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상임대표
광주가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 정율성 생가 터가 어디인지 동구 불로동과 남구 양림동을 놓고 논란을 벌이다 결국 지난해 12월 정율성 선생의 외동딸인 정소제(72) 여사가 선친의 출생지를 확인해 달라며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다. 소송을 통해 결국 출생지야 가려지겠지만 해묵은 논란의 본질은 한 역사적 인물을 통해 지역을 알리고자 하는 동구청과 남구청의 포기할 수 없는 욕심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조선 후기 천재 방랑시인 난고 김삿갓에서도 찾을 수 있다. 김삿갓을 놓고 최근 수년간 강원도 영월군과 경기도 양주시 그리고 전남 화순군이 치열한 콘텐츠 경쟁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는 양주시가 김삿갓 출생지, 영월군은 생활지, 화순군은 종명지(終命地)로 일반에게 인식돼 있기 때문이다.
변변한 관광상품 하나 갖고 있지 않던 함평군이 전국에 그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데는 나비축제라는 고유의 아이디어가 가장 크게 기여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함평군은 관광 뿐 아니라 이렇게 나비로 얻어진 친환경 이미지를 지역의 소득창출로 연결시켜 농축산물 판로에도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자치단체마다 자기 지역의 역사적 인물, 독특한 자연경관이나 소설이나 영화의 배경이 됐던 곳, 고유의 설화나 역사적 이야기 등을 발굴하고, 때론 콘텐츠를 선점하기 위해 서로 각축을 벌이는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은 당연한 일이고 적극 격려할 일이다.
이런 차원에서 광주시와 서구청, 광주시교육청은 서구 화정4동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과 주변 일대가 광주를 대표할 수 있는 또 다른 보물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근 도로명이 새로 바뀐 화정동 학생독립로 30번지에 2005년 새로 문을 연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이 있고, 지난해에는 공교롭게도 기념관이 마주보고 있는 야산에 위치한 동굴이 일제말기에 패전이 임박한 일본군이 최후의 방어를 위해 군사적 목적에서 광주비행장의 부속시설의 하나로 조성됐음이 새로 밝혀져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수많은 민초들이 동원된 강제노역의 한이 서려있기도 한 이 동굴은 전국에서 확인된 것 중 길이가 가장 길고 동굴 내부의 구조와 모양에서도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형태를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 학술적 가치가 높다.
또한 이 일대는 옛 상무대가 광주에 있던 시절 군사훈련장인 백일사격장이 위치해 있던 곳인데, 뒤늦게 ‘백일’이라는 이름이 친일반민족행위자였던 김백일에서 이름을 따 온 것으로 밝혀져 최근 역사청산 작업이 활발하게 시작된 곳으로 광주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는 곳으로서도 그 역사적 의미가 깊다.
일제침략기 민초들의 시련, 항일 독립의지와 함께 늦게나마 친일의 뒤틀린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지역 주민들의 역사청산 의지가 함축된 이곳은 한마디로 격동의 민족사를 가장 잘 압축해 보여주고 있는 셈인데, 전국 어디를 봐도 반경 300여m 안에 이렇게 역사의 굵직한 얘깃거리를 두고 있는 곳이 있을까 싶다.
한 가지 우스운 사실이 있다. 나비축제가 함평을 알리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함평이 나비와 꼭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제아무리 보물도 땅 밑에 묻혀있는 상태에서는 보물이 될 수 없다. 아무 인연도 없는 것을 아이디어로 개발하고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마당에, 광주도 광주만이 가진 잠재적 가치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이 기회에 눈을 돌려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 · 전남 공공배달앱 먹깨비, 농협카드과 손잡고 경품 이벤트
- · '당신도, 광주에서는 e스포츠 선수'
- · 시암송
- · 현대차 美 전기차공장, 조지아로···6.3조원 투입 '年30만대'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