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전 전남도지사가 새정치민주연합(새정치) 탈당을 선언하면서 윤곽을 드러낼 것처럼 보였던 호남발 야권 신당이 무더위라는 복병을 만나 주춤거리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야권분열 책임론'의 매를 먼저 맞지 않겠다'는 탈당 명분론자들의 눈치보기가 당내 '김상곤 혁신위의 결과(혁신안)를 보고'로 한발 후퇴하게 했다. 여기다 현행 연 2회에서 연 1회로 축소하는 내용의 재·보궐 선거 관련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광주·전남지역 기초단체장 10월 재보선이 사라졌고, 호남민심을 떠볼 수 있는 신당 창당 리트머스 시험지 또한 빛을 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탈당과 신당창당을 노리는 지역 정치인들은 8월말-9월초로 예정된 ‘혁신안 내용’에 기대며 명분을 찾고 있다. 첫 번째는 그 동안 문재인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노진영이 호남의 정치욕구를 충분히 반영해 주지 못했다는 서운한 호남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호남민심은 지난 대선에서 일방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낙선했고, 이후에도 호남의 정치적 욕구를 충분히 읽지 못했고. 정부·여당의 그 많은 실정에도 불구하고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문재인 대표를 포함한 친노진영이 '물 야당'으로 전락, 정권교체의 대안세력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이 같은 호남민심에 기대 신당 명분론자들은 혁신위가 내놓을 혁신안은 '친노 패권주의'를 강화할 뿐, '호남정치 복원'과는 거리가 멀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두 번째, 신당 명분을 찾는 정치인들은 혁신위가 ‘친노-비노’의 고질적 계파구도를 깨뜨리고 새로운 인재영입의 혁신안을 제시하면, 그 타깃은 역시 호남 다선의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정치적 역학관계를 잘 읽고 있다. 그럴 경우 다선의원들을 중심으로 '호남의 큰 인물 키우기'를 바라는 지역민의 여론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반발할 것이다.
혁신위가 어떤 안을 내놓아도 내홍
이 같은 명분 아래 호남발 신당에 불을 지피고 있는 지역정치인은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가장 적극적인 측은 박주선 의원을 중심으로 한 구 민주계 인사들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호남정치 복원'을 내세우며 '문재인 대표 사퇴'로 배수진을 치고 있다. 박광태 전 광주시장,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정대철 전의원 등이 범주에 속한다. 이들은 그동안 호남의 절대적인 지지로 야권의 주류가 된 친노가 현재의 패권주의로는 내년 총선, 나아가 대선에서 패할 것이며, 승리한다 해도 호남은 찬밥신세가 될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들은 혁신안에 상관없이 탈당을 기정사실화 해 가고 있다.
다음은 박지원 의원과 김동철 의원, 주승용 의원 등 새정치 내 비주류 다선 의원들이다. 박지원 의원의 경우 최근 자신의 인맥이 당내 인사에서 중용됨에 따라 '문-박 동거'의 밀월을 즐기는 듯하지만 혁신위가 '다선 공천배제' 등 인위적 혁신안을 들고 나올 경우 호남발 신당에 합류할 잠재 세력이다. 이들은 '호남의 큰 인물론'을 내세우며 각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내년 공천을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호남 정치 복원 및 큰 인물 키우기(다선이 큰 인물일지 모르지만)로 공략하고 있다.
마지막은 무소속으로 당선된 천정배 의원을 중심으로 한 세력으로 염동련·이철 전의원 등이다. 계파 간 갈등으로 얼룩진 새정치의 기존 세력으로는 총선 승리는 물론 정권교체가 불가하다고 보고 대안 명분과 세력을 모색해 가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인물과 기존 정치인, 호남과 수도권, 중도개혁과 좌클릭 진보 등 깃발의 '색깔과 명분'으로 고심하고 있다. 천 의원 본인은 부인하지만 최근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정치 혁신'이라는 명분이 일치하면서 여지를 남겨두는데서 고심의 흔적이 보인다.
호남민심 또다시 왜곡해선 안 돼
이같이 호남발 신당 출현은 '야권분열 책임론'을 피하고 '나만은 공천권을 획득'하려는 지역 정치인들의 명분과 실리가 얽히면서 복잡해 지고 있다.
그래 새정치 혁신위가 국민신뢰 회복을 위한 '신의 한 수'를 두더라도, '호남정치 복원'과 '호남 큰 인물 키우기'라는 호남민심을 교묘하게 이용한 탈당 명분론자들의 논리를 상쇄하지 못할 것이다. 결국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발 신당이든 무소속 연합이든 지역에서의 야권분열은 자명하다. 특히나 여론조사 결과 새정치가 전국적인 지지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지역에서 가상의 신당에서 뒤지는 상황에서 그렇다.
때문에 우선 혁신위가 내놓을 혁신안이 가장 중요하다. ‘친노-비노’의 낙후된 프레임에서 벗어나 소외된 호남을 적극 대변하고, 호남의 인물이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토대를 쌓아주는 두 가지 모두를 만족시키는 혁신안이 나와야 한다.
탈당 명분론자들 또한 선거철만 되면 호남을 팔면서 오히려 지역의 이익과 발전보다 자신의 주변을 챙기는 또다른 패권주의를 버려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호남발 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지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고, 나아가 총선승리와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 민심을 왜곡한 채 선거철만 되면 반복되는 호남발 신당, 지역민은 이제 지겹다.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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