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의 이해와 활용
서정렬 지음/커뮤니케이션북스/9천800원
"아파트에 거주하는 삶의 만족도는 높을까? 그렇지 않다. 대한민국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지만 자살률 1위, 노인빈곤율 1위 등에서 보듯 삶의 만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물론 아파트에 사는 것과 삶의 만족도는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연관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고 있으면서 삶의 만족도가 낮다고 하면 아파트에 살아도 만족도는 떨어진다는 반증이다. 아파트는 단지 '가격'이 올랐을 뿐 아파트에 거주하는 삶의 '가치'가 고양되는 것은 아닌 탓이다. 아파트를 투자 대상으로 보는 시각, 아파트를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보는 생각이 지배적인 탓에 안전하고 쾌적한 공동체로서 아파트보다는 또 다른 투자처로서 가격 좋은 아파트를 선호한다."(본문 중에서)
한국인의 아파트 거주 비율은 약 60퍼센트에 달할 정도로 높다. 아파트가 도시의 대표적 주택 유형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 사소한 제품에도 있는 사용 설명서가 아파트에는 없다.
자산 가치에만 관심을 둔 사이 난방비, 관리비, 장기수선충당금 관련 비리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제 아파트를 이해하고 잘 활용해야 한다.
아파트 매도·매수시점부터 매도·매수시 주의사항, 아파트 관리 규약 등에 이르기까지 아파트 거주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담은 아파트 전문 서적이 나왔다.
원하는 아파트를 어떻게 사고팔지, 안전하고 쾌적한 공동체를 위해 관리 규약을 어떻게 만들지, 층간 소음을 어떻게 구제받을지, 각종 비리 예방을 위해 입주자대표회의가 무엇을 할지, 관리사무소를 어떻게 견제해야 할지 살핀다.
장기수선충당금과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 등에 대한 세세한 정보도 넣었다.
최초의 아파트 사용 설명서인 셈이다.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인 저자는 현재 행정안전부 보행환경개선사업 자문위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총괄자문위원, 부산시 도시재생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서울연구원과 주택산업연구원, 부동산114의 자회사 등에서 도시와 주택 문제를 연구했다.
'걷고 싶은 도시와 살고 싶은 주택'에 관심이 많으며 '시골교수 서정렬의 궁리연구소'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KBS '명견만리: 700만 베이비부머, 기로에 서다' 등 '걷고 싶은 도시, 살고 싶은 주택'과 관련된 방송에 출연하거나 칼럼을 쓰고 있는 주택전문가다.
저자는 "공동주택(아파트) 입주자 등은 의무 관리 대상인 공동주택을 자치 관리하거나 또는 주택 관리업자에게 위탁해 관리해야 한다"며 "이 책이 아파트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 대장간에 남아 있는 우리의 모습 "누군가 기록해두지 않으면 영영 사라질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것이 쌓여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된다. 이 책의 귀함과 무게가 거기에 있다."한때 서울 을지로 7가는 대표 대장간 거리였다. 녹번동,수색, 구파발 등지에도 대장간이 많았다. 그랬던 대장간들이 1970∼80년대 급격한 산업구조 개편과 도시개발을 거치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이제는 대장간이 모여 있는 곳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대장간 셋이 붙어 있는 인천 도원동이 국내에 마지막 남은 대장간 거리라 할 수 있다.도원역 부근에 있는 인일철공소, 인천철공소, 인해대장간 중 맏형 격은 1938년생 최고령 대장장이 송종화 장인이 운영하는 인일철공소다.책 '대장간 이야기'는 사라져가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장인 대장장이와 대장간의 모든 것을 담았다.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을 누빈다.역사 속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저자는 또 대장간이 우리말의 아주 오랜 곳간임에 틀림 없다고 말한다.이 책에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참전한 명나라군에 건넨 선물 중 휴대용 불붙이는 도구 부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당시 이순신 장군이 부시를 일컬어 적었던 화금(火金)은 불을 일으키는 쇠라는 말이다. 부싯돌을 쳐서 불을 일으키는 쇳조각이 부시인데, 그 어원을 따져보면 불과 쇠가 합쳐져 이뤄진 말이다.이 책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우리 대장간과 대장장이의 세계를 현장에서 관찰하고 정리한 결과물이다. 대장간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대장간의 인문학적 향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드러내고자 애썼다"고 말하는 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나아가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 속을 누빈다. 또한 역사 속에서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 이 책은 우리나라 대장간 다섯 곳, 일본의 다네가시마 대장간 한 곳의 현장 모습을 보여준다. 인천의 도심 한복판에 있는 네 곳 등인데, 이제는 모두 70대 이상의 노인 혼자서 일한다. 젊은 누구도 대장간 일을 배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 대장장이들이 일을 그만두면 그 대장간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저자는 아쉬워한다.뭐니 뭐니 해도 가장 고마운 건 이때껏 대장간 현장을 지켜내온 이 땅의 나이 드신 대장장이 장인들이다. 힘에 부칠 때마다 대장간 현장을 찾아 그분들의 망치질 소리를 들으며 힘을 얻고는 했다.대장장이와 도구, 그리고 쇠. 대장간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장장이가 있어야 쇠를 달구고 두들겨서 뭔가를 만들 수 있다. 원자재인 철물이 없어도 대장간은 돌아가지 않는다. 기술을 가진 대장장이나 원재료인 쇠 말고도 화로, 모루, 망치, 집게 같은 필수 도구가 있어야 한다. 대장간 일은 쇠를 불에 달구는 작업이 우선이다. 화로에는 풀무가 따라붙는다. 바람이 없으면 화로에 불길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대장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성냥이다. 충청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장간을 승냥깐이라 한다. 이 승냥이라는 말이 성냥에서 나왔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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