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개월이 넘으면서 갖가지 부작용도 심각하다. 당국의 방역과 차단 대책도 곳곳에 구멍이 뚫려 너무나 안일한 대응이라는 지적도 높다. 추가 발생이 이어지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노출되면서 축산농은 말할 것도 없고 관련 업체나 음식점 등의 연쇄피해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AI가 언제 끝나나 하는 불안감 속에 주민들의 육류소비에 대한 고민도 적지 않다.
문제는 2∼3년을 주기로 AI가 매번 발생하고 있는데도 근본 대책이 없다는 사실이다. 예방시스템이나 방역인력관리와 수칙 등은 여전히 허술하기 짝이 없고, 발생원인 규명도 모호하기만 하다. 공장식 집단사육 환경 개선 등을 통한 발병원인 제거 등이 없이 닭과 오리의 예방적 살처분에 거의 의존하는 대책도 큰 문제다. 현재 AI퇴치도 ‘발등의 불’이지만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해결책이 시급하지 않을 수 없다.
후유증 큰 ‘예방적 살처분’
AI차단 대책으로 감염이 발생한 농가의 반경 3㎞안의 모든 닭과 오리를 매장하는 ‘예방적 살처분’이 진행되고 있다. 올 초 전북에서 AI 첫 발생이후 지금까지 살처분된 닭과 오리는 1천1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전남에서도 200만 마리 넘게 살처분됐다. 하지만 갖가지 부작용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대대적인 살처분을 하지만 실제로 감염된 개체는 극소수다. 수백만 수천만 마리의 애꿎은 닭과 오리가 땅속에 묻히는 심각한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살처분 과정에서 침출수 유출로 인한 2차 오염 등 환경파괴, 인권침해, 경제적 피해 등은 그야말로 재앙이 아닐 수 없다. 규정을 지키지 않고 생매장하는 경우 동물보호법 위반 문제 등도 제기되고 있다. 닭과 오리를 처치해야 하는 인력들의 정신적 피해도 말할 수 없이 크다. 공무원과 군인 등 대량 살처분 현장에 동원되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려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국제동물보건기구’(OIE)에서도 조류독감 발생농가 반경 500m내에서 선택적 살처분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만큼 조류독감 확진없는 ‘묻지마 식’ 살처분은 중단돼야 할 것이다.
국내 최대 축산연구시설인 국립축산과학원까지 AI에 뚫린 것도 당국의 방역능력과 신뢰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조류독감 발생현장을 드나드는 방역차량과 사료차량, 인력들에 대한 관리소홀도 문제다. 이 들이 수칙을 지키지 않고 농가지역을 출입하면서 정작 AI를 퍼뜨리는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지방선거가 불 붙으면서 AI대책이 상대적으로 소홀한 감이 없지 않다. 장기화하면 살처분 보상금과 방역비용 등 막대한 예산과 함께 축산농과 관련 업계 피해 확산이 걷잡을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당국의 치밀한 진압대책은 물론 정치권의 관심, 시·도민들의 적극 협조가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아울러 AI는 앞으로 언제든지 발생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원인규명과 대처 시스템 확립이 시급하다. 발병 때마다 우왕좌왕 할 것이 아니라 신속한 대응 기준 마련과 근본 해결책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집단적 사육 환경 바꿔야
조류독감 바이러스 발생의 중요한 요인이 ‘공장식 밀집사육’이라는 것이 정설로 돼있고, 세계식량농업기구’(FAO) 등 에서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만큼 사육환경 개선에 힘써야 한다. 조류독감이 빈발하는 겨울철에는 가금류 입식을 제한하고, 집중발생지역의 축산농장 이전대책 마련, 조류독감 사전 예방백신 제도 도입 등도 필요하다.
정부는 가축방역협의회가 책임있는 기능과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법률적 지위, 인적 구성, 기능을 다시 규정하고 조류독감 TF팀 구성을 통한 장기 근본대책 마련에 주력하기 바란다.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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