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트라우마센터·추모공원 등 조성
“일부 중복”…“사전 조율·유가족 의견 반영”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전체 희생자의 장례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고 사고 원인 규명을 향한 시계가 빠르게 흐르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와 전남도가 희생자 유족과 지역민의 피해 회복을 위한 다양한 후속 지원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시·도 추진 사업 중 일부 중복되거나 비슷한 성격이 있어 국비 확보 등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희생자들의 의견 반영과 함께 지자체간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9일 기자들과의 차담회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는 희생자 유족과 시민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유족·국회·정부 등과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가 준비하고 있는 특별법 주요 내용은 유가족의 일상 회복을 위한 경제·의료지원, 유가족 포함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과 치유를 위한 자조공간 마련, 참사로 큰 타격을 받은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지원 등이다.
시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지원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면서 여객기 참사 피해자 심리 회복을 위한 '12·29 마음센터(가칭)'설립 관련 내용을 포함시킬 방침이다.
강 시장은 "유가족 협의회에서 '장례 후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면 희생자의 흔적을 보며 트라우마에 시달릴 것이 걱정된다'는 호소가 있었다"며 "함께 모여 어려움을 극복할 공간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시는 관광업계 피해조사를 실시하고 소상공인 특례보증 50억원을 지원하는 등 참사로 직접 타격을 입은 관광업계 지원방안도 발표했다..
다만 강 시장이 발표한 '12·29마음센터'는 김영록 전남지사가 3일 전에 밝힌 트라우마센터와 역할이 비슷한데다, 기존 광역·기초 트라우마 센터와의 역할 중복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지난 6일 김 지사는 "심리상담 및 치료를 위한 트라우마센터 설치와 추모공원을 국민이 함께 추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추모공원은 무안국제공항 인근에 460억원을 투입해 7만㎡ 규모로, 추모탑과 추모홀, 방문객센터, 숲, 정원 등을 마련해 치유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이에 희생자가 광주와 전남 두 지역 연고자가 대부분인 만큼 시·도는 유가족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서로 협의해서 한목소리로 정부에 특별법 제정과 지원 사업을 건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센터 장소는 광주는 여객기 참사 피해자가 가장 많고 전남지역 유족의 접근성도 고려해 (유가족) 협의를 통해 최종 선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 "저 분인가"···광주 CCTV 관제요원에 포착된 실종 노인 지난해 100억원을 투입해 현대식 시설을 갖춘 광주시CCTV통합관제센터 모습. /광주시 "실종된 치매노인을 찾아야 합니다."지난 21일 오후 7시 30분께. 해가 지고 어두컴컴해졌을 무렵 광주시 CCTV통합관제센터에 다급한 실종 신고가 들어왔다. 북구 각화동 한 마트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70대 노인이 갑자기 없어졌다는 신고였다. 경찰의 협조 요청을 받은 관제센터는 즉시 실종자 찾기에 나섰다.관제요원들의 손과 눈이 바쁘게 움직였다. 실종자의 얼굴과 인상 착의를 전달받고 집중 관제에 들어갔다. 화면 속에는 북구 일대를 비추는 수백 대의 CCTV가 빠르게 전환됐다. 전문 관제요원들은 실종자가 지나갔을 법한 경로를 추적하며 화면 하나하나에 눈을 고정했다. 실종 당시 인상착의와 행적을 토대로 노인의 동선을 추적했지만 CCTV 사각지대가 존재하다 보니 쉽사리 찾을 수가 없었다.2022년 7월 1일 강기정 광주시장이 광주시CCTV관제센터를 방문해 현장 격려를 하는 모습. /광주시시간만 하염없이 흐르던 자정이 지난 오전 2시께 한 요원의 손길이 화면에서 멈췄다. 각화동에서 도보로 2~3시간이나 걸리는 북구 용강마을의 한 골목을 비추던 모니터 속에 어두운 골목길을 느릿느릿 걷는 노인의 모습이 잡혔다.새벽 시간대 골목을 걷는 걸 수상찮게 여기던 차 실종 신고된 노인의 인상착의를 숙지했던 관제요원이 곧바로 즉시 경찰에 상황과 위치를 전달했다. 현장으로 출동한 경찰은 실종자인 걸 확인하고 가족 품으로 돌려보냈다.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약 8시간 만의 일이었다.광주시 CCTV통합관제센터가 또다시 시민 안전 지킴이 역할을 입증한 순간이다. 특히 CCTV통합관제센터의 상황 공유와 함께 관제요원의 눈썰미가 빛났다.지난 22일 오전 2시 광주CCTV통합관제센터에서 발견한 실종자. /광주시광주CCTV통합관제센터 측은 "실종 신고는 아무래도 정확히 몇 시 몇분에 실종됐는지를 모르고, 모든 곳에 CCTV가 있는 게 아니다 보니 CCTV 추적을 통해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도 "다행히 북구 쪽 담당 관제요원들이 실종자 인상 착의를 숙지하고 집중 관제를 통해 찾아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광주CCTV통합관제센터는 지난해에도 7명의 실종자를 찾아 가족 품에 돌려보냈다. 또 지난 19일에는 서구의 한 편의점에서 강도행각을 벌인 용의자를 검거하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광주시에 따르면, 2024년 12월 말 기준 광주 전역에 범죄 취약지역과 어린이보호구역 등을 중심으로 3천955곳에 1만1천652대의 CCTV를 설치했다. 전문관제요원은 82명에 달한다.지난 2013년 문을 연 광주CCTV통합관제센터는 지난해 100억원을 투입해 첨단기술을 도입하고 노후화한 시스템을 교체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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