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가슴이 먹먹해지는 애국가 후렴 부분이다. 삼백리도, 오백리도 아닌 삼천리다. 한라에서 백두까지다. 비록 지금은 남북 분단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지만 주변 열강들이, 혹은 분단으로 인해 이익을 취하는 세력들이 아무리 통일을 가로막아도 반드시 통일은 올 수밖에 없다. 수천년 이어져온 '삼천리 화려강산' 역사를 보면 안다. 하여 훗날, 통일 대한민국 국민들은 지금 우리시대를 남북분단 시대 쯤으로 명명할 것이다. 우리가 고구려 백제 신라의 시대를 삼국시대라 칭하듯.
이 화려강산 무궁화 삼천리에 사는 모든 이들은 대한사람이다. 대한사람은 누구나 삼천리 대한민국 안에서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삼천리를 고루 고루 화려강산으로 가꿔 후손들에게 길이 물려줄 의무가 있다.
고르게 화려하지 않은 '삼천리'
하지만, 현실은 삼천리가 고르게 화려하지 않다. 온 국민이 경건한 마음으로 그 뜻을 새겨 부르는 애국가 앞에 부끄러울 지경이다. 그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과 지방 간의 편차다. 수도권은 팽창하고 지방은 쪼그라들고 있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삼천리의 사진을 찍어보면 아마 수도권은 무궁화 꽃이 너무 많이 피어 숨이 막힐 게고 지방은 듬성 듬성 꽃 진 자리가 수두룩할 것이다.
특히 전라도는 부러진 꽃대궁이 사방에 널부러져 있을 게다. 뿌리마저 뽑혀나간 꽃자리가 지천일 게다. '원형탈화' 자리 중 가장 크고 흉한 곳이 전라도일 게 틀림없다.
전라도를 비롯한 지방의 신음소리가 수도권을 제외한 삼천리 방방곡곡을 휘돌고 있는 모습이 21세기 대한민국의 자화상인 셈이다.
'삼천리' 아닌 '삼백리' 정책 안돼
이러한 와중에 터져나온 게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다. 현재 정부가 논의중인 수도권 규제완화 과제는 '수도권 유턴기업에 대한 재정지원 허용', ' 항만 및 공항 배후지 개발제한 완화', '자연보전권역 내 공장 신·증설을 위한 입지규제 완화', '경제자유구역 내 국내기업 공장총량제 적용 배제' 등 4가지다.
이같은 정부의 일방적인 수도권 규제완화 추진은 비수도권 국민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낙후가 더욱 심해지고 심각한 지역 간 불균형으로 삼천리 화려강산은 그저 애국가 속에서만 존재할 것이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수도권 규제완화가 현실화 되면 전남의 생산유발 효과는 최대 2조원 정도가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전남발전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전남의 생산유발 효과는 최소 1조1천억원에서 최대 1조9천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최소 4천191억원에서 최대 6천984억원, 취업유발효과는 최소 7천699명에서 최대 1만2천834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우려섞인 예측이 맞아떨어지면 가뜩이나 어려운 전남은 아예 삼천리의 앵글 밖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
지역 간 균형발전이 먼저다
국가의 균형적인 발전이 국가의 든든한 미래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특정지역 간의 편차가 심해지면 결과적으로 국가 전체의 이익에도 해가 된다. 수도권 규제완화로 일시적인 경제 지표가 올라갈 수 있겠지만, 이는 사상누각, 혹은 절름발이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 머지않은 미래에 무너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갖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국가는 균형있는 국토개발과 이용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지역간 균형발전을 위해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헌법에 비춰봐도 수도권 규제완화를 추진하기 전에 지역균형발전이란 취지를 살려 지방을 먼저 육성해야 한다. 이같은 심각한 편차를 줄이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하는 수도권 규제완화는 '화려강산 삼천리'를 포기한 정책이란 비난에 직면할 뿐이다.
낙후지역에 대한 지원과 배려를 통해 지역 간 균형발전을 이룬 뒤 수도권 규제완화를 시행해야 비로소 무궁화 삼천리 온전한 화려강산을 길이 보전할 수 있다.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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