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이전땐 지역경제 막대한 '타격'
대표향토기업 제자리 안착 지원 필요

'대형화재'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금호타이어의 광주공장을 두고 '해외이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지역 대표향토기업이 안정적으로 지역에서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이 없어질 경우 공장 근로자 등 최소 1만여 명 이상 생계가 위협을 받는 데다 지역경제에도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공장이 존속할 수 있도록 지역의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2일 지역경제계 등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의 폴란드 등 유럽공장 추진은 당초 광주공장의 이전이 아닌 유럽 생산기지 마련을 위해 장기적으로 추진해 온 사업이다.
금호타이어는 그동안 폴란드·세르비아·포르투갈 등 3개국을 후보지로 인센티브를 포함한 투자조건을 협의해 왔다.
연간 600만 개 생산 능력을 갖춘 유럽신공장 건립에 8~9천억 원가량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유럽 생산기지 확충을 전략으로 진행해 왔다.
하지만 국내 생산거점인 광주공장이 화재로 사실상 가동 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기류가 미묘해지는 분위기다.
금호타이어가 광주공장 이전을 위해 마련한 함평 빛그린산업단지 부지로 광주공장을 이전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지역에서 나오기도 했지만 '경우의 수'로 해외 신공장으로 광주공장을 대체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 서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연평균 생산량은 금호타이어 국내 생산량의 45% 수준으로 지난해 12월 말 기준 매출액은 8천900억여 원에 이른다. 단순 계산으로도 한 달간 가동이 중단되면 800억 원 이상의 손해를 입는다는 의미다.
여기에 광주공장을 완전히 재건하더라도 최대 3년이 걸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오면서 신공장 건립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앞서 화재가 발생한 한국타이어가 공장을 재건하지 않고 해당 물량을 분산배치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호타이어도 '같은 방식을 택하지 말란 법이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타이어가 광주공장을 없애고 해외공장으로 물량을 돌리는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되면 2천600명에 이르는 근로자를 비롯해 가족까지 최소 1만여 명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광주시의 위기대응 민관합동특별팀이나 광산구의 노사민정 범대책기구인 '금호타이어 화재 대응 대책회의'도 금호타이어의 조속한 안정과 정상화에 목표를 두고 출범한 것도 이 같은 우려와 무관치 않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고용보장과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가장 빠른 길은 금호타이어 새 공장을 짓는 일"이라며 새 공장을 짓는 일에 적극 협력·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광주시가 '광주공장 이전 부지' 용도변경에 보다 전향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광주시는 현행법상 공장이 가동을 멈춘 뒤 토지 활용 계획을 심사받아야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특혜 시비가 일어날 수 있어 그동안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하지만 화재를 공장이 멈춰 선 데다 강 시장이 새 공장 건립 지원 의사를 밝힌 만큼 금호타이어가 함평 이전을 결정하면 광주공장 부지 용도 변경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지역경제계 관계자는 "지난 60여 년간 광주를 지켜온 대표향토기업이 지역을 등지지 않고 안정적 재기를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줘야 한다"며 "금호타이어가 빛그린산단 이전을 추진해 왔던 만큼 공장이전 문제를 빠르게 마무리지을 수 있도록 해줘야만 빠른 정상화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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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함평 빛그린산단 이전 '가닥' 화재로 잿더미가 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모습. 뉴시스 지난 5월 대형화재로 광주 공장 전체가 멈춰 선 금호타이어가 기존 계획대로 함평 빛그린국가산업단지로 이전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2천600여 명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화재 피해를 입지 않은 광주 1공장을 확대하는 한편 함평 빛그린산단엔 핵심공정인 '정련 공정' 설비를 먼저 설치하고 단계적으로 공장을 확대하는 방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16일 금호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노조 등에 따르면 노사 양측은 화재 복구 로드맵을 두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이달 중으로 복구 로드맵으로 발표할 예정인 금호타이어는 화재 복구 대책을 노조와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지역의 가장 큰 관심사인 공장 이전에 대해선 노사 양측 모두 함평 빛그린 산단으로 이전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와 부지매입 계약을 체결한 금호타이어는 당초 2029년 10월까지 매각대금을 완납하고 이후 본격적인 이전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화재로 공장이 멈춰서는 변수가 발생하면서 이전 논의가 한층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하지만 공장 규모를 두곤 노사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노조 측에선 연간 1천400만본 규모의 공장을 한 번에 짓는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이번 화재로 소실된 정련공정 설비를 먼저 짓고 단계적으로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최소 1조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공장건립을 한꺼번에 추진할 만큼 재정상황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에서 남아있는 1공장을 가동하면서 신공장도 함께 운영하고 최종적으로 1천400만본 양산체제를 갖추겠다는 것이다.근로자 고용안정대책으로 제시된 1공장 가동에 대해선 사실상 합의가 이뤄진 상태다.그동안 노조 측에서 주장해 온 1공장 가동과 관련, 일 4천본 생산규모인 1공장을 1만 본 규모로 늘려 고용불안을 해소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 나가고 있다. 노조 측에선 1공장을 1만 본 규모로 늘리면 500명 이상이 근무가 가능해져 신공장 건설까지 순환근무를 통해 고용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사측에선 이같은 노조 측의 요구를 수용, 1공장 생산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공장운영 방안으로는 현재 1공장엔 타이어 원료를 만드는 '정련공정'을 없기 때문에 공장을 가동하는 동안 타 공장 또는 다른 제조업체로부터 원료를 제공받아 공장을 가동하고 이후 함평에 '정련공정' 설비를 갖춘 공장이 설립되면 함평에서 원료를 공급해 광주 1공장을 운영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방안을 두고 노사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아직 결정된 부분은 없지만 노사 양측이 모두 회사를 살리는 방안에 중점을 두고 협의를 이어가고 있어 최대한 빨리 화재 복구 로드맵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한편 1·2공장으로 구성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5월 17일 발생한 화재로 2공장이 사실상 전소됐으며 1공장은 화재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단독으로 생산이 불가능한 구조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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