그 지역 안에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그 첫 번째 단계가 바로 교육과 일자리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수도권을 견제하는 도시'로 만들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수도권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자립성이 강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새 = 이건 솔직히 앞으로를 지켜봐야 할 거 같다. 사실 지금은 통합시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내 일상에서 체감되는 게 딱히 없다. 행정 구역 합쳤다고 수도권 집중이 당장 해결될 리도 없고. 지금도 청년들이 광주를 많이 떠나서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지금 지역에 남아있는 청년들을 안 뺏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이미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들이 다시 돌아오고 싶게 만들고 다른 지역 인재들도 찾아오게 하는 유치 전략이 중요하다고 본다. 결국 이름만 합치는 게 아니라, 여기 살면서 내 커리어를 키울 수 있는 확실한 일자리와 기회가 필수적이다. 떠난 청년들이 기꺼이 돌아올 수 있을 만한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면 통합도 결국 보여주기식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통합시가 청년들을 위해 어떤 행보를 취할지 조금 더 냉정하게 지켜볼 생각이다.
▲보 =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불가능하다. 나와 또래 친구들만 봐도 서울의 문화·체험·경험이 더 소중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부터 이렇게 수도권에 올라가려고 하니, 친구들이 광주를 떠나는 것에 그렇게 미련이 없다고랄까. 친구들이 더 좋은 곳을 가게되면 우리 지역을 왜 떠나냐. 보다는 더 나은 곳으로 가는 것에 대한 칭찬을 해주고 싶다. 인구 문제 또한 우리 앞의 먹거리 때문이지만, 눈 앞에 있는 사소한 것을 놓치고 통합으로 수도권 집중을 해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노 = 통합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수도권 집중의 원인은 일자리, 기업, 대학, 문화시설 등 양질의 생활 인프라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행정구역을 합친다고 기업이 내려오는 것은 아니다. 물론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계획이 발표되기는 했으나 그게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할 현안이라고 보긴 좀 어렵다.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면 일자리 문제야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청년들이 전남광주에서 살까? 나조차도 "전남광주에서 살래, 서울·경기 살래?" 하면 무조건 서울·경기로 간다. 좀 더 획기적인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효과가 있다. 통합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고 정치적 이벤트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정리=김세화기자 3flower@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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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피해 ACC로···평일에도 이어진 ‘문화피서’
14일 오후 시민들이 ACC 문화창조원 복합전시6관에서 진행 중인 ‘자밀 프라이즈:무빙 이미지’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14일 오후 시민들이 ACC 문화정보원을 이용하고 있다.
“방학이라 아이들이랑 어디라도 가야 하는데 날씨가 너무 덥잖아요. ACC는 시원하고 볼거리도 많아서 오늘은 여기로 피서 왔어요.”폭염이 이어진 14일 오후 찾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평일 오후 시간대였지만 전당 곳곳은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야외 활동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무더위를 피해 실내에서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이른바 ‘문화피서’ 행렬이었다. 전당 A·B 주차장은 만차 안내가 표시될 정도로 차량이 몰렸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책을 읽거나 전시를 둘러보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14일 오후 시민들이 ACC 문화정보원을 이용하고 있다.아이 손을 잡은 부모들은 어린이문화원으로 향했고, 전시장 안내도를 들여다보던 관람객들은 복합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로비 한쪽에서는 잠시 쉬어가는 시민들도 보였다. 바깥의 뜨거운 햇볕과는 달리 시원한 실내에는 사람들의 말소리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문화정보원은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시민들로 활기를 띠었다. 도서관에서는 책을 펼쳐 공부하는 학생들과 자료를 찾는 이용객들이 자리를 잡았고, 라운지에서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책을 읽고, 다른 곳에서는 잠시 대화를 나누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더위를 피하는 모습이었다.14일 오후 시민들이 ACC 문화상품점 ‘들락’에서 굿즈를 살펴보고 있다.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분위기는 더욱 분주했다. 문화창조원 복합전시 6관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교류특별전 ‘자밀 프라이즈: 무빙 이미지’에는 영상과 설치, 사운드, VR 등 다양한 작품을 관람하는 시민들이 이어졌다. 이슬람 문화와 역사, 사회에서 영감을 받은 동시대 예술을 선보이는 전시인 만큼 관람객들은 작품 앞에 멈춰 화면을 유심히 바라보거나 전시장 곳곳을 천천히 이동하며 작품을 살폈다.복합전시 3·4관에서 열리는 ‘코스모 아시아 피플’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코스모·아시아·피플’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위기의 지구와 인간, 아시아의 상상력을 바라보는 전시다. 작품 앞에서 한참을 머무는 관람객들의 모습에서는 더위를 피하는 것과 함께 전시를 통해 새로운 생각거리를 찾는 분위기도 눈에 띄었다.복합전시 2관의 ‘아시아의 장치들’에서는 영상과 비디오아트를 통해 아시아의 역사와 기억, 공동체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스크린에서 흘러나오는 영상에 시선을 고정한 관람객부터 전시장 구조물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는 관람객까지 다양한 모습이 잇따랐다.어린이문화원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 특히 붐볐다.14일 오후 어린이 관객들이 ACC 어린이문화원 다목적홀에서 진행 중인 특별전 ‘스포츠 히어로즈:나도 국가대표’에 참여해 펜싱 체험을 하고 있다.17일까지 진행되는 특별전 ‘스포츠 히어로즈: 나도 국가대표!’가 열리는 다목적홀에서는 아이들의 움직임이 특히 분주했다. 리듬체조와 펜싱, 스내그골프, 플로어컬링 등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스포츠를 직접 체험하며 아이들은 연신 몸을 움직였다.펜싱 체험에 나선 한 어린이는 “엄마, 나 펜싱에 재능 있는 것 같아”라며 보호자를 향해 손짓하며 웃는 모습도 보였다. 보호자들은 아이가 스포츠 체험에 나서는 모습을 지켜보며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사진을 촬영했다. 폭염 때문에 밖에서 뛰어놀기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실내 체험공간이 또 하나의 놀이터가 된 모습이었다.14일 오후 어린이 관객들이 ACC 어린이문화원 어린이체험관에서 진행 중인 상설전시 ‘우리 모두의 집, 아시아’를 관람하고 있다.어린이체험관의 상설전시 ‘우리 모두의 집, 아시아’에서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바다와 갯벌, 습지와 호수, 숲과 사막 등 아시아의 자연환경을 주제로 한 공간을 따라 아이들이 직접 움직이고 체험하며 자연과 생태의 의미를 배웠다.이날 딸과 함께 ACC를 찾은 시민 정하영(38·여)씨는 “요즘은 너무 더워서 아이와 야외에서 오래 놀기가 쉽지 않은데, ACC는 시원한 공간에서 전시도 보고 체험도 할 수 있어 좋다”며 “방학 동안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글·사진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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