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교복나눔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5.01.23. 00:00

교복은 학생의 신분을 나타내는 것이었지만, 삶의 동반자와도 같은 것이었다. 흔히 사춘기 시절에 그렇듯 감정의 기복이 심하게 일 때 교복을 입으면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고, 파릇한 소년 소녀가 장래의 꿈을 그릴 때도 교복은 항상 옆에 걸려 있었다. 싸움을 해도 상의는 꼭 벗었고, 다시 옷을 입고서 매무시를 하면 누군가로부터 구원을 얻는 기분이었다. 교복이 안식처가 되는가 하면 때로는 도피처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교복이 1980년대 중반 매도를 당했다. 군국주의 일제의 잔재인 데다 아이들의 창의력을 저해하는 몰개성화를 부추긴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교복 자율화조치는 학교장의 재량에 맡겨졌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여전히 교복을 채택하고 있다. 그렇지만 종전의 획일적이고 딱딱한 모습은 사라지고 다양한 디자인과 밝은 색깔로 바뀌었다.

교복의 멋은 한껏 부풀어졌으나 해마다 신학기가 다가오면 골칫거리로 등장해 학부모와 교육당국의 애를 태운다. 같은 교복이라 해도 소재와 형태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학생들이 고가의 제품을 고집해 학부모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공장장 김종웅)이 최근 ‘사랑의 교복나눔 후원식’을 갖고 공장 인근 8개 동에 거주하고 있는 소년소녀가장 100명에게 30만원씩 총 3천만원의 교복 구입 비용을 전달했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학생들이 학교라는 작은 사회속에서 기죽지 않고 미래 지역사회를 이끌어나갈 당당한 인재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기위해 후원을 하게 됐다고 한다.

또 여수국가산업단지 여천NCC(총괄 공장장 박규철)도 '희망날개 교복나눔' 1천만원의 후원증서 전달식을 가졌다. 희망날개 교복나눔 캠페인은 여수시와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이 민·관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5회째 추진하고 있는데, 저소득가정 중·고교생 1인당 20만원씩 교복구입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4년간 107개 기업·단체가 참여했으며, 1천22명(중학생 355명, 고교생 667명)에게 총 2억400만원을 지원했다.

사랑과 희망의 새 교복을 입고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소년소녀가장과 저소득층 자녀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종채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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