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시각- 소통(疏通)의 의미

@김대우 입력 2018.08.31. 00:00

김대우 정치부 차장

민선7기 광주시의 3대 시정 핵심가치는 '혁신', '소통', '청렴'이다. 이중에서도 특히 소통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시민소통기획관'을 신설하고 '시민권익위원회'까지 출범시켰다.

하지만 이렇게 강조하는 민선7기 광주시의 소통행정은 기대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첫 단추부터 삐걱거리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민선7기 광주시 최대 갈등현안인 광주도시철도2호선 공론화를 비롯해 현대차 완성차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 등 핵심 현안들이 소통부족으로 줄줄이 정상궤도를 이탈하고 있어서다.

16년간 이어온 광주도시철도2호선 갈등을 해결해보겠다며 협의 테이블에 마주 앉은 광주시와 시민단체는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다.

소통의 최일선에 있는 시민권익위원장이 급기야 중재를 포기하는 극단적인 상황으로까지 치달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9월말에서 10월초' 시한을 정하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서기는 했지만 합리적인 해법을 마련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첨예하게 찬반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광주도시철도2호선 논란에서 이용섭 시장이 천명하고 기대했던 '협치의 모델'로서의 소통은 찾아볼 수 없다. '오죽했으면 중재를 다 포기했을까?' 오히려 시민권익위원장의 답답한 마음을 헤아릴 정도다.

민선7기 광주시의 최우선 정책인 '광주형 일자리' 선도모델이 될 현대차 완성차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도 노·사·민·정 협의회에 노동계를 배제한 불통행정이 도마에 올랐다. 이에 불만을 품은 노동계의 불참으로 일자리정책 컨트롤 타워가 될 일자리위원회마저 반쪽 출범하는 우를 범했다.

결국 이병훈 문화경제부시장이 "업무 추진을 서두르다 보니 미숙한 면이 있었고 노동계와의 소통이 부족했다"며 사과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이 또한 소통 부족이 불러온 결과다.

광주시의회 장연주(정의당·비례) 의원은 "광주시의 비밀협약이 노·사·민·정의 상호 신뢰를 한꺼번에 무너뜨렸다"며 "지금이라도 노동계의 참여를 보장해 소통하는 열린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현택(더불어민주당·서구4) 시의원도 "현대차 투자협약을 비롯해 도시철도2호선 공론화, 삼성전자 180조 투자, 광주 민간공항 이전 등 일련의 현안 사업들을 들여다보면 소통과 혁신이 배제돼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며 "이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은 구태의연한 행정의 답습으로 광주시의 건강한 소통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렇게도 소통을 강조한 민선7기 광주시지만 정작 핵심 현안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잇따라 불통 문제가 불거지자 이용섭 시장의 '닫힌 소통'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겉으로는 합리적인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결론을 이미 정해놓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통을 악용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허투루 들어서는 안될 일이다.

소통(疏通)은 '막히지 않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용섭 시장은 취임사에서 "민생 속으로 들어가 시민들과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처럼 진정한 열린 소통의 행정을 펼치기 위해서는 민선7기 광주시가 '이청득심(以聽得心·귀 기울여 경청하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의 의미를 되새겨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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