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공원은 거미줄과 같이 얽힌 도로와 높은 건물 속에서 허파와 같은 존재다. 인간이 한정된 장소에서 폐쇄되었다고 느낄 때, 공원은 일시적으로나마 마음과 생활의 영역을 넓혀준다. 이 곳에서 산책과 휴식을 즐기며 생활환경의 연장을 찾는다. 도시의 오픈 스페이스로써 시민들에게 중요한 활력소가 된 곳은 광장과 공원이다.
파크(park)는 원래 수렵용 동물이 있는 둘러싸인 땅을 의미하며, 런던의 하이드 파크는 헨리8세가 만든 사냥터, 궁전의 정원으로 존재한 곳이었다. 도시가 팽창하고 시민에게 개방하며 공공공간으로 바뀐 것이 공원의 시초로 본다. 우리나라는 1880년대 서구 열강이 만든 인천의 자유공원과 우리정부가 원각사 터에 만든 탑골공원이 최초라고 한다.
광주 도심에는 옛 읍성권 서편에 두 개의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광주공원과 사직공원이 그 곳이다. 일제 강점기에 광주의 정기인 거북이가 머문다는 성거산에 1913년에 구강공원을 만들고, 일본의 신사를 세웠다. 광복 후 철거되고 광주공원은 성거사지 오층석탑, 충혼탑과 향교가 역사를 잇는 공간으로 존재한다. 멀지 않은 곳에 도심에서 금교를 지나 천변을 건너면 사직공원이 있다. 이 곳은 농경사회 시절 각 지역마다 있던 토지와 곡식의 신을 모셔 제사를 지내던 사직단이 있었으며, 주례에 따라 광주의 서문 밖에 위치한 양림산에 신성한 장소로 존재하였다. 이 곳이 공원으로 된 것은 1924년 일왕의 세자, 히로히토의 결혼을 기념한다며 공원으로 만들었다. 70년대 수영장과 동물원, 놀이 시설이 지어지며 광주 시민들이 즐기는 장소로 크게 변했다. 90년대 초까지 사직공원은 도심 멀리 소풍을 가기에는 교통여건이 쉽지 않았던 시절, 단골명소로 팔각정이 있는 유원지로 존재하였다. 1992년에 여론에 따라 동물원, 놀이시설이 우치동으로 옮겨지고, 동서 축으로 반듯하게 놓인 사직단 복원과 함께 도심의 자연공원으로 재정비하였다. 공원 내에는 여러 문인들의 시비를 세우고, 수목을 다시 심으며 자연을 끌어들이려 시도했다. 2005년 도청이 이전되고, 인적이 드물어지면서 이를 되살리기 위한 여러 계획안이 세워졌다. 공공예술프로젝트로 2012년에 자연과 조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선정된 건축가들은 옛 방송국 길 기슭, 동물원 올라가는 길, 공원관리사무소에 장소의 생태와 어울리는 오브제 같은 공공건축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몇 해 뒤 팔각정 자리에 전망탑이 들어서고 도시의 파노라마를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유아 숲체험장을 만들며 옛 활력을 되찾고자 부단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울창한 숲과 여유롭게 머물 수 있는 공원의 자연길 산책은 찌든 심신을 평안하게 하는 자연이 주는 선물이다. 도심공원은 한정된 공간 속에서 생활하는 현대인의 자유를 확대해 준다. 근래에는 여러 지자체에서 길과 숲을 통해 자연의 공간적인 여유를 즐기는 '사색의 공원'을 주제로 조성하고 있다. 광주에는 시민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만든 자랑스러운 '푸른길'이라는 선형공원이 조성되면서 시민의 사랑을 받으며 도시 풍경을 바꾸었다.
최근, 도시공원 일몰제로 2020년에 적용되는 공원부지가 전국적으로 쟁점화되고 있다. 광주에서도 중앙, 중외, 일곡, 송정공원 일대가 이에 해당하면서 녹지공간에 대한 공원 부지가 민간개발업체로 넘어가면 고층개발이 이루어질 거라는 이슈가 한창이다. 민관의 슬기로운 계획과 타협으로 수많은 시민이 웃으며 머무는 공간, 사색하며 걷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푸르른 숲이 이룬 공원을 걷는다.
아뜰리에38건축도시연구소장.광주대 겸임교수#그림1오른쪽#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 · 전남 공공배달앱 먹깨비, 농협카드과 손잡고 경품 이벤트
- · '당신도, 광주에서는 e스포츠 선수'
- · 시암송
- · 현대차 美 전기차공장, 조지아로···6.3조원 투입 '年30만대'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