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만택 조선대 명예교수
국민의 생활수준과 삶의 질이 높아짐에 따라 문화재 향유를 위한 다양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문화재는 인위적·자연적으로 형성된 국가적·민족적·세계적 유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경관적 가치가 큰 것을 말한다. 문화재는 원형대로 그 가치가 보존되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광주·전남지역에서 읍성에 대한 역사․문화환경을 살펴보자. 조선시대에는 대개 고을의 심장이랄 수 있는 관아를 둘러친 성을 두었는데, 이를 읍성(邑城)이라고 한다.
나주에는 4개의 성문으로 동문(동점문)·서문(서성문)·남문(남고문)·북문(북방문)인데, 현재 북문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이 성문들 외에도 객사·내아·정수루 등 옛 자취가 완연한 건물들이 남아 있어 시간의 깊이를 알게 해주는데, 조선감영을 중심으로 한 문화유산 복원도 추진하고 있다.
순천 낙안읍성에는 4개의 성문 중에서 동문(낙풍루)·남문(쌍청루)이 현재 보전되고 있다. 이 외에 동헌․객사 등이 남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진도 남도진성에는 동문·서문·남문의 3개의 성문 중에서 현재 남문이 남아 있으며, 관아·내아·객사를 복원했다.
그렇다면 광주의 경우는 어떠한가. 읍성은 500여 년 동안 광주를 지켰다. 둘레는 2.5km, 높이는 3m 남짓 되었다. 문헌에 의하면 읍성의 규모는 대의동 구 광주문화방송이 있던 곳과 제봉로∼중앙초등학교 정문을 돌아 중앙로 네거리 충장파출소길∼광주세무서 못 미처 황금동 네거리∼전 광주미국문화원∼구 광주시청∼전남대 병원으로 가는 삼거리∼아시아문화전당∼구 광주문화방송으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읍성에는 4개의 성문으로 출입할 수 있었다. 동문은 전남여고 후문 근처에 있었고 상서로운 빛이 들어오라는 뜻으로 서원문(瑞元門)이라고 했다. 서문은 불로동 쪽에서 광주미국문화원이 있던 쪽으로 들어가는 네거리에 있었고 광리문(光利門)이라고 했다. 남문은 구 광주시청 앞을 지나 전남대 병원으로 가는 삼거리에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 많은 전란이 남쪽에서 시작된 것을 의식한 듯 진남문(鎭南門)이라고 했다. 북문은 충장파출소 근처에 있었는데 북쪽에 계신 임금을 그리며 충성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공북문(拱北門)이라고 칭했다.
4대문의 형태로서 동문(서원문)의 경우는 팔작지붕에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규모이며, 2층의 누대를 가지고 아래층은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이에 따라 다른 대문의 형태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근대화 계획으로 1908년부터 8년에 걸쳐 광주읍성의 철거가 이루어졌다. 이때 읍성 내에 있던 4대문을 비롯하여 동헌·객사·황화루·관덕정 등 30여채의 건축물이 함께 사라진 것이다.
문화재는 그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고, 품격을 높여주며 매력을 넘치게 함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 다른 지역에 비해 광주에서는 읍성의 문화재 복원 등에 대하여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광주 읍성의 성문을 복원함에 있어서는 많은 세월이 흘러 도시 발달에 의해 그 입지에 복원하는 것이 대단히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고 포기하거나 모른 척 하거나 외면할 수도 없지 않은가. 전통과 단절된 느낌을 주는 광주에서 우선 기본이 되는 4개의 성문을 복원하여 도시의 역사가 오래됨을 웅변하는 문화재를 통하여 지역의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강구하여야 한다.
나아가 도보로 걸으면서 전통적 거리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는 전통적 가로 환경을 구성하는 등 정적인 보전에서 면적인 역사·문화환경의 보전으로 개념을 확대하고, 과거와 현재가 친화하며,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개성 있는 도시환경의 재생 및 창출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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