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7일부터 35개 강좌 개설 운영
강길중 교수·박재우 변호사 등 강의

광주 서구 풍암동에 자리한 벽진서원(원장 최흥열)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유교문화 활성화 사업 공모에 선정, 유교를 매개로 선비정신의 현대적 계승을 위한 인문학 교육과 프로그램 운영에 탄력을 받게 됐다.
벽진서원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유교문화 활성화 사업 공모'에서 유교아카데미와 청소년 인성교육 등 2개 분야 프로그램 운영을 골자로 6년 연속 선정됐다고 22일 밝혔다.
벽진서원은 이번 공모 선정으로 지난해 성균관 인성교육원 부설 광주지원과 최근 광주시교육청 인성교육 협력기관 지정에 이은 개가로 서원을 매개로 한 유교전통의 현대적 계승과 미래 가치 확산, 청소년 인성예절 교육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음과 동시에 지역 대표 유교문화·청소년인성교육기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유교문화활성화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 유교지원 국고보조사업으로 유교 문화 진작과 향교·서원의 활성화를 위해 성균관에서 주관하여 유교아카데미, 청소년 인성교육, 문화관광프로그램 등 세 분야를 선정, 교육이 진행된다.
이중 벽진서원은 유교아카데미와 청소년 인성교육 프로그램 두 분야에서 오는 7월 17일부터 강좌를 열게 된다.
유교아카데미는 동서양의 철학·역사·문학을 학습하고 체험하여 인문학을 보급하고, 유교 전통의 현대적 계승과 미래적 가치를 습득하여 문화적 교양인을 양성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유교아카데미는 전문과정에 경상대학교 강길중 교수의 '송대 학술사상의 발전과 관료 계층의 경세사상', 교양과정에 박재우 변호사의 '판례로 보는 생활법률' 등 20강좌가 개설·운영된다.
또 청소년 인성교육프로그램은 인성과 예절교육을 통해 자긍심과 정체성을 길러주고, 사회적 실천을 통해 올곧은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박봉춘 인성지도 강사의 '옛날 선비 엿보기'를 비롯하여 '명상으로 마음 다듬기' 등 15강좌가 개설·운영된다.
벽진서원은 조선 중기의 문신인 회재 박광옥 선생의 영정을 모시는 사액서원으로 회재 선생은 임진왜란 때는 권율 장군의 행주대첩 승리와 김천일과 고경명 장군 등의 전투를 위해 군량미와 의병을 지원하는 등 맹주로 활동했으며, 당시 농민들이 농사를 짓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매월동에 개산방죽(전평제)를 축조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한 선비로 후세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
"어떻게 민주화 성지에서···" 광주 출신 장성호 감독의 고백 '킹 오브 킹스' 장성호 감독. 뉴시스북미를 강타한 '킹 오브 킹스'를 연출한 장성호 감독이 4년 장학금을 받고 들어간 전남대학교를 한 달 만에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경험을 고백했다. 5·18민주화운동 주역인 곳에서조차, 더군다나 가장 폭력을 비판해야 할 미대에서 폭력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된 데 충격받았다는 내용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더해 '민주화의 성지'를 자부하면서도 민주적이지 않은 관행들이 여전히 광주사회 곳곳에서 자행되는 현실에 더해 성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장 감독은 16일 보도한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이 같은 경험을 밝혔다. 장 감독은 인터뷰에서 1989년 전남대학교 미술대학에 4년 장학생으로 입학했지만 끔찍한 경험 후 한 달 만에 학교를 떠나야 했던 사실을 털어놨다. 서강고등학교에 재학한 장 감독은 전교 두세 손가락 안에 드는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가정형편상 전남대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장 감독은 "어느 날 선배들이 단과대 옥상에 후배들을 집합시켜 엎드려뻗쳐를 시켰다. 곧 팰 분위기였다"면서 "민주화의 성지 전남대에서, 그것도 예술혼을 불태워야 할 미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게 납득되지 않아 반항하고 그 길로 자퇴했다"고 고백했다.장 감독이 겪은 1989년은 1980년 5월 항쟁(5·18민주화운동)과 1987년 6월 항쟁을 거치며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의 시작점이자 중심지였던 전남대학교는 당시 민주화 투쟁의 상징적 공간이었다.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또 군부 정권에 맞서 수많은 전남대 학생이 희생됐다. 그러면서 전남대는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며, 매년 5월이면 전국에서 이를 기리는 사람들이 찾는다.이런 곳에서 그것도 자유로운 영혼이 존중받아야 할 미대에서 비이성적인 '군기 잡기'와 폭력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됐다는 사실은 장 감독이 충격을 받기에 충분했다. 더군다나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은 구금한 학생들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옷을 벗겨 얼차려(군기 훈련)를 준 뒤 물리적 폭력을 저지르는 일을 수없이 반복했다.특히 이 같은 폭력적 악습은 오랜 기간 전남대에서 사라지지 않으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가장 최근인 2015년에는 전남대 예술대학에서 선배가 후배들을 대상으로 얼차려를 주는 모습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 문제로 정기 연주회가 취소되는 일로 이어졌다. 지난 2013년에는 전남대 신문방송사가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104개 학과 중 77개 학과가 후배들에게 '얼차려'를 포함한 기합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자랑스러운 역사 이면에는 부끄러운 민낯이 공존해 왔던 셈이다.다만, 201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얼차려와 같은 폭력은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선배가 후배를 집합하는 문화가 이른바 '똥군기'로 불리며 사회적으로 자정이 이뤄진 탓이다.#D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 내 한 장면. 모팩 스튜디오장 감독 고백을 접한 지역사회에서는 성찰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와 인권, 평화를 자부하면서도 여전히 비민주주의적인 행태가 이뤄지고 있다는 자조적 고백이다. 실제 해당 기사가 공유된 SNS에서는 "전남대 전체가 이 하나만으로 부끄러워 쥐구멍을 찾을 만큼 통절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전남대뿐만 아니라 민주 성지 광주에서도, 이 사회에서도 전체주의적이고 폭력적인 문화가 드글드글할 것이다"는 반응을 보였다.한편, 킹 오브 킹스는 장 감독이 연출과 각본, 제작 등을 맡아 예수의 일생을 다룬 장편 3D 애니메이션 영화다. 북미 박스오피스 6천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내 단독 제작 영화로는 북미 흥행 역대 1위 기록을 달성했다. 이에 힘입어 이날 국내 전국 500개관·1천200개 스크린에서 동시 개봉한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 · 재개봉·데뷔작···스크린 위 '기억'과 '발견'
- ·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100년의 기억 체험하는 공간 되길"
- · 광주 미디어아트와 몽골 전통음악의 만남 '뜨거운 호응'
- · '컬트 영화' 대부, 데이비드 린치를 만나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