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인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1일 오전 9시30분부터 양 전 대법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낮 12시까지 2시간30분가량 오전 조사를 마친 후 오후 1시를 넘어서부터 다시 신문을 재개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및 법관 인사 불이익 등 각종 사법농단 의혹의 최고 책임자로서 개입 및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조사는 가장 먼저 사법농단 의혹 중 가장 핵심으로 꼽히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관련 혐의부터 돌입했다. 뒤이어 오후 4시께부터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법관 인사 불이익 관련 혐의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특수1부 박주성 부부장검사에 이어 단성한 부부장검사가 각 평검사 1명과 함께 조사를 담당하고 있다. 호칭은 '원장님'으로 부르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강제징용 소송을 고의로 지연시키고 결론을 뒤집으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2015년 일본기업 측 로펌 관계자를 수차례 만나고 2016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외교부 측과 접촉하기 전 보고를 받으며 전원합의체 회부 의중 발언을 하는 등 직접 관여한 정황과 증거를 포착했다.
그에 따라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강제징용 소송에 개입하고 실무자들에게 구체적인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렸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혐의를 부인하거나 본인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실무를 맡은 법관들이 한 일을 알지 못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날 검찰 출석 전 대법원 정문 앞에서 입장을 밝히면서 의혹을 부인하는 기존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 6월 경기 성남 자택 인근에서 밝혔던 입장에 관해 "변함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시 "재판에 부당하게 간섭한 바 없고 법관에 (인사) 불이익을 준 적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또 당시 사법부 수장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사법행정 실무를 했던 법관들과는 선을 긋는 모습도 보였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 사건에 관련된 법관들도 각자 직분 수행 과정에서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하고 그 말을 믿고 있다"며 "나중에라도 과오가 있다고 밝혀진다면 그 역시 제 책임이고 안고 가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확인할 내용이 많아 추가 조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후 8시께 조사를 마친 후 조서 열람을 한 후 자정을 넘기지 않고 종료한다는 계획이다.뉴시스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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