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4월, 광주다움 통합돌봄 서비스가 첫발을 뗐다.
필자는 의사로서 그 중 '방문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타 지자체에서도 통합돌봄을 위한 시도가 있었지만 지원 서비스에 의료와 건강분야가 포함된 경우, 특히 의사의 가정방문 진료 서비스가 제공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동안 만났던 다양한 환자들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 사례를 들어 광주다움 통합돌봄이 특별한 이유를 소개하고자 한다.
# 환자 K(62세, 남자)는 오랜 기간 당뇨와 당뇨합병증을 앓고 있었다. 그는 천장에서 비가 새고 검은 곰팡이가 가득한 3층 집에서 혼자 지내고 있었다. 심한 어지럼증으로 혼자 외출하기 힘들었고, 이가 없어 죽으로만 겨우 식사를 하는 상황이었다.
동행정복지센터의 의뢰를 받은 필자는 의사로서 집을 찾아 진료를 진행했고, 이후에도 방문간호를 통해 지속적으로 컨디션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기력저하가 지속되어 결국 입원을 하게 됐고, 결핵까지 추가로 발견됐다. 2주간의 입원치료 후 겨우 퇴원한 K씨를 위해 '우리동네의원' 방문진료팀은 인슐린 요법을 시작했고, 방문간호와 신중년일자리사업 건강지킴이를 연계해 환자가 인슐린 사용에 익숙하도록 지원했다. 현재 K씨는 인슐린을 사용해 적절하게 혈당을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의료적 처치가 적절히 이뤄진다고 해도 당뇨질환에 적합한 식사를 하지 못하고, 곰팡이가 핀 열악한 주거환경을 해결하지 않고는 건강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우리가 담당한 진료서비스 외에도 '식사지원'을 통해 당뇨식을 지원하고, '대청소'와 '방역방충' 서비스로 집안 환경을 쾌적하게 바꿨다. 더 나아가 주거지 상향을 위해 임대아파트 신청도 도왔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사업명 그대로 한 사람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통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에서 특별함을 느낄 수 있었다.
# 환자 L(66세, 남자)은 뇌출혈에 의한 편마비로 거동이 불편했다. 방문진료를 통해 만성질환을 꾸준히 관리해 드렸지만, 운동량 부족으로 몸을 움직이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졌다.
환자 본인의 운동에 대한 의지는 있었으나 혼자서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던 중 광주다움 통합돌봄 '방문맞춤운동' 서비스가 연계되면서 물리치료사와 함께 운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앓고 있던 치아질환은 '방문구강' 치료를 통해 가정 내에서 치아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당사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다학제적 서비스가 통합 연계되면서 치료 효과도 빠르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의 사례로 보듯,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대상자의 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통합하여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역할이 매우 크고 중요하다.
광주가 아닌 다른 지역의 환자였다면 진료-검사-처방으로 이어지는 일률적인 의료 처방만을 받게 됐을 것이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치료'와 '돌봄'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의 지속적인 발전을 응원하는 입장에서 앞으로 이 제도가 더욱 다양하고 세밀한 서비스를 갖추기를 기대한다. 특히 방문맞춤운동이나 방문구강진료와 같은 서비스에 의료진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다면 '의료'와 '돌봄' 사이를 보다 촘촘히 메울 수 있을 것이다.
시민 건강을 돌보는 광주 만들기는 진단과 처방으로 끝나는 의료 서비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치료와 돌봄이 유기적으로 이어져, 누구나 손쉽게 '건강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필자는 왕진 가방을 들고 오늘도 마을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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