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풍경·추억·갈망 담아낸 시편들
시는 삶의 파편이다.
시인이 쓴 시 속에는 그가 지나온 시간과 풍경, 추억, 그리움의 파편들이 들어 있다.
여수 바닷가로 시집 와 터전으로 살아온 김수자(60) 시인의 시편들에도 그 파편들은 그대로 묻어난다.
김수자 시인이 자신의 첫 시집 '불쑥'(시와 사람刊)을 펴냈다.
가정 지키느라 먹고 사느라 바쁘게 살아온 그의 시 작품들 속에는 세월과 삶을 헤치며 살아온 상처, 갈망, 비원이 응축돼 있다.
총 4부에 그동안 틈틈이 써 온 시들을 정리하듯 펼쳐낸다.
시인의 말을 빌리자면 끈질기게 붙잡고 떨쳐내지 못했던 생각을 가위로 싹둑 잘라 내어도 생각은 생각끼리 붙들고 싶었는가 하면, 엉겨 붙은 상처들과 생각들 위로 굳어 있는 딱지 같은 기억들이 가끔 아프다고 털어놨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늘 듣는 이말도 꽃이 됩니다/ 언뜻 보면 멀고 낯설지만/ 연두빛 새 아침의 향기가 납니다/ 날마다 처음처럼 살가운 설레임으로 다가온/ 참 정겨운 아침의 이 말,/ 말꽃이 핍니다."('말꽃')
꽃은 다양한 은유로 변주된다.
그것은 때로 돌덩어리도 꽃이 되게 하고 날개가 없어도 천사가 되게 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꽃'은 비원 혹은 갈구의 또 다른 이름이다.
충북 진천에서 태어난 시인은 여수로 시집와 소호동 바닷가에 둥지를 틀었다.
청춘을 보냈고 정착한 땅은 고향이 됐다.
시인의 목소리는 이어진다.
"도무지 찾을 수 없는 휴대폰에게/ 전화를 걸었지요/ 소리 나는 대로 따라가 보니 안방 장롱 속,/ 반가움에 달려가 꺼내들고/ 여보세요 여보세요/ 전화를 했으면 말을 해야 할 거 아니예요/ 화를 내며 거실로 걸어 나오니/ 집 전화기는 내려져 있고/ 남편은 정말로 어이가 없다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그이가 내게 들려준 이야기/ 그래도 자네는 나보다 낫네/ 택시를 탔어/ 내릴 때가 됐는데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지/ 오른 손으로 전화기를 들고 있어서/ 요금을 꺼내기 위해/ 왼손을 주머니에 넣는 순간, 아차/ 있어야 할 휴대폰이 없는 거야/ 택시에서 이미 내려버렸는데, 큰 일이 난 거지/ 친구야 빨리 전화 끊어라/ 휴대폰을 택시에 두고 내렸나보다// 오랫만에 우리 부부는 데굴데굴 구르며/ 실컷 웃더랍니다."('웃음'전문)
부부의 정겨운 대화에서 우러나온 소소한 풍경은 시가 됐고 삶 속의 행복이 됐다.
이렇듯 김 시인의 작품들은 삶의 향기와 소박함이 짙다.
정윤천 시인은 "그의 시편들은 문학 지형의 변두리인 여수에서 그 동안 말석의 시인으로, 무명으로, 그러나 한 길을 묵묵히 건너오는 수고를 저버리지 않은 인고의 결실"이라고 평했다.
강경호 시인은 "김수자 시인의 시는 대단한 메시지를 투사시키려 하지 않고 독자들에게 해석의 여백을 마련하는 미덕을 지녔다"고 적었다.
김수자 시인은 여수에서 물빛과 바람, 햇살을 벗삼아 27년째 살고 있다.
그는 한국작가회의 회원, 여수민예총 문학위원회 위원, 갈무리 문학동인 등으로 시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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