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홍역의 역습

@김영태 입력 2019.01.28. 00:00

홍역 등 예전에 이미 퇴치됐다는 질병이 때아니게 지구를 역습했다.

지난해 10월 미국의 뉴욕주에서 152명의 홍역환자가 발생했다고 보고됐다. 프랑스에서는 한해 동안 2천902명의 환자가 발생, 3명이 숨졌다. 이탈리아도 2천427명의 홍역 환자 가운데 8명이나 사망했다. 홍역의 발생 국가 면면을 보면 후진국 병이라는 말이 틀린 것 같다.

우리의 경우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처음으로 홍역 환자가 발생한데 이어 서울과 경기도 등지에서 수십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남 지역에서도 1명의 홍역 확진자가 나왔다. 환자들 대부분은 베트남, 대만, 필리핀 등을 여행 중 감염된 뒤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질병관리본부는 해외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며 국내 토착 바이러스는 아닌 것이라고 했다. 우리 나라는 2014년 홍역 퇴치 국가로 인정받았다(WHO).

홍역은 홍역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한다. 기침이나 재채기 등을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데 전염력이 높아 감수성 있는 접촉자의 90% 이상이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감염 증상으로 38도 이상의 고열과 얼굴과 몸통 등에 울긋불긋한 발진 및 홍반성 반점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홍역으로 인한 치사율은 높은 편이 아니다. 우리처럼 의료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나라는 감염자 5천명 중 사망자가 1명 정도 남짓할 만큼 치사율이 낮다. 그러나 영유아 등 아동들에게는 경계를 해야할 질병이다. 폐렴을 앓고있는 어린이나 폐렴 구균 접종을 하지않은 아이들이라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어린 아이들을 둔 젊은 부모들이 전전긍긍해 하는 이유다.

홍역 발병을 막으려면 두번의 접종 과정이 필요하다. 보통 생후 12~15개월 사이, 4~6세 경에 예방접종 절차를 거친다. 한번 앓고 나면 평생 면역력을 얻게돼 두번 다시 걸리지 않는다. 국내에서의 전면적인 홍역 예방 접종은 1983년 시작돼 1차 접종, 1997년 2차 접종이 도입됐다. 백신이 공급되지 않았던 1967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은 발병률이 낮다. 홍역을 앓으면서 항체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홍역이 퇴치됐지만 다시 발병한데는 백신접종을 외면하거나 거부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유럽 등에서 일고 있는 백신 거부 운동이 홍역 발병의 한 원인이라는 이야기다.

국내에서 발병한 홍역이 대규모 감염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그리 크지않아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게 의료계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그러나 백신 접종 거부가 홍역 발생 원인으로 작용했다. 거기에 더해 공기오염이나 지구 온난화 등 심상찮은 이상 기후, 변종 바이러스의 활성화에 따른 초강력 독감, 항생제 내성 향상 등이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세계보건 기구(WHO)의 경고가 나온 것을 감안하면 또한 소홀히 넘길 일은 아닌 듯 하다. 김영태 주필kytmd86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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