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칼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이제 우리 손에 달렸다

@조덕진 입력 2018.08.23. 00:00

조덕진 문화체육부장 겸 아트플러스 편집장

비유가 적절치 않지만 요즘 보수 언론과 정치권의 행태가 역설적으로 반면교사의 가르침은 준다.

이들은 고용악화 원인을 최저임금으로 상징되는 성장주도정책에 십자가를 덧씌운다.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임금(최저임금제) 때문에 자영업자가 몰락하고 고용이 악화됐단다. 성장주도 정책(최저임금을 낮춰야한다)을 포기하라고 윽박지른다. 프랜차이즈 갑질, 살인적 임대료 등 자영업의 구조적 문제는 무시한다. 외려 구조적 문제를 들여다보면 남 탓 한다고 몰아 부친다. 남 탓하는 자, 원인은 외면하고 곁가지로 생 떼 쓰는 자 누군데. 불행은 이 양치기들의 거짓말이 사실인양 가난한 양들을 호도한다는 데 있다.

광주사회 내부 반성과 성찰도 중요

생각의 여파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으로 이어진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고 노무현대통령께서 지방분권, 지방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 중 하나다. 광주가 지닌 문화예술적 자양분을 도시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고 나아가 한국의 문화부분 국제개발사업(ODA)을 광주를 거점으로 펼쳐나가자는 아름다운 구상이다. 한 도시의 문화예술 역량이 도시경쟁력을 확보해 세계시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이 도시가 거점이 돼 문화예술을 통한 개발원조를 추진한다. 이같은 역량은 문화예술의 속성상 광주라는 공간에 한정되지 않고 이웃 도시, 이웃나라까지 여파를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아름다움 그 자체라 할 수 있겠다.

허나 공적인식이 결핍된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천덕꾸러기 취급했고 심지어 박 전 대통령은 콕 찍어 비효율의 사례로 거론했다. 관계부처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건 것에 다름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오는 2023년까지 5조3천억원이 투입돼야할 사업에 지난해까지 13년 동안 고작 25%가 사용됐다. 그나마 사용 예산의 52%가 전당건립에 투입됐으니 전당 외는 거의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셈이다. 예산의 75%가 장부에서 썩고 있었던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가시밭길을 걸어온 조성사업이 이제 자신의 색깔과 꿈을 펼쳐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얼마전 문화체육관광부가 향후 사업방향을 담은 2차수정안을 발표했다. 방향과 현안에 대한 분석과 대안이 꼼꼼히 담겼다. 현 정부 첫 안이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의미와 가치를 인식하는 정부라는 점에서 조금 더디고 부족하더라도 마음을 더해가면 되지 않을까 하는 일종의 여유도 생긴다. 지역사회와 전문가 의견도 대거 반영해 역설적으로 향후 지역의 역량이 관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시점에서 지난 시간에 대한 냉철한 점검이 뒤따라야하지 않을까 싶다. 희생양을 찾는 전가의 보도가 있지만 광주시민이라면 내부 문제는 들여다 볼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 품위있게. 예산활용과 관련해 무능한 두 전직 대통령과 전당의 예산확보 문제도 있지만 광주시의 책임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행정절차를 제대로 집행하지 못해 국비확보는커녕 확보된 국비가 삭감되는 일 등 문제도 다양하다. 사실 과거 광주시는 조성사업에 대해 주인의식도 책임감도 없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설상가상 일부 지역인사들은 전당을 자신들의 먹잇감으로 전락시켰다. 이들의 이전투구식 자리다툼 때문에 전당장 인사가 지연되고 집행되지 못했다는 것은 비공식적 사실이다. 박근혜·이명박 탓할 일만도 아닌 셈이다.

조성사업 의미·가치 추동해야

전당이나 문화원은 국제기관이다. 외국어 능력을 떠나 '국제적 네트워크'와 감각이 요구되는 자리다. 더 이상 탐욕이나 무능의 경연장이어서는 안된다. 민선 7기가 조성사업의 중요성을 갈파하며 적극적 참여와 협력을 다짐하고 있어 향후 빚어낼 하모니가 기대된다.

무엇보다 문화예술의 사회적 책무와 가치가 발현되고 기대되는 시점이다. 광주비엔날레의 북한 미술전, 평양의 광주비엔날레 등 예술이 광주발로 한반도 평화무드의 최첨병이 되고 있다. 그뿐이랴, 전당과 문화원·광주비엔날레·광주시립미술관 등 광주의 문화예술이 한반도 철책을 녹여 내고 도시에 활력은 물론 자본주의사회 '신'이라는 경제(돈)를 활성화 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장밋빛 꿈이 너무 거창한가.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시절은 21세기 4차산업시대, 예술도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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