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시각- 더 늦기 전에…

@김대우 입력 2018.10.12. 00:00

김대우 정치부 차장

"광주는 왜 그렇게 시끄러워? 지하철이 건설되고 현대차 공장이 들어서면 일자리도 많이 생기고 좋은 거 아냐? 다른 도시는 그런 사업들을 못해서 안달인데…, 그러면서도 다른 한쪽에서는 SOC 예산이 타 지역보다 적다며 호남 소외, 차별 타령이나하고, 뭔가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최근 만난 지인의 송곳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마음 한 켠이 답답해져 왔다.

타지 사람인 그는 요즘 광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갈등과 잡음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지역을 위해 사업을 따와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하지 말아야 한다며 찬반으로 나뉘어 서로 치받고 있는 이 역주행의 상황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는 비단 지인 한사람만의 생각은 아닐 게다. 광주를 바라보는 타지의 시선과도 맞닿아 있다.

우리는 통상 광주하면 정의로운 민주의 성지, 민주·인권·평화 도시 등 긍정적인 이미지만을 떠올릴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강성노조로 기업하기 힘든 도시', '시민단체 반대로 갈등이 끊이질 않는 도시' 등 부정적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기업인들이라면 더 더욱 그렇다.

이는 실제 사례로도 나타난다. 이용섭 시장도 직접 경험했다.

이 시장은 최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얼마 전 어느 기업인을 만나 광주에 투자 좀 해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강성노조 등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투자가 꺼려진다고 거절하더라"며 "더 늦기전에 강성으로 비춰져 기업들이 투자를 외면하는 광주의 이미지를 바로 세워놓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얼마 전에는 페이스북에 "광주의 미래가 걱정이다"는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진정성 있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도시철도2호선 논란과 현대차 완성차 공장 설립 등 주요 현안들에 대한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은 것이다.

광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결국 부작용으로 고스란히 돌아올 수 밖에 없다.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투자가 없으니 마땅한 일자리가 없고, 일할 곳이 없으니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타지로 떠나고, 청년들이 떠나면서 급기야 인구가 줄고 지역경제가 침체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바로 그것이다.

광주에는 유독 갈등현안들이 많다.

지역 대표 숙원 사업들이 갈등에 휘말려 민선6기 4년을 허비했고 이제는 민선7기마저 집어삼킬 태세다.

이 시장의 언급처럼 더 늦기 전에 강성으로만 비춰지고 있는 광주의 이미지를 확 바꿔야 한다. 그래야 광주가 살고 우리가 산다.

우리의 아들 딸들이 직장을 얻기 위해 타지로 떠나고 출신 지역을 감춰야 취업과 승진이 되는 이런 눈물겨운 차별을 더 이상 겪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승복의 문화, 협치의 문화가 꽃 피우는 그런 광주를 만들어야 할 때다.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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