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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학숙 20주년, '청출어람 형' 인재를 기대하며

입력 2014.04.09. 00:00
무등칼럼- 김종석 편집국장

낯선 서울 캠퍼스 신학기의 설렘도 잠시, 벌써 중간고사를 준비해야 할 듯합니다. 남쪽 고향땅은 벙글어진 꽃들이 춘정을 이기지 못한 채 꽃잎을 흩뿌립니다. '꿈과 희망이 꽃피는 요람' 남도학숙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는데, 벌써 '긱사' 선후배들 간 눈에 익어 다양한 대화로 벙글어지겠죠. 기자생활 막 시작한 1991년 남도학숙이 서울 동작구에 세워진다는 당시에는 생소한 기사를 접했던 기억이 납니다. 광주광역시와 전남도가 출자해 부지를 마련, 기숙사를 지어 청운의 꿈을 안고 상경한 광주·전남 출신 '유학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대학 다닐 때 보통 기숙사는 학교에서만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거든요.

400만 지역민의 건립 프로젝트

당시 착공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을 겪었답니다. 1988년 지역의 유지들이 뜻을 모아 지역인재 키우자는 붐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그 열풍은 서울 유학생들에게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학숙건립'으로 모아졌습니다. 400만 광주·전남민의 인재키우기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지요. 당초 전남위주의 학숙만 건립하려던 것이 광주지역 여론까지 합세해 '남도학숙'이 된 것입니다. '상경 유학한 내 자식들이 기죽지 않게'라는 심정으로 '너도나도 벽돌 한 장'의 성금모금에 동참한 사연부터, 종로구 구기동에 착공했으나 정부측의 위치 변경요청으로 다시 현재의 위치에 자리잡기까지. 난관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20%의 공정률을 보인 구기동 부지의 처리문제를 둘러싸고 답보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역인재를 키우자는 지역민의 열화와 같은 바람을 꺾을 수는 없었습니다. 17만여명의 시·도민이 동참했고, 66억원의 성금이 모아졌습니다. 3년 여의 준비기간과 또다른 3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1994년 2월8일 역사적인 개관을 한 것입니다. 헌데 벌써 20년이 지났습니다. 9천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남도학숙을 다녀갔다죠. 그들 중 지난해까지 국가고시 103명, 자격시험 50명 등 모두 153명의 합격자를 배출, ‘남도인재의 요람’이 되어 달라는 지역민의 바람에 화답했습니다.

남도학숙 20주년을 생각하면 '청출어람'이란 사자성어가 떠오릅니다. 순자의 '靑出於濫 靑於籃'(청출어람 청어람)이 축약된 말로, 쪽(마디풀과에 속하는 1년생 풀로 열매는 청색염료의 색소로 사용)에서 뽑아낸 푸른 물감이 쪽보다 더 푸르다는 뜻으로 제자가 스승보다 뛰어남을 표현 합니다. 순자는 전국시대의 사상가로 공자의 유교 계통에 속한 사람으로 같은 유학자인 맹자가 '성선설'을 주장한 것에 반해 '성악설'을 주장해 학문적으로 대립했습니다. 청출어람의 출처는 '순자'의 첫머리 '권학편' 입니다. 순자는 '배움은 그만두어서는 안 된다. 푸른색은 쪽에서 취했지만 쪽빛보다 더 푸르고 얼음은 물이 이루었지만 물보다 차다'고 했습니다. 공부는 결코 중도에 그만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이같이 부지런히 공부한다면 제자도 스승 보다 뛰어나게 된다는 뜻일 겁니다. '청출어람'의 보기는 중국역사에서 많이 찾아 볼 수 있는데, 그 중 유명한 것이 이밀과 공번의 '사제 이야기'입니다. '북사'라고 하는 중국 역사서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5세기에서 6세기에 걸친 중국 남북조시대 학자 공번의 제자가 되어 공부를 하던 청년 이밀은 그야말로 눈부실 정도로 일취월장 했답니다. 몇 년 뒤 공번은 이밀이 자신보다 학문이 뛰어난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래 스승인 공번은 자신보다 학문이 뛰어난 것을 알고 나서 자청해 이밀의 제자가 되었답니다.

인재 양성의 '보고'가 되길

스승인 공번이 제자가 뛰어나다는 것을 아는 지혜, 그리고 그의 제자가 되겠다는 결심은 공부가 시작과 끝이 없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실력으로는 제자인 이밀이 낫지만 결국은 공번이 훨씬 뛰어난 인물인 것 같습니다. 청출어람은 스승과 제자 뿐만 아니라 선배와 후배, 그리고 연령을 떠나 공부에는 끝이 없다는 점을 말하고 있습니다. 남도학숙을 거쳐 간 9천여 명이 넘는 남도의 인재들이 그랬듯이 여러분들도 서로가 서로에게 또는 선후배 간에 '청출어람 형' 인재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남도학숙이 지어질 당시 지역민의 열망이 여러분과 늘 함께 할 것입니다. 저는 남녘땅에서 봄꽃 만발한 쪽의 창을 열고 남도학숙의 또 다른 20년은 어떨까 설레는 마음으로 그려 봅니다. 남도학숙이 지역 인재 양성의 보고가 되길 지역민과 함께 기원합니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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