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오늘 학교생활은 어땠니?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8.12.04. 00:00

이운규 광주 신용중 교사

학부모라면 누구나 아이의 학교생활이 궁금할 것이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에게 수시로 '오늘 학교생활은 어땠니?' 라고 묻는다. 그러나 부모가 원하는 대답을 얻기란 힘들다. 부모들은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해 뭔가 구체적인 것들을 듣기를 원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대답하는 아이에게 있지 않고, 물어보는 부모에게 있다. 부모의 물음이 구체적이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아이의 대답도 구체적일 수 없다.

다음의 15가지 질문은 '오늘 학교생활은 어땠니?'라는 구체적이지 못한 질문을 구체화시켜놓은 것들이다. 다음처럼 질문한다면 아이의 대답도 달라질 것이다. 그러면 원하는 바,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해 좀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1. 오늘 네가 학교에서 배우면서 가장 흥미로웠던(흥분되었던) 순간은 언제였니? 2. 배우면서 잘 이해가 안 되어 혼란스러웠던(혼동되었던) 순간은 언제였니? 3. 오늘 학교에서 배운 내용 중에 그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있었니? 있었다면 그것은 무엇이니? 4. 혹시 오늘 학교생활하면서 걱정스러웠거나 두려웠던 순간이 있었니? 5. 혹시 오늘 학교생활하면서 다른 누군가로부터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 때는 있었니? 있다면 언제였니? 6. 오늘 학교생활하면서 동료학생으로부터 네가 배려를 받고 있다고(친구 누군가가 나를 생각해 주고 있구나 하고) 느낀 때가 있었니? 7. 오늘 학교생활하면서 네 스스로가 자랑스럽다고 느낀(자부심을 느낀) 때가 있었니? 8. 네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나눈 대화 내용을 말해 주겠니? 9. 오늘 학교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면서 있는 힘을 다해 도전해 본 일이 있니? 10. 오늘 학교생활 중에서 어떤 일이 가장 좋았다고(감사하게) 생각하니? 11. 오늘 학교생활하면서 너 자신에 대해 배운 점(알거나 깨닫게 된 점)은 무엇이니? 12. 엄마(아빠)에게 말하고 싶은, 엄마(아빠)가 들으면 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있니? 13. 혹시 걱정거리가 있니? 14. 내일 학교 학교생활 중에 어떤 것이 기대되니? 15. 너의 학교생활에 대해 엄마(아빠)가 너에게 물어봐줬으면 하는 질문이 있니?

위의 질문들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도 중요한 질문들이다. 학생에게 가르친 내용이 진정으로 학생의 것이 되기 위해서는 부모들도 그 가르친 내용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학교에서의 가르침과 가정에서의 가르침이 일관되었을 때만이 학생들은 진정으로 배움을 얻게 될 것이다. 학생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가정에서 부모와 대화할 수 있다면 교육 효과는 더 바랄나위 없이 극대화될 것이다. 물론 학교에서의 가르침과 배움은 교과시간에만 일어나지 않는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면서 생활하는지를 묻는 질문들도 위의 리스트에 포함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위의 질문들을 한 번에 동시에 하라는 말은 아니다. 한 번에 한 가지나 두 가지 질문만을 하는 것이 좋다. 질문할 때와 장소를 잘 가릴 필요도 있다. 또한 질문할 때 지켜야 할 일반적 원칙들도 있다. 아이가 이야기 할 때 끼어들어 말하지 않는 것, 짧게 말하고 많이 듣는 것, 아이가 어떤 일에 대해 말할 때는 당시 아이가 느꼈던 감정을 물어봄으로써 그 상황이 아이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 그리고 아이의 감정이 어떤 것이든 긍정해주는 것, 다만 아이가 학교에서 동료학생이나 교사로부터 부당하거나 비인격적 대우를 받았다면 그에 맞서야 함을 알려주는 것, 끝으로 부모에게 기꺼이 솔직하게 말해주어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

위의 리스트와 대화의 원칙들은 교육관련 국제 인터넷 사이트인 'edutopia'에 Elena Aguilar라는 교육자가 만들어 올린 것을 참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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