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하)온 국민의 염원이다 "제발 살아만 있어다오"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4.04.18. 00:00

전남 소방본부와 목포 해양경찰청에 사고 신고가 접수된 직후 탈출한 승무원도 있었다니, 그들이 하다못해 선내 방송으로 “선실에서 움직이지 말고 기다리라”고 하는 대신 ‘함께 탈출하라’고 했던들 피해 규모를 훨씬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여객선 침수 이후 “바다로 뛰어내리라”는 선내 방송까지 한 시간 이상 걸렸고 그로부터도 완전 침몰까지 또 한 시간이 더 걸렸다니, 그 2 시간은 미스터리가 아니라 범죄에 가깝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승객으로서는 천금과도 바꾸지 않을 그 두어 시간을 일부 승무원의 ‘직무유기’로 허비하고 만 것이나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의 ‘빈자리’를 시민과 학생들이 대신했는데 살아남은 60대 그 선장은 치료실 침상에서 바닷물에 젖은 지폐를 말리고 있었다니, 더 무슨 말이 필요하리.

당국의 엉망 대처는 이번에도 어김없었다. 대형 여객선으로부터 사고 신고가 들어왔다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적어도 기본을 갖춘 정부이고 당국이라면 그 즉각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해 입체 전략을 세우고 실천해야 했다. 그러나 당국의 느긋한 최초 판단이 이내 치명적인 실책으로 연결되고 말았다. 위 아래가 뒤집힌 여객선 밑에서 학생들이 비명 속에 스러지는데 상공에서는 한두 대 헬기로 한 명씩 구조하는 장면은 되돌아볼수록 기가 막힌다. 이 때 국가의 모든 역량을 투하했어야 했다. 뿐인가 구조한 인원이 몇이나 되는지 그 계산부터 제대로 못하고 계수 맞추기에 바빴다. ‘그럴줄 알았다’라는 비유 아닌 비아냥만은 당국 몫인 것만도 아니다. 관련 당국끼리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면피 모습까지 또 버젓이 연출했다. 사고를 예방하지 못했고, 사후 수습능력 또한 원천적으로 의문이다.

정부는 우선 사고의 처음부터 끝까지 전말을 다시 짚어보기 바란다. 그리고 직접 책임은 물론 간접 책임까지 엄정히 따져물어야 한다. 이 아픔을 또다시 되풀이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