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정치·사법리스크 '이재명 때리기'
"민주, 대선후보 교체해야 정권교체"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0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다목적강당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여는 제7공화국 시국토론회'에 참석, 기조연설 전 일행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4·10 총선 참패 후 잠행을 이어온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0일 야권 심장부인 광주를 찾아 '개헌론 띄우기'에 나서며 본격적인 정치 활동 재개 신호탄을 쐈다.
조기대선 가능성이 거론되고,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이 필요하다는 여야 원로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 전 총리도 개헌론 대열에 합류해 정치적 입지를 재구축하려는 모습이다.
이 전 총리 입장에선 조기대선 국면에서 개헌론이 탄력을 받게 된다면 이를 고리로 한 제3지대 개헌 빅텐트, 후보 간 합종연횡 등을 통해 대권 주자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총리는 10일 광주지역 언론과의 기자간담회에서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민주당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정리하지 않은 채로 대선에 임한다면 대선 후에도 혼란이 계속될 것"이라며 "대선 후에 사회·국가적으로 불안·혼란을 끝내고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 후보로는 오히려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 민주당은 대선 후보를 교체해야 안전한 정권 재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현재 국가가 직면한 위기 상황을 타개할 방법으로 분권형 개헌을 통한 '87년 체제' 종식, '윤석열 이재명 극단정치' 청산 등 2가지를 제안했다.
그는 "지금의 위기적 사태가 이번에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다"며 "그동안 감춰졌던 대한민국의 취약 또는 추악한 실상과 오랜 숙제가 이번 위기를 맞아 한꺼번에 표출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제7공화국을 여는 국민적 결단이 필요하다. 이대로 간다면 우리는 '예정된 비극'을 겪으며 침몰의 길로 들어설 수도 있다"며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마저 두둔하고, 민주당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호도하고 있다. 이미 '윤석열 이재명 정치의 동반청산'이 시대정신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에선 여야의 상시적인 극한 대립과 12·3 비상계엄 사태로 빚어진 파국적 상황의 근본 원인이 '87년 체제' 한계에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를 해소하려면 1987년 개정한 현행 헌법의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제' 권력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개헌 추진이 탄력을 받으려면 과반 의석 민주당을 이끄는 이 대표의 태도 변화가 중요하다는 게 정치권 원로들의 인식이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비명계를 중심으로 개헌론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 대표를 비롯한 친명계는 개헌에 선을 긋고 있다.
이 전 총리는 "분권형 개헌을 통해 87년 체제를 종식해야 한다"며 "조기대선 이전에 개헌에 대한 정치적 합의를 이루고, 개헌 국민투표를 대선과 함께 실시해야 한다. 헌법상 120일이면 개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헌을 공약해놓고도 침묵하는 민주당의 동참을 요구한다. 만약 개헌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면 정치적 합의로 차기 정부를 87년 체제 종식과 제7공화국 출범을 위한 과도정부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헌법을 고치려면 국회 재적 과반수 또는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한 후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개헌안 국회 통과 후 30일 이내 국민투표에서 과반 투표와 과반 찬성이 나와야 확정된다.
이 전 총리는 극단정치 청산도 강조하며 "양쪽의 극단세력을 배제한 합리적 책임정당의 출현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지금처럼 양극단 세력이 정치를 주도하며 정권을 주고받는다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중요 국가정책이 오락가락하며 국정을 표류시키고 국내외적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기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전 총리는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보는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 인용시 조기대선의 범진보·보수 진영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범진보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40.8%를 기록하며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김동연 경기지사 7.7%, 김부겸 전 국무총리 6.5%, 이낙연 전 국무총리 6.0%, 김경수 전 경남지사 4.5%, 우원식 국회의장 3.5%, 김영록 전남지사 0.8% 등 순이었다.
이 전 총리는 "역사의 고비마다 호남인들이 국가를 바로 세워줬다"며 "총체적 위기가 몰려왔는데도 내전만 계속하는 극단정치를 끝내고, 국민생활과 국가생존을 우선하는 책임정치로 가도록 함께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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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대·순천대, 주도권 싸움 말고 대승적 결단 필요
목포대 송하철 총장과 순천대 이병운 총장
국립의과대학 신설을 둘러싼 목포대학교와 순천대학교의 행보를 두고 지역 내에서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정부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오는 20일 오후 6시까지 국립의대 신설 추진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지만, 양 대학이 의대와 대학병원 소재지 등을 놓고 소모적 논쟁만 이어가고 있어 자칫 지역의 오랜 바람을 송두리째 날려버릴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11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당초 전남 국립의대 신설 논의는 섬과 농어촌 지역의 열악한 의료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출발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섬을 보유한 신안군을 비롯해 전남 서부권 주민들이 응급·중증질환 발생 시 다른 지역 대형병원으로 장시간 이동해야 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국립의대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30년 넘게 이어졌다.하지만 정부가 전남의 국립의대 신설을 공식화하고 목포대와 순천대의 통합을 전제로 추진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2024년 3월 정부가 전남 국립의대 설립 계획을 발표한 뒤 같은 해 11월 양 대학이 통합에 뜻을 모았지만, 이후 의대와 대학병원 유치 문제를 놓고 지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했다.의료 취약지역 주민을 위한 의대 설립이라는 본래 취지보다 어느 지역에 의대와 병원을 둘 것인지 등이 논의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이다.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까지 논쟁에 가세하면서 갈등은 대학 간 협의를 넘어 동·서부권 지역 대립으로 확산됐다. 자칫 지역 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한 국립의대가 또 다른 지역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더 큰 문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정부는 2030학년도 지역 의과대학 신설 대상으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경북도를 선정하고 각각 100명의 정원을 배정했다. 전남광주가 정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목포대와 순천대가 통합에 합의하고 교육부의 통합 절차를 거친 뒤 의대와 대학병원 설립 방안 등을 담은 추진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정부가 제시한 신청 마감은 오는 20일이다. 교육부 통합 절차에 필요한 시간까지 고려하면 양 대학이 실제로 합의하고 계획서를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이틀 안팎에 불과하다.사실상 마지막 시한인 셈이다.전남광주통합특별시도 양 대학의 합의를 촉구하며 중재에 나섰다. 민형배 시장은 의대와 대학병원 등을 유치하지 못하는 지역에 특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까지 제시하며 양측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결국 필요한 것은 ‘어느 지역이 더 많이 가져갈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전남 전체의 의료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대승적 판단이다.국립의대 신설의 출발점이 어디였는지를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30년 넘게 이어진 도민들의 요구는 특정 대학이나 특정 지역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섬과 농어촌 주민들이 제때 치료받고 응급환자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의료 기반을 확충해 달라는 요구였다.목포대와 순천대가 통합을 전제로 정부로부터 확보한 의대 정원은 100명이다. 어렵게 얻어낸 기회를 놓친다면 전남은 다시 의대 신설을 요구하는 긴 시간을 감내해야 할 수 있다. 반면 정부가 전남과 함께 신설 대상으로 선정한 경북에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대학 통합과 의대·병원 입지를 둘러싼 이견을 끝까지 고집하다가 양측 모두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양 대학이 주도권과 지역 이익을 앞세우는 협상에서 벗어나 전남 전체 주민의 의료권을 바라보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30년 숙원을 눈앞에 두고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갈 것인지, 갈등을 넘어 전남의 새로운 의료체계를 열 것인지는 목포대와 순천대의 선택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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