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의 창- 3만불 시대 인데…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9.01.29. 00:00

김용광 KTT대표

올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 총소득이 3만불 시대로 접어들었다. 2만불이 넘은지 12년 만이며, OECD 회원국 중 24번째다. 1960년 80불에서 58년만에 375배로 늘었으니 세계적인 기록이다.

스위스는 1987년에, 일본과 미국을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들은 1990년대 이미 3만불을 넘어섰고,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의 선진국은 2000년대에 달성했다. 2016년 기준 IMF 자료를 보면 룩셈부르크는 10만불 이상이고, 스위스와 카타르, 노르웨이 등은 6만불을 넘었다. 미국과 아이슬랜드, 아일랜드, 덴마크, 핀란드, 싱가포르, 호주, 스웨덴 등은 5만불 이상이며 산마리노, 영국, 캐나다, 오스트리아, 핀란드, 독일, 홍콩, 벨기에 등은 4만불을 웃돈다. 한국은 아직 따라갈 대상국들이 많다. 실제 국민들이 체감하는 3만불 시대는 '추운 겨울에 멀리 양지에 비치는 엷은 햇빛'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뜻이다. 3만불 시대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음 세 가지 때문일 것이다.

첫째는 너무 늦게 찾아온 지각이다. 어떻게든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성장동력을 키웠다면 2000년대 초반에 이미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었을까? 시점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한참이나 늦음으로써 중국 등 후발 주자들의 추격을 따돌리지 못해 지금처럼 어려운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잃어버린 20년을 겪는 일본도 충분히 추격 할 수 있었겠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둘째는 현재의 경제 상황이 매우 어둡다는 점이다. IMF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올해보다 낮은 2.5%로 전망했고 2020년의 잠정 성장률이 1%까지 떨어진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한국을 견인하는 삼성의 반도체와 핸드폰도 전망이 밝지 않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소업체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실업률도 증가하고, 건설도 부동산 시장이 얼어 위축을 걱정하고 있는 어려운 시기다.

여기에 정부는 정권초기의 정책에 밀려 에너지 정책의 혼돈,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제 단축의 후유증, 노동시장의 경직화를 풀어갈 의지를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이미 많은 문제를 드러낸 탈원전과 소득주도정책, 대기업 압박 등이 여전히 고집스럽게 진행되고 있으며, 대기업을 옥죄는 노동단체와 시민단체들의 입김도 때걸이 및 인기위주에 약하는 현정부의 나약함이다. 최근에서야 대통령은 경제활성화를 강조하기 시작 했지만 기본정책 수정 없는 당부와 현장지도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셋째는 선진형 사회 문화적 토양의 미숙이다. 소득 3만불 시대를 제대로 향유하려면 그만큼의 시민의식이 높아져야 하며 사회의 규범과 행위 양식이 건전하게 형성돼야 한다. 선진국에서 체감하는 조화와 세련미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정치는 정책으로 건전하게 경쟁하려는 것보다 마치 사활을 건 혈투을 하듯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죽여야 산다는 듯한 여·야간의 대결은 비수를 품은 거친 언어가 되어 대중매체를 통해 세상에 범람하므로써 사회 전체를 싸움판으로 만드는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극단적인 공격성 어휘들에 찌든 한국사회는 어디를 가나 지나치게 예민하고 까칠하다.

학교에서는 전교조가 도덕과 윤리 대신 이념주입에 더 치중하고, 학부형들은 제 자식 편든다고 교직자들은 안중에도 없으며, 철없는 학생들은 교사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친구들을 왕따시키며 폭행을 일삼고 있다. 자신들이 정권을 세웠다고 주장하는 일부 노동단체는 노사정협에 참여하기를 거부하면서 관련 기관 사무실을 점거하는등 폭력성으로 자신들의 행동을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3만불 시대 대한민국은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 일본과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베네주엘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은 한때 GNI의 현저한 감소를 겪었다. 한국도 자칫 정치인들이 포퓰리즘 이나 진영논리에 계속 빠져 있다면 이들 국가 처럼 될 수 있는 매우 위험군에 속해 있다.

정치가 맑아져야 사회가 밝아지고, 정치가 건전해야 사회가 품위를 찾는다. 정치가 서로 존중해야 사회가 예의를 차리게 되고, 정치가 온화해야 사회가 따뜻해진다. 국민은 집단 이기주의를 버리고 건강한 판단으로 훌륭한 정치인과 정책을 지지해야 바람직한 정치 풍토를 유도 할 수 있다. 건실한 정치와 올바른 상식이 가득한 사회, 그안에서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는 국민들이 세상사는 보람이다. 그 보람을 딛고 힘을 모아 경쟁력을 키우고 정진할 때 국민소득은 날로 날로 더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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