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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칼럼 - 근현대사의 보물창고 화정4동을 주목해야

입력 2015.05.04. 00:00

이국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상임대표

광주가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 정율성 생가 터가 어디인지 동구 불로동과 남구 양림동을 놓고 논란을 벌이다 결국 지난해 12월 정율성 선생의 외동딸인 정소제(72) 여사가 선친의 출생지를 확인해 달라며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다. 소송을 통해 결국 출생지야 가려지겠지만 해묵은 논란의 본질은 한 역사적 인물을 통해 지역을 알리고자 하는 동구청과 남구청의 포기할 수 없는 욕심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조선 후기 천재 방랑시인 난고 김삿갓에서도 찾을 수 있다. 김삿갓을 놓고 최근 수년간 강원도 영월군과 경기도 양주시 그리고 전남 화순군이 치열한 콘텐츠 경쟁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는 양주시가 김삿갓 출생지, 영월군은 생활지, 화순군은 종명지(終命地)로 일반에게 인식돼 있기 때문이다.

변변한 관광상품 하나 갖고 있지 않던 함평군이 전국에 그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데는 나비축제라는 고유의 아이디어가 가장 크게 기여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함평군은 관광 뿐 아니라 이렇게 나비로 얻어진 친환경 이미지를 지역의 소득창출로 연결시켜 농축산물 판로에도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자치단체마다 자기 지역의 역사적 인물, 독특한 자연경관이나 소설이나 영화의 배경이 됐던 곳, 고유의 설화나 역사적 이야기 등을 발굴하고, 때론 콘텐츠를 선점하기 위해 서로 각축을 벌이는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은 당연한 일이고 적극 격려할 일이다.

이런 차원에서 광주시와 서구청, 광주시교육청은 서구 화정4동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과 주변 일대가 광주를 대표할 수 있는 또 다른 보물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근 도로명이 새로 바뀐 화정동 학생독립로 30번지에 2005년 새로 문을 연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이 있고, 지난해에는 공교롭게도 기념관이 마주보고 있는 야산에 위치한 동굴이 일제말기에 패전이 임박한 일본군이 최후의 방어를 위해 군사적 목적에서 광주비행장의 부속시설의 하나로 조성됐음이 새로 밝혀져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수많은 민초들이 동원된 강제노역의 한이 서려있기도 한 이 동굴은 전국에서 확인된 것 중 길이가 가장 길고 동굴 내부의 구조와 모양에서도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형태를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 학술적 가치가 높다.

또한 이 일대는 옛 상무대가 광주에 있던 시절 군사훈련장인 백일사격장이 위치해 있던 곳인데, 뒤늦게 ‘백일’이라는 이름이 친일반민족행위자였던 김백일에서 이름을 따 온 것으로 밝혀져 최근 역사청산 작업이 활발하게 시작된 곳으로 광주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는 곳으로서도 그 역사적 의미가 깊다.

일제침략기 민초들의 시련, 항일 독립의지와 함께 늦게나마 친일의 뒤틀린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지역 주민들의 역사청산 의지가 함축된 이곳은 한마디로 격동의 민족사를 가장 잘 압축해 보여주고 있는 셈인데, 전국 어디를 봐도 반경 300여m 안에 이렇게 역사의 굵직한 얘깃거리를 두고 있는 곳이 있을까 싶다.

한 가지 우스운 사실이 있다. 나비축제가 함평을 알리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함평이 나비와 꼭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제아무리 보물도 땅 밑에 묻혀있는 상태에서는 보물이 될 수 없다. 아무 인연도 없는 것을 아이디어로 개발하고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마당에, 광주도 광주만이 가진 잠재적 가치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이 기회에 눈을 돌려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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