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볼 비중 10~15%로 끌어 올려
필라테스·코어 훈련 병행하며
'체력 저하' 문제 해결 위해 총력

“가만히 앉아서 운만 탓하고 있을 순 없죠.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도록 더 단련하겠습니다.”
뼈아픈 한 해를 보낸 KIA타이거즈의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재도약을 위해 자신만의 무기를 갈고 닦고 있다. 지난 1일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 경기에서 1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 호투를 펼친 그는 팀의 패배 속에서도 빛나는 성과를 거뒀다. 당시 기록한 최고 구속은 145㎞. 개막까지 3주가량 남은 시점을 고려하면 최적의 템포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정해영에게 지난 2025시즌은 혹독했다. 60경기에서 3승 7패 27세이브,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하며 고전했다. 5월까지는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강력한 구위를 과시했으나, 6월 8일 한화전에서 마무리로서는 이례적인 ‘44구 역투’를 펼친 뒤 급격한 내리막을 탔다. 이후 평균자책점이 4.89까지 치솟았고, 결국 커리어로우 성적과 함께 연봉 삭감이라는 결과까지 받아들여야 했다.

절치부심 끝에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그는 첫 실전 등판을 치르며 본격적인 전투 준비에 나섰다. 마운드에 오른 정해영은 구속 점검과 실전 감각 회복에 집중했다.
그는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려고 노력했다. 존 안으로 들어간 공들이 파울로 연결된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다음 경기부터는 로케이션에 더 신경 쓸 계획”이라고 등판 소감을 전했다.
이번 비시즌 동안 정해영은 투구폼의 변화 대신 ‘기본기 강화’를 택했다. 체력 보강과 코어 근육 강화를 위해 주 4~5일 훈련과 필라테스를 병행하며 훈련량을 대폭 늘렸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구종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단순한 패턴에서 벗어나 포크볼 비중을 10~15%까지 끌어올려 타자와의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산이다.

그는 “포크볼을 집중적으로 연습 중이다. 이전에는 기본 구종 위주였으나 이번 캠프를 기점으로 비중을 늘려갈 것”이라며 “내가 잘해야 팀이 높은 순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책임감으로 마운드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부진의 원인으로 체력 저하와 제구 불안을 꼽은 정해영은 한층 성숙해진 태도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안 좋을 때 수렁에서 빨리 빠져나오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올해는 실력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며 “팬들의 따끔한 질책과 응원이 성숙해지는 계기가 된 만큼 반드시 결과로 증명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키나와=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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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연승 뒤 마주한 '잇몸 야구' 위기···KIA, 반격 실마리는 어디에
KIA타이거즈 선수단. KIA구단 제공
8연승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가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에서 뼈아픈 2연패를 당하며 고비를 맞았다. 연승 기간 가려졌던 문제점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가장 큰 난제는 불펜진의 균열이다. 2군에서 복귀한 지 8일 만에 홍건희가 우측 어깨 극상근 손상 진단을 받으며 다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로 인해 불펜 로테이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김범수, 이태양, 조상우, 성영탁, 홍민규 등 필승조와 김시훈, 한재승, 김기훈 등 추격조가 번갈아 이닝을 소화해 왔으나, 홍건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콜업된 김건국은 노련함에도 불구하고 투구 기복에 대한 우려가 따르는 상황이다.현재 계투진의 누적된 피로도 심각한 수준이다. 연승 기간 이태양을 포함한 필승조 대다수가 14일부터 18일까지 단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마운드에 올랐다. 이들은 이닝 소화력과 롱릴리프 역할을 병행할 수 있는 자원들이지만, 최근 등판에서 노출한 기복은 명확한 체력 저하를 방증한다. 전력의 핵심 자원이 빠진 시점이기에 남은 투수들의 과부하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KIA 나성범. KIA구단 제공타선의 집중력 저하도 아쉬운 패배의 원인 중 하나다. 두산전에서 라인업에 변화를 시도했으나 결과는 주효하지 않았다. 특히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나성범의 장타력 부재가 아쉽다. 올 시즌 16경기에 나선 나성범은 타율 0.250, 16안타, 12타점, 3홈런을 기록 중이다. 수치상으로는 나쁘지 않으나 장타율이 0.406에 머물고 있다. 이는 지난 2023시즌 기록한 0.671과 비교하면 60.5% 수준에 불과하다. 팀의 중심 타자로서 기대되는 폭발력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슈퍼스타 김도영의 경기 내용도 아쉬움을 남겼다. 두산전에서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BABIP 운이 따르지 않았다. 특히 3차전에서는 찬스마다 병살타로 이닝을 끊으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최근 김도영의 방망이 궤적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상대 배터리가 이를 역이용해 높은 공으로 승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이범호 감독은 단기적인 결과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이 감독은 “지난해 부상으로 오랜 기간 빠지게 되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점이 있을 것이다. 시즌은 길다. 분명히 ‘어게인 2024’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며 “지금 선수들에게 중요한 것은 무리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출장하면서 컨디션을 유지해 주는 것이다. 언제든 해결사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선수들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KIA 이호연. KIA구단 제공수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김건국과 함께 합류한 이호연은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공, 안타를 묶어 4출루 경기를 펼치며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상승곡선 끝에 마주한 내리막길에서 중요한 것은 넘어지지 않는 태도다. KIA가 예기치 못한 전력 누수를 내부 자원으로 어떻게 메우고 다시 날아오를지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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