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분석
새정치, 텃밭서 새누리당에 사상 첫 패배
공천과정 불협화음 등 지역민 냉담 불러와
7·30 재보선 광주·전남지역 결과는 ‘호남이 더 이상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이 아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광주 광산 을을 비롯해 나주·화순, 담양·함평·영광·장성, 순천 곡성 등 4곳의 선거구에서 모두 새정치연합이 승리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순천·곡성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1989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한 번도 내주지 않았던 지역 국회의원 의석을 새누리당에 허용하고 말았다.
의외의 일격을 맞은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서는 당혹을 넘어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하게 됐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만큼 순천·곡성의 선거 열기가 뜨거웠지만 새누리당을 위한 밥상을 차려주고 만 셈이 됐고, 기대했던 광산을은 전국 최하 투표율이라는 지역민들의 차가운 반응을 느끼게 된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는 지적이다.
즉, 지역민들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정현 당선인이 지역민에게 강조했던 ‘지역발전론’과 ‘예산폭탄론’이 위력을 발휘하는 동안 새정치연합은 ‘묻지마 2번 투표’로 불리는 지역민들의 성향만을 믿고 이 후보의 전략에 대응할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 지역의 일반적인 평가다.
이와 함께 공천 과정에서 보여준 불협화음 역시 지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는 평가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후보의 전략공천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새정치연합이 이번 재보선에서도 또 다시 전략공천을 강행하면서 유권자들의 부정적 인식과 실망감, 공천 후유증에 대한 피로감 누적 등이 결국 투표율 저조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재보선을 앞두고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광산을 지역에 공천을 신청하자 일부 의원들이 연판장을 작성하며 반대를 하는 등 ‘경선배제론’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또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하고 선거사무소 개소식까지 마쳤던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서울 동작을 보선에 전략공천을 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당내에서 엄청난 반발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의 ‘수사외압’ 의혹을 폭로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전략공천하면서 ‘보은 공천’ 등의 공세로 시달려 왔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지역민들에게 선거에 대한 관심을 멀어지게 만들었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기도 하다.
평일이자 휴가철이라는 특수성이 겹치면서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광산을 선거구가 전국 평균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치이자 전국 최하인 22.3%에 그치고 텃밭에서 의석을 내줬다는 점은 새정치연합에게는 향후 정국 구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 등으로 인해 부각되고 있는 국가 책임론이 부각된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구상했던 선거 전략이 실패했다는 점에서 지도부 책임론 등 당 내부에서 논란이 적잖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철원기자
- 여야, 13일간 총선 레이스 돌입···'거야 심판' vs '정권 심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사거리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용산살리기' 지원유세에서 권영세 용산구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여야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4·10 국회의원 총선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각기 '거야 심판'과 '정권' 심판'을 명분으로 총력전을 시작했다.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함께 선거운동이 허용된 28일 오전 0시 서울 가락 농수산물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오전 0시 행사를 거르고 오전 10시 대통령실 인근 용산역 광장에서 '정권심판·국민승리' 선대위 출정식을 진행했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내 최대 규모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에서 "이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됐다"며 "국민의힘은 땀 흘려 일하는 생활인을 대변하는 정당이고, 그런 분들이 더 잘살기를 바라는 정당"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전진할 것인가 후진할 것인가, 융성할 것인가 쇠퇴할 것인가, 곤경해질 것인가 불리해질 것인가를 결정하는 대단히 중요한 선거"라며 "그 전제로 범죄 세력을 심판하겠다. 그걸 넘어서야 민생과 경제를 제고해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 위원장은 곧이어 같은날 오전 서울 한강벨트 등 수도권 격전지를 찾아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심판이 곧 민생이라고 역설하고 있다.한 위원장은 한강벨트인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거리인사에서 "범죄자 세력이 여러분과 같은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범죄자 세력이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해야 한다. 그것은 네거티브가 아닌 민생"이라고 강조했다.인 위원장은 한 위원장과 함께 가락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인 위원장은 같은날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5·18을 폭동으로 비하하는 것은 광주시민을 두 번 죽이는 것으로 너무 가슴 아픈 일"이라며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같은날 오전 7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출근길 인사에서 "지금 정치가 잘못됐다면 바꿔야 하고, 정치를 바꾸는 일은 결국 국민들이 해야한다"며 정권 심판 동참을 호소했다.이 대표는 이어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선대위 출정식에서도 "지난 2년의 시간은 국민에게 하루하루가 절망 고통 그 자체였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 열차가 국민 승리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지금 출발한다. 윤석열 정권 심판은 대한민국 정상화와 민생 재건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배반한 윤 정권에게 이제 주권자가, 민주 공화국의 주인이 심판할 때가 됐다"며 "민주당은 국민의 압도적 심판 의지를 확실하게 실천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겠다"고 지지를 요청했다. 이 대표는 한강벨트인 서울 중·성동갑 등에서 지원유세에 나선다.민주당은 범야권 200석 전망을 일축하며 지지층 이완과 보수층 결집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범야권 200석' 전망에 "불가능한 얘기"라면서 "(과반인) 151석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민주당 주도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대표를 맡고 있는 윤영덕 의원은 같은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은 시대적 과제"라며 "모든 걸 걸고 압도적으로 승리해 민주주의, 민생, 평화, 미래의 퇴행을 막아야 한다"고 지지를 요청했다.제3지대 정당들도 일제히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녹색정의당은 같은날 오전 0시 이태원 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해밀턴 호텔 골목을 방문한 뒤 서울시청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개혁신당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소방서를 찾아 지역 치안과 소방관들의 근무 환경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새로운미래 지도부도 같은날 오전 0시 가락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후 대전 대덕구 박영순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선대위 출정식 및 출근인사를 진행했다.조국혁신당은 같은날 오전 조국 대표의 고향인 부산에서 출정식을 개최했다. 조 대표는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부산에서부터 동남풍을 일으켜 전국으로 밀고 올라가겠다"고 선언했다. 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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