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텃밭서 기적 연출 메가톤급 경고"
순천·곡성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당선되면서 1988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광주·전남지역에서 여당 지역구 국회의원이 처음으로 배출됐다.
이 후보와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의 양강구도로 전개된 순천·곡성 보궐선거는 선거 막판 각종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 자체 조사뿐 아니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서 후보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결과를 계속 이어오다가, '박근혜의 남자'인 이 후보가 당선돼 이번 재보선의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곡성 출신인 이 후보가 인구수 대비 9배나 되는 순천 출신의 서 후보의 텃밭에서 '나 홀로 유세'를 벌이면서 힘있는 여당 국회의원론을 진정성있게 호소한 것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또 청와대 정무·홍보수석 등을 지내면서 ‘왕수석’으로 통했던 이 후보가 지역 발전을 위한 ‘예산폭탄론’을 내세운 것도 유권자들에게 먹혔던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일단 국회로 보내주시고 안 되겠다 싶으면 2년 뒤에 갈아치우면 된다"는 논리가 지역민들에게 먹혀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율이 13%대를 기록해 전국 재·보선 지역에서 가장 높은 것도 이번 선거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도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후보의 고향인 곡성에서 이 후보에게 몰표가 쏟아졌다.
곡성(3만명)이 순천(27만명) 인구의 9분의 1 정도에 불과하지만 곡성 유권자들이 결집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곡성에서 70.55%라는 몰표를 얻은 반면 서 후보는 23.31%에 그쳤다.
순천·곡성지역은 물론 전남 전체를 통틀어 1988년(13대 총선)에 지역별로 한명의 국회의원만 뽑는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이후 19대 총선 때까지 영남 기반 정당이 단 한 석의 의석도 확보한 일이 없었다.
이런 볼모지에서 이 후보가 막판까지 선전을 이어가 지역주의의 장벽을 깨뜨리는 기염을 토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 붕괴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즉, 새정치연합의 지지기반인 전남에서 이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물론 지역의원들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등 그 후폭풍은 전국을 강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선거의 전국적인 승패와 관계없이 새정치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체제를 뒤흔들만한 일대 사건이라는 시각이 많다.
류성훈기자
- 여야, 13일간 총선 레이스 돌입···'거야 심판' vs '정권 심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사거리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용산살리기' 지원유세에서 권영세 용산구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여야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4·10 국회의원 총선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각기 '거야 심판'과 '정권' 심판'을 명분으로 총력전을 시작했다.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함께 선거운동이 허용된 28일 오전 0시 서울 가락 농수산물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오전 0시 행사를 거르고 오전 10시 대통령실 인근 용산역 광장에서 '정권심판·국민승리' 선대위 출정식을 진행했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내 최대 규모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에서 "이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됐다"며 "국민의힘은 땀 흘려 일하는 생활인을 대변하는 정당이고, 그런 분들이 더 잘살기를 바라는 정당"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전진할 것인가 후진할 것인가, 융성할 것인가 쇠퇴할 것인가, 곤경해질 것인가 불리해질 것인가를 결정하는 대단히 중요한 선거"라며 "그 전제로 범죄 세력을 심판하겠다. 그걸 넘어서야 민생과 경제를 제고해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 위원장은 곧이어 같은날 오전 서울 한강벨트 등 수도권 격전지를 찾아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심판이 곧 민생이라고 역설하고 있다.한 위원장은 한강벨트인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거리인사에서 "범죄자 세력이 여러분과 같은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범죄자 세력이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해야 한다. 그것은 네거티브가 아닌 민생"이라고 강조했다.인 위원장은 한 위원장과 함께 가락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인 위원장은 같은날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5·18을 폭동으로 비하하는 것은 광주시민을 두 번 죽이는 것으로 너무 가슴 아픈 일"이라며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같은날 오전 7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출근길 인사에서 "지금 정치가 잘못됐다면 바꿔야 하고, 정치를 바꾸는 일은 결국 국민들이 해야한다"며 정권 심판 동참을 호소했다.이 대표는 이어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선대위 출정식에서도 "지난 2년의 시간은 국민에게 하루하루가 절망 고통 그 자체였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 열차가 국민 승리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지금 출발한다. 윤석열 정권 심판은 대한민국 정상화와 민생 재건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배반한 윤 정권에게 이제 주권자가, 민주 공화국의 주인이 심판할 때가 됐다"며 "민주당은 국민의 압도적 심판 의지를 확실하게 실천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겠다"고 지지를 요청했다. 이 대표는 한강벨트인 서울 중·성동갑 등에서 지원유세에 나선다.민주당은 범야권 200석 전망을 일축하며 지지층 이완과 보수층 결집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범야권 200석' 전망에 "불가능한 얘기"라면서 "(과반인) 151석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민주당 주도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대표를 맡고 있는 윤영덕 의원은 같은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은 시대적 과제"라며 "모든 걸 걸고 압도적으로 승리해 민주주의, 민생, 평화, 미래의 퇴행을 막아야 한다"고 지지를 요청했다.제3지대 정당들도 일제히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녹색정의당은 같은날 오전 0시 이태원 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해밀턴 호텔 골목을 방문한 뒤 서울시청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개혁신당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소방서를 찾아 지역 치안과 소방관들의 근무 환경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새로운미래 지도부도 같은날 오전 0시 가락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후 대전 대덕구 박영순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선대위 출정식 및 출근인사를 진행했다.조국혁신당은 같은날 오전 조국 대표의 고향인 부산에서 출정식을 개최했다. 조 대표는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부산에서부터 동남풍을 일으켜 전국으로 밀고 올라가겠다"고 선언했다. 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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