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모와 무기한 천막 농성·단식…한국당 규탄
새해 벽두부터 전두환의 부인 이순자씨의 망언, 전 씨의 재판정 불출석, 자유한국당의 5·18진상규명조사위원에 지만원씨 추천 고려 등 5·18민주화운동을 기만하는 사태가 이어지면서 오월 어머니들이 엄동설한에 거리로 나서게 됐다.
추혜성(63·여) 오월어머니집 이사는 10일 "이순자의 망언, 지지부진한 5·18진상규명조사위 속에서 옛 도청 지킴이 어머니들이 이제 더이상 참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며 "11일 오전 9시 KTX로 상경, 국회 앞에 천막을 치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추 이사는 "지난 1일 이순자 망언 이후 연희동 전두환 자택 앞에서 목청껏 소리쳤지만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고 있어 어머니들은 심한 스트레스와 박탈감으로 잠도 자지 못하고 식사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도저히 분하고 억울함을 참을 수 없어 상경하자는 말이 며칠째 나왔으나 날씨가 추워 주변에서 말렸다. 하지만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며 11일 상경하게 됐다"고 전했다.
11일 상경하는 어머니들은 추 이사를 포함해 6명이다.
이 가운데 5·18 당시 옛 전남도청에서 숨진 아들 권호영(당시 19세)씨의 시신을 22년만에 DNA대조로 찾게 된 이근례(81) 어머니와 추 이사는 단식 농성까지 나선다.
추 이사는 "어머니들은 이번에 상경하면 목숨을 버리겠다는 생각이다"며 "특히 이근례 어머니는 6개월 전 대장에서 용종을 제거해 건강이 좋지 않음에도 무기한 단식, 죽어도 국회 앞에서 죽겠다는 마음을 버리지 않고 계시다"고 말했다.
또 "자유한국당은 5·18진상규명조사위 구성을 조속히 하겠다고 김성태 전 원내대표, 나경원 원내대표가 잇따라 약속했지만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며 "이건 5·18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특히 어머니들 마음을 후벼판 지만원을 위원으로 고려한다는 소식에 기대를 버리고 아예 목숨을 버리며 끝장을 보자는 심정이다"고 강조했다.
국회 앞에서 농성할 지킴이 어머니들을 도와 '오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오사모)도 오는 12일부터 어머니들과 함께 국회 앞 천막 농성에 나선다.
지난 2013년 결성된 오사모는 5·18을 폄훼하는 단체나 개인을 규탄하고자 하는 일반 시민들이 모여 설립됐다.
그간 10여차례에 걸쳐 연희동 전두환 자택 앞에서 화형식 등 퍼포먼스를 펼치며 5월 희생자들의 넋을 조금이나마 달랬다.
오사모는 당초 11일 어머니들과 함께 상경하려던 계획이었으나 이날 5·18을 폄훼하는 태극기부대 등 보수단체가 금남로 전일빌딩 앞에서 집회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광주에 남아 이들에 대처한 후 상경한다는 입장이다.
황승의 오사모 사무총장은 "이순자는 망언을 하고 전두환은 재판에 오지 않고 죄인들이 오히려 피해자의 마음을 후벼파는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대로 놔두면 안된다는 심정으로 12일부터 어머니들과 천막농성을 함께 한다. 5·18을 폄훼하면 강력히 처벌하도록 5·18명예훼손 처벌법 입법을 국회에 촉구하며 정치권이 5·18 진상규명과 왜곡 방지에 나서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5월 3단체장들도 오는 14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방문한 후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5·18 진상규명조사위의 조속한 구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천막 농성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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