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했어라" 할머니 한마디에 뭉클
편견 없는 눈으로 바라봐야 당부
조상의 뼈가 묻혀 있는 마음의 고향 한국 땅을 처음 밟으며 나는 이 땅에서 실패해서 고국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거라고 다짐했었다. 사실 고국이라는 말도 헷갈렸다. 교과서에서 늘 우리 나라라고 부르던 나라가 조선땅이었다. 중국에서는 과거에는 한국과 북한을 남조선, 북조선이라고 많이들 부르다가 차츰 남한, 북한으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한국, 북한으로 부르고 있다.
이 이야기는 내가 한국으로 시집와서 이곳 생활과 적응 하지 못하고 시련속에서 있었던 이야기 이다.
집 근처에 한의원이 있었는데 원장님이 참 자상하고 따뜻한 분이셨다. 불면증에 시달리며 일어날 힘도 없이 몸이 너무 힘들때 나는 한의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오곤 했다.
한국에 와서 쉬는 날 없이 정말로 열심히 생활해왔던 나는 처음에 한국의 영어외래어를 잘 모른다는 이유로 무시당하곤 했었지만 그 정도의 서러움은 서러움도 아니였다.
이곳 생활에 적응이 안 되어, 면역력이 떨어져서 가사도 힘겨울 정도였다.
그 누구도 나에게 도움을 줄 수도, 청 할 수도 없는 상태로, 처절히 혼자 겪는 괴로움이란.
삶의 끈을 놓고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나에겐 이미 아이들이 있었으므로 육아의 책임은 내가 살아야만 하는 유일한 이유였다.
그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원적외선을 쬐고 전기치료를 받으며 간신히 눈을 좀 붙히고 있을 때였다.
당시 한의원에는 모두 할머니들만 계셨고 나 혼자만 20대였는데 어떤 할머니가 들어오셔서 문옆에 있는 나를 보더니 젊은 사람이 어디가 아파서 왔을가 하면서 말을 하자 먼저 침을 맞고 계셨던 어떤 할머니가 " 젊은 새댁이 멀리 중국서 시집와 고생도 무지하게 많이 했써라. 지녁때는 가게에 가서 서방 일 돕고, 낮에는 돈 벌러 다닌다고 어디 댕기고, 몸 뚱아리가 몇개라도 부족 했어 라우 그것은 내가 알어…."
다들 누운 상태였고 나도 눈을 감고 침을 맞다가 할머니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들은 이야기였지만 오래토록 내내 가슴 울린 할머니의 "고생 무지하게 했써라…" 그 말씀은 나에게 그 어떤 상보다도 큰 힘을 낼수 있게 해주었다.
칭찬하는 말 같아서도 아니고 연민이나 동정을 받고 싶은 마음도 없었지만 누군가에게서 인정받는 말 한마디가 그동안의 고생들이 전혀 힘들지 않았던 것처럼 서러움들이 눈 녹듯 녹아버리며 무조건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외국인들에게 정작 필요한것은 사회의 따뜻한 시선이다. 다문화라서 주목받고 혜택주는 일들도 감사하지만 다문화라서 특별한 사람들로 바라 봐서는 안된다.
그저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열심히 사는 부분들, 잘하는 부분들은 인정해주고 잘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가르쳐 주는 편견 없는 눈으로 바라봐주고 평가해주었으면 한다.
황영애 시민기자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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