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수입 전면개방'이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다. 정부가 2015년 쌀 시장 완전개방(관세화)을 사실상 공식화 하면서다. 농업에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농민 반발은 물론 공청회가 파행과 격론으로 얼룩지고 있다. 농도 전남도 당장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쌀시장 개방을 더 미뤄봐야 실익이 없다는 입장이다. 최소시장접근(MMA) 방식에 따라 의무 수입하는 최소수입물량이 올해 40만9천t이나 쌀 개방을 연장할 경우 배로 늘어나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쌀자급률과 소비량, 보관비용 등도 개방의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농업인들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MMA 추가물량에 대한 걱정은 차후 문제고, 우선 협상부터 유리하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가 고율관세를 관철시킨다 해도 앞으로 국가간 협정에서 이를 유지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결국 쌀농사와 농업붕괴로 이어질 것이 불보듯 하다는 것이다.
우루과이라운드에서 현재 진행형인 FTA(자유무역협정)에 이르기까지 수입개방은 그 폭을 넓혀가고 있지만 쌀문제는 그리 간단치가 않다. 오랜 전통 속에 '쌀은 농업 최후의 보루'로 인식하고 있는데다 보편화된 국민 정서상으로도 '쌀'은 농촌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개방후 쌀 소비 흐름을 예측할 수 없는데다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감축이 될 경우 '식량무기화'에 따른 피해도 우려된다. 쌀농사 포기로 벼농사가 줄어들 경우 홍수피해 증가, 환경오염 등 부수적인 문제도 적지 않다. FTA과정에서 자동차, IT 등 우세한 분야를 위해 희생되고도 농업이 홀대받고 있다는 의식도 농촌 저변에 널리 자리하고 있다. 농업인 입장에서 볼 때 쌀 전면개방은 '벼랑 끝에 몰린 것'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는 쌀수입 빗장을 푸는 것과 맞물려 FTA 등에서 쌀을 양허(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키로 하고 피해 최소화를 위한 보완책과 쌀 산업발전방안 등을 추진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쌀 개방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전방위적인 대책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농민들의 거센 반발을 볼 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국회 농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팽팽히 맞서고 있어 앞으로 진행과정에서도 마찰이 예상된다.
문제는 쌀 수입 빗장을 완전히 푸는 중차대한 문제가 코 앞인데도 농민입장에서 논의가 심도있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세월호 참사와 선거에 묻히면서 각계의 폭넓은 의견수렴과 국민적 합의, 대응책 마련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물론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농업정책의 수행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정부의 농업에 대한 애정과 정책에 대한 신뢰감을 주는 최대한의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너무 쉽게 쌀 빗장을 푼다'는 반발에 직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쌀'은 농촌 최후의 보루다. 전면개방은 농민들의 생계를 옥죄고, 식량주권마저 위협할 수 있다. 농사포기로 농촌의 피폐와 인구감소를 가속화할 수도 있다. 경제적인 이해득실만 따져 쉽게 결정한 후 감당해야 할 엄청난 부작용을 생각해 보라. 쌀 시장개방은 추후 타 농업분야에 대한 FTA협상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쌀에 대한 고율관세가 결코 변하지 않는게 아니며, 이를 유지하려면 상대국의 가열찬 관세 감축과 철폐 압력 때문에 다른 부문의 양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간과해선 안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섣불리 쌀 수입빗장을 풀어선 안 된다. 협상전략에 신중을 기하고, 의견수렴과 협상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쌀 수입 전면개방에 잘못 대응하면 더 큰 대가를 치룰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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