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자신의 잘못된 점을 돌아보는 시기는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할 때가 아니다.
대개 우울하고 불안하거나 인생이 권태로울 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 "도대체 내 마음은 왜 이렇게 불안하고 우울할까?" "왜 이렇게 인생이 재미가 없을까?" 등의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해야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래서 테베에 돌고 있는 역병, 즉 마음의 우울 상태를 알기 위해 예언자이며 장님인 테이레시아스를 부르게 된다.
그는 앞을 보지 못하지만 마음의 눈은 누구보다 밝기 때문에 예언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즉 테이레시아스는 인간의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통로인 것이다. 여기서 테이레시아스를 불렀다는 것은 자신 안에 존재하는 직관의 능력을 통해 우리 마음의 문제를 들여다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직관의 능력인 테이레시아스는 그동안 오이디푸스가 애써 외면하고 보지 않으려 했던 금지된 욕망과 아버지에 대한 살해 욕구를 지적한다. 그러나 오이디푸스가 처음에는 그런 사실을 부인했듯이, 이런 직관의 능력이 알려 주는 자신의 콤플렉스에 대해 사람들은 선뜻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점차 증거들이 모이고, 위기에 몰리게 되는 순간이 오면 그제야 자신 안에 존재하는 욕망의 그림자를 인정하게 된다.#그림1중앙#
'심리학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는 그리스 신화를 통해 우리 내면의 은밀한 심리를 분석하고 있다.
김상준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그리스 신화에 담긴 심리학적 상징들을 짚었다. 실생활과 연결한 심리 문제의 해결 방법, 신화 이야기에 비추어 삶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방향으로 삶을 이끌어가야 할는지를 조언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눈길을 끈다. 복잡한 그리스 신화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전개하며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 속에 담긴 심리학적 상징들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또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 내면에 감춰진 다채로운 인간의 심리들을 조망해 보며 '내 안의 나'를 들여다보도록 이끌어 준다.
이 책에는 신들의 이야기이지만, 인간사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그리스 신화의 신들은 지극히 감정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신들의 신이며 최고의 권력자인 제우스는 바람의 제왕이며, 제우스의 부인이자 최고의 여신 헤라는 질투의 화신이다. 최고의 영웅인 헤라클레스는 다혈질에 분노조절장애가 있다.
수천 년이 흘러도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가 우리를 사로잡는 이유는 상징적인 인간의 역사이며, 무의식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출판사는 서평에서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와 함께 그 속에 담긴 심리학적 상징들을 읽는 인문서다"며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을 따라가며 '내 안에 존재하는 진짜 나'를 만나는 심리여행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uglykid7@hanmail.net
- 대장간에 남아 있는 우리의 모습 "누군가 기록해두지 않으면 영영 사라질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것이 쌓여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된다. 이 책의 귀함과 무게가 거기에 있다."한때 서울 을지로 7가는 대표 대장간 거리였다. 녹번동,수색, 구파발 등지에도 대장간이 많았다. 그랬던 대장간들이 1970∼80년대 급격한 산업구조 개편과 도시개발을 거치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이제는 대장간이 모여 있는 곳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대장간 셋이 붙어 있는 인천 도원동이 국내에 마지막 남은 대장간 거리라 할 수 있다.도원역 부근에 있는 인일철공소, 인천철공소, 인해대장간 중 맏형 격은 1938년생 최고령 대장장이 송종화 장인이 운영하는 인일철공소다.책 '대장간 이야기'는 사라져가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장인 대장장이와 대장간의 모든 것을 담았다.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을 누빈다.역사 속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저자는 또 대장간이 우리말의 아주 오랜 곳간임에 틀림 없다고 말한다.이 책에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참전한 명나라군에 건넨 선물 중 휴대용 불붙이는 도구 부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당시 이순신 장군이 부시를 일컬어 적었던 화금(火金)은 불을 일으키는 쇠라는 말이다. 부싯돌을 쳐서 불을 일으키는 쇳조각이 부시인데, 그 어원을 따져보면 불과 쇠가 합쳐져 이뤄진 말이다.이 책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우리 대장간과 대장장이의 세계를 현장에서 관찰하고 정리한 결과물이다. 대장간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대장간의 인문학적 향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드러내고자 애썼다"고 말하는 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나아가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 속을 누빈다. 또한 역사 속에서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 이 책은 우리나라 대장간 다섯 곳, 일본의 다네가시마 대장간 한 곳의 현장 모습을 보여준다. 인천의 도심 한복판에 있는 네 곳 등인데, 이제는 모두 70대 이상의 노인 혼자서 일한다. 젊은 누구도 대장간 일을 배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 대장장이들이 일을 그만두면 그 대장간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저자는 아쉬워한다.뭐니 뭐니 해도 가장 고마운 건 이때껏 대장간 현장을 지켜내온 이 땅의 나이 드신 대장장이 장인들이다. 힘에 부칠 때마다 대장간 현장을 찾아 그분들의 망치질 소리를 들으며 힘을 얻고는 했다.대장장이와 도구, 그리고 쇠. 대장간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장장이가 있어야 쇠를 달구고 두들겨서 뭔가를 만들 수 있다. 원자재인 철물이 없어도 대장간은 돌아가지 않는다. 기술을 가진 대장장이나 원재료인 쇠 말고도 화로, 모루, 망치, 집게 같은 필수 도구가 있어야 한다. 대장간 일은 쇠를 불에 달구는 작업이 우선이다. 화로에는 풀무가 따라붙는다. 바람이 없으면 화로에 불길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대장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성냥이다. 충청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장간을 승냥깐이라 한다. 이 승냥이라는 말이 성냥에서 나왔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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