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리커브 전종목 메달
금2·은2·동4 메달 7개 획득
멕시코 꺾고 종목1위 달성
'광주의 딸' 안산 은1·동2

광주가 야심 차게 개최한 '광주 2025 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세계양궁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현장인 5·18민주광장에서 치러진 결승전으로 '민주·인권·평화 도시 광주'를 세계에 각인시키는 의미를 가졌다. 또한, 개·폐막식 없는 간소한 운영과 실내 경기장 대신 야외 특설 경기장을 활용하는 등 '저비용·고효율'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주목받았다. 이 가운데 국내 선수들은 눈부신 활약으로 금메달을 휩쓸며 대한민국 양궁 최강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화려한 성과 뒤에는 '저비용'이라는 명분 아래 가려진 그림자도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이번 세계양궁대회를 통해 선수들은 어떤 성과를 거두었고, 대회 운영적인 측면에서는 어떤 숙제를 남겼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홈 어드밴티지'는 홈에서 누리는 유리한 점이 많아 생긴 말이다. 특히 익숙한 환경에서의 빠른 적응과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특별히 홈 어드밴티지를 누렸는지 의문이다. 관중석은 비어있기 일쑤였고, 선수들은 덥고 습한 날씨에 원정과 다름없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선수단은 '세계 최강'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특히, 대한민국 양궁 리커브 대표팀은 16년 만에 안방에서 열린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리커브 전 종목 메달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표팀은 금메달 2개·은메달 1개·동메달 3개까지 총 6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컴파운드에서 최용희가 획득한 동메달 1개를 더하면 7개로 그 숫자는 늘어난다.
대회는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광주 국제양궁장과 5·18 민주광장 특설경기장에서 열렸다. 세계양궁선수권대회는 2년마다 열리는데 국내에서 대회가 열린 것은 2009년 울산 이후 16년만이다. 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500명의 선수가 입국했고 이들은 총 10개의 메달을 두고 열띤 경쟁을 펼쳤다.
대표팀은 대회 전부터 컴파운드와 리커브에서 최대한 많은 메달을 획득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전통의 강호로 자리잡고 있는 리커브에서는 전 종목 금메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대회 첫 번째 메달은 컴파운드에서 나왔다. '대표팀 맏형' 최용희(현대제철)가 남자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선물하며 메달 사냥의 시작을 알렸다. 최용희를 제외한 컴파운드 남자 대표팀 전원이 개인과 단체에서 탈락한 점은 아쉬움이다.
대표팀의 본격적인 메달 사냥은 역시 리커브에서 시작됐다. 먼저 김우진(청주시청)과 안산(광주은행)이 합을 맞춘 혼성전에서 대표팀은 은메달을 걸었다. 이들은 예선 1라운드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했으나 결승에서 만난 스페인에게 덜미를 잡혀 2위에 만족했다.
강채영(현대모비스), 임시현(한국체대), 안산이 나선 여자 단체에서도 대표팀은 동메달에 그쳤다. 위기감이 감도는 순간이었다. 이들은 4강에서 대만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대표팀의 첫 금 사냥은 남자 단체전에서 성공했다. 이우석(코오롱), 김제덕(예천군청), 김우진은 결승에서 미국을 꺾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대표팀 막내' 김제덕은 개인전 동메달로 김우진과 이우석이 탈락한 남자 개인전에서 대표티팀의 자존심을 살렸다. 또 이번 동메달은 김제덕의 개인 첫 메이저대회 개인전 메달이었다.
대한 궁사들은 대회 마지막 날에 최고의 피날레를 선보였다. 여자 개인전에서 강채영이 중국의 주징이에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했고 안산이 동메달에 성공했다. 임시현이 메달을 따내지 못했지만 한국 양궁대표팀은 이번 대회 총 7개의 메달을 따내면서 멕시코(금2, 동1)를 제치고 종합 순위 1위로 양국 종주국의 위용을 자랑했다.

고향 광주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 선수 겸 홍보대사로 나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기량을 발휘한 안산은 "팬들의 응원이 정말 큰 힘이 됐다. 감사하다"며 "이번 개인전 동메달이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다음주에 있을 국가대표 선발전 준비를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고향이라는 특이점을 비롯해서 결승전 장소가 전일빌딩 앞에 있는 5·18 민주광장인 만큼 의미가 남달랐다"며 "4년 전에 일본 도쿄에서 애국가를 여러 번 울렸는데 이번에도 한 번 이어져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홍보대사의 임무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안산은 "일주일 뒤에 세계장애인양궁선수권대회도 열린다. 올림픽에 열광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패럴림픽에도 많은 선수들이 나가고 메달을 따지만 주목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속상한 마음이 있다"며 "이번에 비장애인 대회와 함께 개최되는 만큼 찾아와서 다른 매력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특별취재반=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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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우, 광주세계3쿠션월드컵 우승···세계랭킹 1위 탈환
3쿠션 간판 조명우(서울시청)가 광주에서 열린 세계3쿠션월드컵을 제패하고 기뻐하고 있다. 대한당구연맹 제공
대한민국 3쿠션 간판 조명우(서울시청)가 광주에서 열린 세계3쿠션월드컵을 제패하며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되찾았다.조명우는 지난 9일 광주 빛고을체육관에서 열린 '2025 광주세계3쿠션당구월드컵' 결승전에서 이탈리아의 마르코 자네티를 50-30(에버리지 2.000)으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올해 아시아선수권, 세계선수권, 월드게임, 월드컵을 모두 석권하는 '그랜드슬램'급 성과를 달성했다.이번 대회에서 조명우는 강적들을 차례로 꺾으며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입증했다. 4강전에서는 세계 랭킹 1위 에디 먹스(벨기에)를 50-39(에버리지 2.380)로 완파하며 기세를 올렸다. 흔들림 없는 집중력과 치밀한 경기 운영으로 상대를 압도한 그는 결승에서도 특유의 침착함과 정교한 공략으로 자네티를 몰아붙였다.결승 초반부터 날카로운 공격으로 흐름을 주도한 조명우는 안정된 수비와 연속 득점으로 점수 차를 벌리며 완승을 거뒀다. 이번 우승으로 누적 랭킹 포인트를 크게 끌어올린 그는 세계랭킹 1위 자리를 탈환,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선수로 다시 한 번 자리매김했다.광주 월드컵은 또 하나의 특별한 기록을 남겼다. 2013년 구리 대회(강동궁), 2017년 청주 대회(김행직)에 이어 2025년 광주 첫 월드컵에서도 조명우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첫 월드컵 개최 도시마다 한국 선수 우승'이라는 전통이 이어졌다.세계 20개국 15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나흘간 열전을 펼친 이번 대회는 조명우의 압도적인 활약 속에 막을 내렸다. 한국 3쿠션의 저력이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각인된 대회로 평가된다.3쿠션 간판 조명우(왼쪽 두번째)가 광주에서 열린 세계3쿠션월드컵을 제패하고 가장 높은 단상에 올라서 있다. 대한당구연맹 제공조명우는 "한국에서 열린 월드컵만큼은 꼭 우승하고 싶었다"며 "그동안 3위, 준우승에 머물렀는데 이번에는 드디어 해냈다.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파룩 엘 바르키 세계캐롬당구연맹(UMB) 회장은 "역대 월드컵 중 최고 수준의 대회 운영을 선보인 대한당구연맹에 감사한다"며 "광주 월드컵이 캐롬 종목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호평했다.조명우는 오는 12월 7일부터 13일까지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리는 올 시즌 마지막 월드컵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세계랭킹 1위의 기세를 이어 시즌 3관왕에 오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한편 이번 대회는 세계캐롬당구연맹(UMB)과 아시아캐롬연맹(ACBC)이 주최하고, 대한당구연맹·광주시당구연맹·광주시·광주시체육회가 주관했다. 후원은 SOOP·배리미디어·왁티·부일·농부드림·라도스투어 등이 맡았다.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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