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의 MICE 이야기

김기태의 MICE이야기 제2장 전시회가 MICE 이끈다 <20>전시회로 먹고 사는 도시, 하노버

입력 2017.09.19. 00:00
전쟁 폐허서 한해 100만명 찾는 '산업도시' 부활
26개 전시공간서 1년 50여건 개최… 50만명 먹거리 해결
디지털·에너지·자동화·산업부품 등 세계 최대 전문박람회
정부·지자체·업계 힘모아 '글로벌 탑 전시 전략' 마련해야
세계 최대 종합디지털박람회 'CeBIT'의 개최 도시, 독일 하노버는 연간 50여건의 무역박람회를 개최해 인구 50만 도시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만큼 '전시·컨벤션의 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2017 CeBIT'에 참가한 IBM 부스를 둘러보는 참관객 모습. 도이치 메세 제공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도시 절반이 파괴된 독일 북부 니더작센 주(州)의 주도(州都) 하노버(Hanover). 인구 50만 명의 작은 도시 하노버는 전쟁 후 40여년 만에 무역과 산업의 도시로 부활했다. 무역박람회인 '메세(messe)'를 집중 개최한 덕분이었다.

하노버는 'CeBIT(Centrum fur Buro und Informationstechnik : Center for Office and Information Technology)'이라는 ‘국제정보통신박람회’를 개최한 1986년부터 눈부시게 성장했다.

이후 'CeBIT'은 독일과 하노버를 대표하는 전시회가 됐고, 하노버는 '전시·박람회 도시'로 변했다.

한 도시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규모와 질을 자랑하는 'CeBIT'은 올해로 32년을 맞았다. 지난 3월 20일 개막한 '2017 CeBIT'은 인공지능(AI), 보안, 5G, 사물인터넷(IoT)을 포함 70개국 3천개 이상의 ICT 업체가 참가하는 등 세계 최대 종합 디지털박람회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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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BIT'은 하노버 뿐만 아니라 터키 이스탄불, 중국 상하이, 호주 시드니에서 각각 개최되는 것을 비롯 올해는 일본을 파트너 국가로 삼아 120개 일본 업체가 참가하기도 했다.

하노버는 매년 3월 초 'CeBIT'을 시작으로 연중 50여 개의 전시회가 줄을 잇고 있다. 'CeBIT'과 더불어 하노버에서는 에너지, 모빌리티, 자동화, 산업부품 등 10여 개 주제를 한데 모은 세계 최대의 '하노버 산업박람회(Hannover Messe)'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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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47년 시작돼 올해로 70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하노버 산업박람회'는 홀수연도에는 13개 ~ 14개, 짝수연도에는 8개 ~ 9개의 박람회가 동시에 15만㎡ 크기로 열린다. 우리나라 12개 전체 전시장 면적이 25만㎡이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하노버 산업박람회'는 독일 총리와 이탈리아 총리가 개막식에 참가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큰 전시가 열리면 하노버의 호텔 숙박비가 두 배 이상 오르고 방을 구하지 못해 인근 도시까지 가야하는 불편을 겪는데도 업체와 참관객수는 늘어나고 있다.

'CeBIT' 참가자들이 하노버와 인근 도시에 수천억 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을 정도.

인구 50만 명의 하노버는 이들 전시회 참가자들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전시·컨벤션의 상징 도시가 됐다. 특히 지난 2000년 개최된 하노버박람회장은 세계 최대 전시장으로 성장했다.

세계 10대 전시회 가운데 'CeBIT'을 포함 5개의 국제무역박람회가 하노버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다.

'하노버 마케팅 & 관광 유한책임회사(Hannover Marketing & Tourism GmbH)'는 “하노버-브라운슈바이크-괴팅앤 지역은 산업, 운송, 학문, 연구, 문화 분야에서 큰 강점이 있다”면서 "21세기 하노버는 모든 규모의 박람회와 회의를 수용할 수 있는 도시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하노버는 산업적 배후와 인프라, 서비스망, 세계적인 박람회 유치도시로서의 다목적 기능을 갖추고 박람회, 회의, 이벤트 분야에서도 '메이드 인 하노버'의 품질을 높이고 있다.

'하노버 마케팅 & 관광 유한회사'는 하노버로 꼭 와야 할 이유 66가지 가운데 전시·컨벤션 분야는 아래의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첫째, 하노버는 세계 최대 규모의 무역전시장을 포함 26개의 전시장, 5개의 파빌리온, 46만3천285㎡의 전시 공간, 5만8천㎡의 오픈 스페이스를 갖추고 있다.

특히 이 모두는 1947년 최초의 수출무역전시회부터 시작됐다는 것.

둘째, 하노버는 세계 최대 산업박람회인 '하노버 메세'와 세계 최대 IT 무역전시회인 'CeBIT'을 주최하는 도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노버에서 전시회가 열리면 대개 4천 개 ~ 1만개 업체와 100만 명의 방문객이 찾아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 전시장으로 바뀔 정도라고 한다.

독일 하노버에서 보듯 한 도시를 먹여 살리고 한 국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대표 전시회를 키우는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8년 전시산업발전법을 제정, '한국판 CeBIT' 같은 '글로벌 탑 5'에 들어갈 만한 전시회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Today's Fair, Tomorrow's Sucess!(오늘의 전시회, 내일의 성공)"

'전시산업발전법' 제정 후 정부가 내 건 '세계 1등 전시회', '명품 전시회'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담은 슬로건이다. 전시회는 국가와 도시, 전시 관련업계가 힘을 합쳐 키워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김대중컨벤션센터 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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