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파 입지 좁아져 갈등 심화 우려
유력 주자 망라 당안정화 기대감도
새정치민주연합은 21일 차기 유력 당권주자들을 대거 망라한 비상대책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그 어느 때보다 힘있는 비대위가 당을 안정화시키고, 개혁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반면 계파갈등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당권 주자들이 선수에 심판을 겸하는 데다 중도·비주류 세력이 배제된 탓이다.
◇ "당 수습과 혁신 위한 대안" = 문희상 위원장과 당연직 멤버인 박영선 원내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비대위원은 문재인 정세균 박지원 인재근 의원으로 정해졌다.
이들은 당내 주요 계파인 친노계, 정세균계, 호남·구민주계, 민평련을 각각 대표한다.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부인인 인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내년 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도전이 유력시되는 당권 주자들이다.
상황에 따라 차기 대선 후보까지 노려볼 만한 거물급이기도 하다.
2010년 10월 전당대회에서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 등 대선주자급 중진들이 한꺼번에 지도부에 진입한 적이 있지만, 임시지도부인 비대위에 계파 보스가 이번처럼 대거 참여한 전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7·30 재·보선 참패 이후 세월호특별법 표류와 계파갈등으로 난파 위기에 몰린 당 상황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서는 '대주주'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문 위원장의 의지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절체절명의 위기 의식 속에서 선당후사의 비상한 각오로 (대표급 인사가 참여하는) 비대위를 구성했다"면서 "조직강화특위, 전대 준비, 당헌·당규 개정 등의 일을 숨가쁘게 진행하고, 실천 가능한 혁신 과제를 최대한 집중해서 풀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질적 계파갈등과 노선대립을 고려해 최선의 대안을 찾은 것이란 분석도 있다.
조 사무총장도 "계파와 개인의 문제를 뛰어넘어 당을 추스르는 데 모두 책임지고 나서야 한다는 뜻이 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재선 혁신모임 '더 좋은 미래' 간사인 김기식 의원은 "당의 책임있는 분들이 밖에서만 이야기할 게 아니라 안에 들어가서 공식적으로 이끌어가고, 당을 수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인선"이라고 평가했다.
◇ 김한길 안철수 불참…계파 나눠먹기 우려도 = 주요 계파 수장들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직접 참여했다고 하지만 오히려 계파별 나눠먹기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내년 전대에 출마할 후보들이 직접 '경기 규칙'을 정하고, 조강특위 구성을 통해 계파별로 지역위원장을 배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한길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고사로 당내 중도 성향 비주류를 대변할 비대위원이 한 명도 없다는 점도 당내 분란을 키울 가능성이 농후하다.
비대위는 추가로 비대위원을 임명할 여지를 열어놓기는 했지만, 계파 수장이 아닌 '대리인'은 배제가 원칙이어서 김·안 전 공동대표가 마음을 돌리지 않는다면 '반쪽 드림팀'이라는 오명을 피하기 어렵다.
중도파인 조경태 전 최고위원은 "계파 수장들이 비대위원을 하는 순간 '계파 나눠먹기'밖에 안 된다"면서 "혁신의 대상이 비대위원으로 참여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인선 철회를 요구했다.
전임 지도부와 가까운 한 의원도 "선수가 심판으로 들어가면 당권투쟁만 가열될것"이라며 "(안철수 세력과의) 통합신당 창당의 정신도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중도파 불만이 표면화하고, 비대위 운영 과정에서 계파 간 이해가 부딪힌다면 잠시 수면 아래로 내려간 당내 분열 양상이 재연될 수 있다.연합뉴스
- 이낙연 "새미래, 총선 패배 책임으로 비대위 꾸려···이석현 위원장 지명" 이낙연 대표가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뉴시스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17일 4·10 총선 패배 책임을 지기 위해 지도부를 비롯한 모든 당직자가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이 비상대책위원장 으로 지명됐다.이 공동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4.10 총선거에서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참패했다"며 "지금 새로운미래는 안팎으로 엄혹한 현실에 직면했다"고 밝혔다.이어 "총선패배의 책임을 지면서 당의 새로운 운영방식을 찾기 위해 지도부를 비롯한 모든 당직자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당 운영을 맡기기로 했다"고 적었다.이 공동대표는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을 비대위원장 으로 지명, 이날 책임위원회의를 통해 제안이 수용됐다는 사실도 전했다. 이에 이 전 부의장의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이 공동대표는 "지도부를 포함한 여러 지도자, 관계자들과 만나 당의 현실과 미래를 상의했다"며 "그 결과 당직자 총사퇴와 비대위 체제 전환에 의견을 모으고, 비대위원장은 제가 지명하도록 위임 받았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이 전 부의장은 6선 국회의원 으로서 풍부한 현실정치 경험과 지혜를 갖추셨고, 새로운미래 창당준비위원장 으로도 수고하신 분"이라고 전했다.새로운미래는 이번 총선에서 김종민 의원의 세종갑 지역구 의석만 확보한 채 비례대표 의석은 확보하지 못했다. 비례대표 투표에서 1.7% 득표율 이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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